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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분주(濟河焚舟)
적을 치기 위하여 강을 건너고는 타고 간 배를 불태워 버린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가기를 기약하지 않는 굳은 의지를 보이는 말이다
濟 : 건널 제(氵/14)
河 : 물 하(氵/5)
焚 : 불사를 분(火/8)
舟 : 배 주(舟/0)
출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문공 3년(文公三年)
막다른 곳에 몰렸을 때 한 곳을 뚫지 않으면 몰살한다. 죽을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럴 때 비장한 결심을 나타내는 성어는 여럿이다.
강을 등지고 적과 결전하는 한신(韓信)의 배수지진(背水之陣),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히는 항우(項羽)의 파부침주(破釜沈舟)가 가장 잘 알려졌다. 이외에도 배성차일(背城借一)이나 사량침선(捨量沈船)도 있다.
강을 건넌 다음에 다리를 부숴버린다는 과하절교(過河折橋)는 전혀 뜻이 다르니 주의해야 한다. 다리를 잘 건너고는 그 고마움을 잊고 부순 목재를 훔쳐가니 더 이상의 이기주의가 없다.
황하를 건넌 뒤(濟河) 배를 불사른다는(焚舟) 이 성어도 전장에서 살아 돌아가기를 기약하지 않는 굳은 의지를 나타낸다.
앞의 유사한 성어보다 훨씬 먼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등장했다. 문공(文公) 3년 조에 진목공(秦穆公)이 진(晉)나라 정벌에 나선 기사에 나온다.
진백이 진나라를 쳤다. 황하를 건너자 타고 간 배를 불에 태우고 진나라 땅 왕관(王官)과 교(郊)를 빼앗았다. 그러나 진나라 군대는 성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지키기만 했다
秦伯伐晉. 濟河焚舟 取王官及郊. 晉人不出.
간단한 이 이야기를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에는 살을 붙인다. 진나라에 잇따라 패배한 진(秦)의 장군 맹명(孟明)은 문책하지 않는 목공을 위해 또 복수를 위해 군사를 조련했다.
길일을 잡아 군대를 일으킨 진군이 황하를 건너자 맹명은 타고 온 배를 모두 불사르게 했다.
既渡黃河 孟明出令 使盡焚其舟.
필사의 각오로 나선 맹명의 군대에 진나라는 성을 굳게 지키기만 했다. 할 수 없이 이전 전투에서 패했을 때 전사한 유골을 수습해 귀국했다. 백성들은 목공이 소복을 입고 친히 지낸 위령제에 모두들 감동했다.
임진왜란(壬辰倭亂)때 의병을 일으킨 정경세(鄭經世)는 금주를 위해 이 말을 사용해 흥미롭다. 누룩이나 술잔을 집안에 두지 않기를 ‘솥단지를 깨고 막사를 불태우며, 강을 건넌 뒤 배를 불태우는(如破釜甑燒廬舍 濟河焚舟底勇決)’ 것과 같이 한다고 했다.
술을 끊는데도 이와 같이 선언을 하는데 인생을 살아가면서 큰일에 부딪칠 때는 비장한 각오를 않을 수 없다.
⏹ 제하분주(濟河焚舟)
적을 치기위해 강을 건넌 다음에 다리를 불살라 버린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가기를 기약하지 않는 굳은 의지를 보임을 이르는 말이며, 반면 목적을 이룬 뒤에는 도와준 사람의 은공을 잊어버리는 것에도 쓰인다.
이 성어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문공 3년(文公三年) 조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4월에 진나라 목공(秦伯; 穆公)이 진(晉)나라 정벌에 나섰다. 군대가 황하를 건넌 다음 배를 모두 불살라 버리면서 결의를 다졌다. 왕관(王官)과 교(郊)땅을 점령했는데, 진(晉)나라 군대는 성밖으로 나오지 않고 지키기만 했다.
秦伯伐晉. 濟河焚舟.
取王官及郊, 晉人不出.
진(秦)나라 군대는 모진(茅津)으로 황하를 건너 효산(殽山)에 시체의 봉분을 만들고 귀국했다. 뒤이어 서융(西戎)을 토벌했는데, 맹명(孟明)장군을 중용했기 때문이다.
遂自茅津濟, 封殽尸而還.
