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험생 정보 : 30대 중반이며 직장을 그만두고 연고지에 내려와 전업 공시생이 되었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국어를 잠시 가르쳤던 적이 있고 성인이 된 후로는 수험 공부를 한 적이 없습니다. 수험 기간은 2019년 7월부터 시작하여 2021년 6월까지 만 23개월이었습니다. 초시 때 쳤던 모든 시험 (지9~지7)에서 떨어졌고 이번에는 다행히 잘 되었습니다.
2. 기간별 학습 방식
1) 초시(2019.7.~2020.10.) : 연고지의 큰 공무원 학원에 다니면서 전 과목 기본이론 수업(국어 제외)을 듣고 영어만 심화 수업을 들었습니다. 멋모르고 기출문제 풀이 수업을 듣지 않아 상대적으로 기출문제를 소홀히 여겼습니다. (5과목 기출문제집을 수업 안 듣고 혼자 회독하겠다는 자만심에서였고, 결국 실패함) 2020년 2월부터는 코로나 때문에 실강을 포기하고 인강 위주로 전환하였으며, 집(자취)과 도서관에서 주로 공부하였습니다.
2) 재시(2020.12.~2021.6.) : 초시 때에는 학원에서 실강을 들으며 인강(단일 사이트 프리패스)을 병행하였고, 재시(코로나 이후) 때에는 여러 개의 학원 사이트에서 제가 선택한 선생님들의 인강을 골라서 들었습니다. 2021년 1~3월 아침에는 백일기도 모의고사를 거의 빠짐없이 들었고, 각 과목별로 기출OX(학,법)와 공기출에 올라오는 최신 기출문제(학법사), 동형모의고사(국영사)를 풀었습니다. 주 1~2회 정도는 전 과목 모의고사를 연습하면서 과목별로 계속 틀리는 주요 내용을 여러 번 새겼습니다. 집이 주된 공부장소이긴 했지만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도 종종 활용하였습니다.
3. 과목별 학습 방식 (=공부하다 보니 이런 방법이 좋았습니다)
1) 요약서 하나를 정해 끝까지 보기 : 사람은 줄글 정보보다도 목차와 이미지 정보를 더 잘 기억한다고 하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 있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 같은 책 한 권을 되풀이해 읽으면 ‘몇 페이지 어디쯤 그 내용이 있다’라는 정보도 함께 갖게 되어 전체 내용을 복기할 때 유리하고, 한 과목의 처음과 끝이 온전하게 이어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책이나 틀린 문제에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게 되면 무조건 내가 보는 그 책에 표시했습니다. 공부하는 양이 갈수록 줄어들어야 바람직하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한 책을 여러 번 보다 보면 우선 큰 정보가 외워지고, 작은 정보가 서서히 그 틈을 채웁니다. 그래서 ‘이 과목의 모든 부분을 장악했다’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 순간이 시험 당일이 되면 좋습니다. 유진쌤께서 백일기도에서 말씀하셨던 ‘구멍 뚫린 물동이를 찰랑찰랑하게 채우는 순간’이 바로 그 때이겠지요.
2) 문제를 많이 풀어서 팍팍 틀리기(약간의 마조히즘 필요) : 이거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풀고 팍팍 틀리면 기억에 훨씬 더 잘 남아서 유리합니다. 다만 틀렸을 때 의기소침해지는 대신 차라리 문제 탓(!)을 하시면 멘탈에 도움이 됩니다. 저도 (국어 말고) 다른 과목 풀다가 어렵게 씨름한 문제를 틀렸을 때에는 마구 약이 올라서 문제 옆에 악담(?)을 좀 적어 놓곤 했습니다. 마치 운전하다가 앞 차가 갑자기 끼어들었을 때 하는 욕 같은 거요. 점수는 동형 많이 풀어보시다 보면 50, 60점도 맞고 그보다 더 심한 점수도 나올 수 있는데 그것도 웃어넘기시면 훨씬 좋습니다. 맞고 넘어간 문제보다 훨씬 더 기억이 잘 나거든요(치욕스럽게 틀릴수록 더 기억이 잘 납니다!). 저는 행정학 1회독 전에 처음 시행처를 풀어봤을 때 30점이 나왔는데, 그 후에는 어떤 점수를 맞아도 ‘아 30점보다는 높네 ^.^’하면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실제 점수와 동형 점수는 너무나 다릅니다. 배짱을 두둑하게 가지고 이상한 점수도 즐기시다 보면(?) 훨씬 더 가볍게 문제를 많이 푸실 수 있을 거예요.
3) 쉬운 ‘자기 말’로 바꾸고 정리해 보기 : 어떤 개념이 이해가 안 될 때 자기 말로 바꾸어보거나 도식으로 그려 보면 훨씬 더 머리에 잘 들어왔습니다. 이 방법은 언어과목 문제가 잘 안 풀릴 때에도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국어 음운론 파트를 공부할 때 내용 흡수가 잘 안 되면 나중에 선생님 필기를 종이에 베껴보며 천천히 이해했습니다. 또 영어 지문이 안 읽히면 지문 옆에 ‘이건 구직하는 내용이다, 이건 산업혁명 이야기인데 과거랑 현재를 비교하는 내용이다’ 같이 눈에 들어오는 주요 단어를 한글로 옆에 메모하고(‘구직’, ‘산업혁명’) 본문을 다시 보면 잘 읽히기도 했습니다. 행정법 또한 ‘피고적격이란? 처분 문서를 원고에게 날릴 때 봉투에 이름이 적혀있었던 바로 그 놈’이라고 말을 한 번 더 바꾸어 정리하니 이해하기 수월했습니다. 이렇게 하고 나면 피상적으로 빠르게 암기한 내용보다도 훨씬 더 굳건한 기억이 형성되었습니다.
