수닷타[=아나타핀디카, 給孤獨長者]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이승을 떠나다
수닷타가 더 이상 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리풋타가 그에게 말했다. “수닷타여, 다음과 같이 명상에 들어가 보시오. 내 눈은 내가 아니다. 내 귀는 내가 아니다. 내 코, 내 혀, 내 육신 그리고 내 마음은 내가 아니다.”
수닷타는 사리풋타의 말대로 했다. 그러자 사리풋타가 계속했다. “자, 이렇게 계속해서 깊이 살펴보시오. 내가 보는 내가 아니다. 내가 맛보도, 냄새 맡고, 만지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아니다.”
그런 다음 사리풋타는 수닷타에게 여섯 가지 감각 인식에 대하여 관조하는 법을 일러주었다. “보는 것은 내가 아니다. 듣는 것은 내가 아니다. 냄새 맡고 맛보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사리풋타는 계속했다. “땅은 내가 아니다. 물, 불, 공기, 공간 그리고 인식은 내가 아니다. 나는 그러한 요소들에 의해 구속되지 않는다. 태어남도 죽음도 나를 건드릴 수 없다. 나는 태어나는 법도 죽는 법도 없기에 미소 지을 수 있다. 태어남이 나를 존재하게 하지 않는다. 죽음이 나의 존재를 앗아 가지도 못한다.”
갑자기 수닷타가 울기 시작했다. 그의 뺨에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아난다가 그에게 물었다. “수닷타, 명상을 수행할 수 없어서 그러는 것이오?”
수닷타가 대답했다. “아난다여,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별 어려움 없이 명상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랍니다. 저는 30년 이상 붓다와 비구들을 모시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숭고하고 심오한 가르침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난다가 말했다. “수닷타, 붓다께서는 비구와 비구니들에게 이러한 가르침을 늘 베풀어 오셨지요.”
“아난다여, 속가 제자들도 이러한 가르침을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습니다. 붓다께 이러한 가르침을 속인들에게도 베풀어주시도록 청해주십시오.”
수닷타는 그날 오후 늦게 세상을 떴다. (…)
(《붓다처럼 OLD PATH WHITE CLOUDS》, 틱낫한 지음, 서계인 옮김, 시공사. 726~728쪽. 제75장 <행복의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