遂霸西戎, 用孟明也.
군자가 이를 보고 말하기를 “진목공(秦穆公)의 군주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인재의 등용이 용이주도했으며, 사람을 씀에 일관되게 했다. 맹명은 신하의 직분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처신을 삼가고 선조의 덕을 생각했다.”
君子是以知秦穆公之為君也.
舉人之周也, 舉人之壹也.
孟明之臣也, 其不解也, 能懼思也.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역사에 남았던 정경세(鄭經世)의 우복집(愚伏集) 卷之十一 서(書)에 이사확(李士廓; 弘道) 과 이사회(李士會; 亨道)형제에게 답한 편지(答李士廓, 士會弘道. 亨道)에 이 성어가 나온다.
두 분께서 보내 주신 편지를 받아 보매 몹시 위로가 됩니다만, 중간에서 이미 오래 지체되었으므로 편지를 보낸 뒤의 근황이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번에 제 아내의 편지를 받아 보니 사회 형이 잘못해서 물속으로 굴러떨어졌다고 하였는데, 혹 말을 타기를 배를 타는 것처럼 한 소치는 아닙니까? 몸을 크게 상하지는 않았습니까?
술을 끊고 섭생을 조심하며 문밖출입을 줄이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부득이하여 나갈 경우에는 모름지기 잘 길들여진 말을 타고 나가 몸을 조심하는 뜻을 다하신다면 몹시 좋고도 좋겠습니다.
보내온 편지의 자획을 보니 자못 굳세어 젊은 시절에 쓴 것과 같습니다. 이는 필시 술을 끊은 효과일 것인바, 몹시 기쁩니다. 술은 바로 사람을 죽이는 짐독(鴆毒)입니다.
김창원(金昌遠)이나 김이회(金而晦) 등 여러 사람들은 병이 든 뒤로 술을 끊으려고 하였으나 끊지 못하였다가 마침내 죽음에 이르고 말았으므로, 항상 형을 위하여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다행히 병으로 인하여 술을 끊었으니, 이는 정신을 잘 보양하고 수명을 편안하게 누릴 징후인바, 통렬하게 끊으시기를 천만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하여 누룩이나 술잔 따위의 물품을 일절 집 안에 남겨 두지 않기를 마치 솥단지를 깨어 버리고 막사를 불태워 버리며, 강물을 건넌 뒤에는 배를 불태워 버린 것(濟河焚舟)과 같이 용감하게 결단을 내려 행해 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아마도 차츰차츰 기욕(嗜慾)에 끌려 들어가 한번 입에 댈 경우에는 옛날의 맛을 못 잊어 참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천만 잘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承僉翰。甚慰。但中間遲滯已久。未委信後僉況何似。向得室人書。言士會兄誤墮水中云。無乃騎馬似乘船之致耶。得無大傷否。千萬斷酒愼攝。簡出入。不得已而出。須騎馴馬。以盡謹身之義。甚善甚善。來書字劃頗健。有似少年時。此必止酒之效。極以爲喜。酒乃殺人之鴆毒。如金昌遠,而晦諸人病成之後欲止不得。故竟至於死。常爲兄憂之。今幸因病止酒。此是保養精神安享壽考之徵。千萬痛絶。如麴孼杯尊等物。一切不留家中。如破釜甑燒廬舍。濟河焚舟底勇決。不然則恐或駸駸爲嗜欲所牽。一到口頭。忍不得舊滋味矣。千萬戒之。
정경세(鄭經世)
1563년(명종 18)~1633년(인조 11)
조선시대 16대 인조(仁祖) 때의 문신(文臣). 자는 경임(景任), 호는 우복(愚伏). 본은 진주(晉州).
유성룡(柳成龍)에게 배워 경연관(經筵官)으로 선조(宣祖)를 가르쳤고, 임진란 때 의병장(義兵將)으로 공을 세워 수찬(修撰)이 되었으며, 인조(仁祖)반정 후(後)에 이조판서(吏曹判書) 겸 대제학(大提學)을 지냄.
성리학(性理學)에 밝았으며 특(特)히 예론(禮論)에 밝아 김 장생(金長生) 등(等)과 함께 예학파(禮學派)로 불림. 시호(諡號)는 충의(忠毅). 저서(著書) 우복집(愚伏集), 사문록(思問錄), 상례참고(喪禮參考) 등(等)
⏹ 다음은 경기신문 근당의 고전 過河折橋 (과하절교)의 글이다.
