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B시장 빠르게 위축
아시아 휴대폰 정체ㆍ노트북 회복 부진 대만ㆍ일본 등 경쟁업체 실적 큰폭 하락
지난해 휴대폰을 비롯한 다른 IT부품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의 영향을 덜 받았던 인쇄회로기판(PCB) 시장이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올 들어서도 수요 회복 여부가 불명확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수립했던 주요 PCB업체들의 경우, 투자액을 축소하거나 아예 백지화하는 등 벌써부터 올해 메이저 PCB업체들의 사업 일정에 적잖은 혼선이 예상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및 디지털 가전용 PCB를 중심으로 200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기를 맞았던 세계 PCB 시장이 아시아 등지의 휴대폰 시장 정체와 노트북 PC 수요 회복 부진 등의 여파로 작년 연말 대만ㆍ일본 등지의 주요 경쟁국 PCB 업체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발표된 2004년 11월 북미 PCB 시장의 BB율(수주대 출하비율)도 0.96으로, 2003년 4월 이후 19개월 만에 기준치인 1.0을 크게 하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PCB 업체인 일본 이비덴의 경우, 당초 수립했던 올해의 설비투자금액을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메이저 PCB 업체 사이엔 최근의 수요감소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일부 휴대폰 빌드업 기판 등 PCB 품목에 대해 가격인상까지 주도해왔던 유니테크ㆍ컴팩ㆍ우스 등 대만의 주요 PCB업체들의 올해 1월 실적도 10∼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현지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휴대폰 및 LCD 모듈용 PCB 등 일부 강력한 내수품목을 바탕으로 2003년 말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국내 메이저 PCB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전기의 경우, 수요감소 및 판가하락 등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한때 검토했던 부산 4공장 증축 계획을 아예 백지화했으며, 반도체 서브스트레이트 전용공장 건립을 추진해왔던 대덕전자 역시 이를 전격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상당수 업체들이 잠정적으로 수립했던 투자계획에 대한 집행 자체를 보류하고 있어 설비 및 재료업체들을 크게 당혹시키고 있다.
문제는 휴대폰 및 TFT LCD 등 주요 전방 산업의 회복 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PCB 시장은 공급량이 부족해 공급업체들이 가격에 영향을 줬던 공급자 시장이었다면, 올해는 공급업체간 경쟁심화로 수요자가 가격구조를 결정하는 수요자 시장이 재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연성회로기판(FPC)이나 반도체 서브스트레이트 등 일부 고부가제품 영역들은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PCB 업계 내 실적 차별화 양상은 올해 더욱 극명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성연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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