4. 도움이 되었던 것 (※ 혹시 제품명이나 다른 강사님 실명을 적은 게 문제가 되면 말씀해주세요!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 필기구 : uni 나노다이아 컬러샤프심 강추합니다. 샤프 필기감을 가졌는데 색깔이 있고 잘 지워집니다. 동아에서 나오는 지워지는 ardor 색연필도 형광펜보다 부담이 없어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컬러샤프심 / 색연필 / 형광펜을 막판 회독 때 따로따로 쓰시면 형광펜 한 가지만 쓰시는 것보다 눈에 더 잘 들어옵니다. 줄을 그을 때는 딱딱한 자보다 구부러지는 자를 쓰시면 진짜 좋습니다. 저도 한참 딱딱한 자로 그었었는데, 변시 마친 친구가 물려준 말랑말랑 자로 신세계를 맛보았습니다...ㅠ 또 포스트잇도 넉넉한 사이즈로 사시면 좋아요. 저는 오답 포인트나 암기사항 적은 포스트잇을 온 벽에 붙여서 밥 먹을 때 보고, 서 있을 때 보고 하다가 시험 당일에는 요약서 표지에 모두 붙여서 가져갔습니다. 7급공도비님 유튜브에서도 다뤄진 적 있지만 오답 포스트잇이 오답 노트보다 기동성 면에서 훨씬 좋아요. 붙여 두고 자주 보면 뇌리에 이미지 정보로 남기도 하고요.
- 아침 수업(실강과 인강 모두) : 아침부터 기선을 제압해야 하루가 잘 흘러간다는 말도 백일기도 수업 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초시 때에는 7시 반에 시작하는 영어 하프 모의고사 실강을 들었고 재시 때에는 7시 반부터 백일기도를 감사히 들었습니다.
- 유튜브 (△) : 유튜브는 밥 먹을 때 주로 보았고 공부하다가 쉬는 타임에 잠시 흐름 끊는 용도로 썼습니다. 제가 공부를 오래 안 하다가 시작해서 그런지, 저 자신과 어느 정도 타협하는 편이 모든 즐거움을 뚝 자르는 편보다 더 공부가 잘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선생님이 혼내실 수도 있겠네요... 헤헤) 대신 쉬고 나서 공부하는 시간 동안에는 100%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가급적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채널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유진쌤을 처음 알게 된 것도 난공 공무원 채널 영상(60점과 100점 학생의 시험지 차이~를 보여주시는 내용이었고, 제게는 정말 센세이션이었습니다)을 통해서였기에 유튜브의 순기능도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들 유튜브 채널은 이유진 우월한 국어와 공무원영어 가속도 권쌤영어, 고종훈 한국사, 공무원변호사TV(휘운쌤) 채널이 좋았고, 합격생들 유튜브 중에서는 영철공방(박영철 멘토님)과 공시청 님, 7급공무원공도비 님의 채널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공부가 정말로 안 될 때에는 고양이 영상을 보았습니다. ^.^
5. 선생님께 바치는 헌사♡
사실 저는 편집자 일을 한 적도 있었고 잠깐 국어를 가르친 적도 있었다 보니 국어 과목을 게으르게 공부했고 다른 과목에 비해 시간도 많이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무원 기출문제를 풀어 보니 어법 문제를 꽤 많이 틀렸고, 믿었던 독해에서마저 매력적인 오답에 덜컥 발이 걸리곤 했습니다. 모국어 화자이지만 내 언어의 직감이란 게 완벽하지 않으며, 독해를 논리 없이 느낌만으로 훑어 왔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 하며 찾던 중 유튜브로 우연히 유진쌤을 알게 되었고, 곧이어 서점에서 유진쌤의 <독해 알고리즘>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서문에서부터 이 책이 정말 가려운 곳을 읽어주는 교재란 걸 느꼈고, 전부 풀어본 후에는 그 느낌이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초시 때에는 독해알고리즘과 기출코드, 기출외전을 사서 혼자 보았고 시험을 앞두고서 축지법 인강을 빠르게 들었습니다. 재시 때에는 정말 감사하게도 선생님께서 백일기도 수업을 열어 주셔서 매일 아침 국어로 머리를 깨울 수 있었습니다. 감히 ‘플레이어’로서 말씀드려 보자면 이유진 선생님은 제가 ‘플레이어’여서 고를 수 있었던 최고의 국어 선생님이셨습니다. 공부하면서 늘 감사 인사 전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합격수기로 전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전공하셨다니 최종합 꼭 이루시고 저희 연구실 멘토되어 주시면 너무 좋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