강을 건넌 다음에 다리를 제거한다
목적을 이룬 뒤에는 도와준 사람의 은공을 잊어버리거나 결심을 굳힘을 뜻하는데, 중국 元史(원사)에 나온다. 兵法書(병법서)나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보면 濟河焚舟(제하분주)라는 말도 유사한 뜻이다.
즉 건너온 배를 불태우고 물러설 수 없는 필사의 싸움밖에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는 전략으로도 사용되는 말이며, 이러한 말들을 인용해 자기의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조선시대 학자 한분은 술을 끊고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인용했다. 술은 殺人之耽毒(살인지탐독) 麴蘖杯樽(국얼배준) 釜甑廬舍(부증여사) 保養精神(보양정신) 安享壽考(안향수고) 濟河焚舟(제하분주)로 ‘술은 사람을 죽이는 독이다.
술을 만드는 누룩과 술잔 술병을 곁에서 모두 치워라. 술 만드는 솥을 깨버리고 술 담는 장소를 없애버려라. 술을 끊어 내 맑은 정신을 유지하며 살리라. 남은 내 인생 술 안 먹고 편안하게 살리라. 이번에 금주에 실패하면 다시는 물러설 때가 없다’는 말이다.
인용이 다소 어색하기도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금주 금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던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비유다.
天下第一鐵關門 是花柳關(천하제일철관문 시화류관) 천하에 제일 뚫기 힘든 문이 철관문이 아니라 화류계의 문이다. 따라서 濟河焚舟(제하분주)의 背水陣(배수진)은 여기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 濟(건널 제)는 ❶형성문자로 済(제)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齊(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齊(제)는 물건이 많이 가지런한 일을 말한다. 또 濟(제)는 물건이 가득 있는 강인데, 제수(濟水)란 중국의 사대하천(四大河川)의 하나로 그 근처에 옛날 제(齊)라고 하는 큰 나라가 있었다. 더욱이 제(齊)는 다스리다, 가지런하여지는 일이므로, 제(濟)란 강을 건너게 하다, 구제하다란 뜻으로도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濟자는 ‘건너다’나 ‘돕다’, ‘구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濟자는 水(물 수)자와 齊(가지런할 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齊자는 ‘가지런하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濟자는 사실 강 이름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건너다’나 ‘구제하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濟(제)는 ①건너다 ②돕다 ③도움이 되다 ④구제하다 ⑤이루다 ⑥성공하다 ⑦성취하다 ⑧더하다 ⑨소용(所用) 있다 ⑩쓸모가 있다 ⑪유익하다 ⑫많다 ⑬그치다 ⑭원조(援助) ⑮도움 ⑯나루 ⑰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원할 구(救)이다. 용례로는 물을 건넘이나 물을 건네줌을 제도(濟度), 제주도에서 나는 말을 제마(濟馬), 세상의 폐해를 없애고 사람을 고난에서 건져줌을 제세(濟世), 어려운 사람을 구제함을 제빈(濟貧), 인류가 재화를 획득하여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활동을 경제(經濟),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냄을 구제(救濟), 결정하여 끝맺음을 결제(決濟), 빚을 갚는 것을 변제(辨濟), 줄 돈을 다 갚는 것을 반제(返濟), 건져 구제함을 증제(拯濟),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공제(共濟), 적을 치러 가면서 배를 타고 물을 건너고 나서는 그 배를 태워버린다는 제하분주(濟河焚舟), 세상을 구제할 만한 뛰어난 재주와 역량을 제세지재(濟世之才), 중생을 제도하여 이익을 주는 일을 제도이생(濟度利生), 고해에 있는 중생을 건져주는 일을 제도중생(濟度衆生), 세상을 구제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제세안민(濟世安民),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제약부경(濟弱扶傾), 몸가짐이 위엄 있고 질서 정연함을 제제창창(濟濟蹌蹌) 등에 쓰인다.
▶️ 河(물 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可(가, 하)이 합(合)하여 강물을 뜻한다. 可(가, 하)는 입으로 부터 숨이 세게 나오거나 허락하여 말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河자는 ‘물’이나 ‘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河자는 水(물 수)자와 可(옳을 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河자는 본래 중국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인 황하(黃河)를 일컫던 말이었다. 황투고원에서 시작되는 황하는 상류에서 쓸려오는 퇴적물이 많아 정기적으로 범람이 일어나던 강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대부터 황하 일대에서는 둑을 쌓아 범람하던 황하를 다스렸었다. 그래서인지 갑골문에 나온 河자는 水자와 方(모 방)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가래로 둑을 쌓는다는 의미이다. 후에 方자가 可자로 바뀌긴 했지만, 본래는 치수의 개념이 반영된 글자였다. 그래서 河(하)는 물이 시원스럽지 못하게 나가다가 세차게 흐르는 일을 나타낸다. 중국에서는 황하를 예로부터 하(河)라 일컫고 그 신(神)을 하신(河神)이라 하여 소중히 여겼다. 그래서 河(하)는 성(姓)의 하나로 ①물 ②내, 강(江) ③운하(運河) ④섬(=島) ⑤은하(銀河) ⑥강(江)의 이름, 황하(黃河) ⑦메다, 짊어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물 수(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 산 악(岳), 언덕 릉(陵)이다. 용례로는 강과 시내를 하천(河川), 강물이 큰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를 하구(河口), 강과 바다를 하해(河海), 독수리 자리의 가장 밝은 별을 하고(河鼓), 하천의 바닥을 하상(河床), 강 가나 강 언덕을 하반(河畔), 하천가에 있는 작은 항구를 하진(河津), 하천이 흐르는 골짜기를 하곡(河谷), 강물이 흐르는 한 가운데를 하심(河心), 물이 통하는 길을 하도(河道), 강이나 내의 흐름을 하류(河流), 움푹 들어간 눈을 하목(河目), 얼음이 얼은 큰 강을 빙하(氷河), 산과 강을 산하(山河), 강과 하천을 강하(江河), 온 하늘을 두른 때 모양의 엷은 빛의 별무리를 은하(銀河), 홍수가 져서 강물이 제방을 파괴하여 넘쳐 흐르는 말을 결하(決河), 평소에는 마른 골짜기이다가 큰비가 내리면 홍수가 되어 물이 흐르는 강을 고하(凅河), 강물을 건넘을 도하(渡河), 항상 흐린 황하의 물이 천년에 한번 맑아진다는 뜻으로 기다릴 수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청난사(河淸難俟), 큰 강이나 넓은 바다와 같이 넓고 큰 은혜를 하해지은(河海之恩), 배앓이를 달리 일컫는 말을 하어지질(河魚之疾), 썩 드문 만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청지회(河淸之會), 은하수가 멀고 먼 하늘에 있다는 데서 연유한 말로 막연한 말을 이르는 말을 하한지언(河漢之言) 등에 쓰인다.
▶️ 焚(불사를 분)은 회의문자로 燓(분)은 본자(本字), 炃(분)과 燌(분)은 동자(同字)이다. 火(화; 불)과 林(림; 나무)의 합자(合字)이다. 나무를 태워 사냥함의 뜻이다. 그래서 焚(분)은 ①불사르다(불에 태워 없애다) ②타다 ③불태우다 ④넘어지다 ⑤넘어 뜨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불사를 작(灼), 불사를 소(燒)이다. 용례로는 몸을 불사르는 것을 분신(焚身), 불에 타서 죽음 또는 그 일을 분사(焚死), 향불을 피움을 분향(焚香), 집안의 재산을 다 없애 버리는 것을 분탕(焚蕩), 문권을 불살라 버림을 분권(焚劵), 단향을 피움을 분단(焚檀), 불 살라 없애 버림을 분이(焚夷), 불을 지르고 약탈함을 분창(焚搶), 불 살라 태움을 분훼(焚燬), 아궁이를 분구(焚口), 태워서 죽임을 분살(焚殺), 읽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책을 불살라 버림을 분서(焚書), 부처 앞에 향불을 피우고 불도를 닦음을 분수(焚修), 옛날에 죄인을 불에 태워 죽이던 형벌을 분형(焚刑), 불을 사름 또는 그 활활 타는 불을 분화(焚火), 불에 태움을 소분(燒焚), 옥과 돌이 모두 불탐을 구분(俱焚), 책을 불태우고 선비를 생매장하여 죽인다는 분서갱유(焚書坑儒), 자기의 몸에 불을 질러 목숨을 스스로 끊음을 분신자살(焚身自殺), 적을 치러 가면서 배를 타고 물을 건너고 나서는 그 배를 태워버린다는 뜻으로 필사의 각오로 싸움에 임함을 제하분주(濟河焚舟), 옥과 돌이 함께 불타 버린다는 뜻으로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 함께 망함을 이르는 말을 옥석구분(玉石俱焚) 등에 쓰인다.
▶️ 舟(배 주)는 ❶상형문자로 통나무 배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자의 부수로는 배와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舟자는 '배'나 '선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舟자는 조그만 배를 그린 것이다. 강줄기가 많은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수로가 발달했었다. 강에는 여러 종류의 뗏목이 떠다녔지만, 그중에서도 舟자는 1~2명만이 탑승할 수 있었던 조그만 배를 그린 것이다. 이 배는 돛 없이 노를 저어 움직이던 것이었기 때문에 舟자의 상단에 있는 점은 노가 생략된 것이다. 이처럼 舟자는 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배의 종류'나 '옮기다', '움직이다'와 같은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舟자와 丹(붉을 단)자는 매우 비슷하게 그려져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舟(주)는 ①배, 선박(船舶) ②반(제기인 준을 받쳐놓는 그릇) ③성(姓)의 하나 ④몸에 띠다 ⑤배 타고 건너다 ⑥싣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배 강(舡), 배 방(舫), 배 항(航), 배 박(舶), 배 선(船), 배 함(艦)이다. 용례로는 서로 배를 타고 싸우는 전쟁을 주전(舟戰), 배를 타고 감을 주행(舟行), 배처럼 생긴 모양을 주형(舟形), 배와 수레를 주거(舟車), 뱃놀이를 주유(舟遊), 작은 배를 한 줄로 여러 척 띄워 놓고 그 위에 널판을 건너질러 깐 다리를 주교(舟橋), 배로 통하는 길 선로를 주로(舟路), 배로 화물 등을 나르거나 교통하거나 하는 일을 주운(舟運), 뱃사람을 주인(舟人), 뱃사공을 주자(舟子), 배에 실음을 주재(舟載), 배와 뗏목을 주벌(舟筏), 소형의 배를 주정(舟艇), 네모지게 만든 배나 배를 나란히 맴 또는 나란히 선 배를 방주(方舟), 작은 배를 단주(端舟), 한 척의 배를 단주(單舟), 작은 풀잎이 배처럼 떠 있다는 뜻으로 작은 배를 이르는 말을 개주(芥舟), 조각배를 편주(扁舟), 같은 배 또는 배를 같이 탐을 동주(同舟), 배를 물에 띄움을 범주(泛舟), 외롭게 홀로 떠 있는 배를 고주(孤舟), 가볍고 빠른 배를 경주(輕舟), 배는 물이 없으면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임금은 백성이 없으면 임금 노릇을 할 수 없다는 말을 주비수불행(舟非水不行), 배 속의 적국이라는 뜻으로 군주가 덕을 닦지 않으면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것과 같이 이해 관계가 같은 사람들이라도 적이 되는 수가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주중적국(舟中敵國),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으로 판단력이 둔하여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각주구검(刻舟求劍),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한 배에 타고 있다라는 뜻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원수라도 협력하게 됨 또는 뜻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오월동주(吳越同舟), 잡아매지 않은 배라는 뜻으로 정처없이 방랑하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불계지주(不繫之舟),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배를 삼킬 만한 큰 고기라는 뜻으로 장대한 기상이나 인물을 이르는 말을 탄주지어(呑舟之魚), 달 하나를 세 배에서 본다는 뜻으로 하나의 달을 보는 사람의 경우에 따라 각각 달리 보인다는 뜻에서 道는 같으나 사람마다 견해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일월삼주(一月三舟), 새털처럼 가벼운 것도 많이 실으면 배가 가라 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일이 된다는 말을 적우침주(積羽沈舟), 한 조각의 작은 배를 일컫는 말을 일엽편주(一葉片舟), 뭍에서 배를 민다는 뜻으로 고집으로 무리하게 밀고 나가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추주어륙(推舟於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