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웃으시오, 그리고 부하들 에게도 웃음을 가르치시오.웃을 줄 모른다면 최소한 벙글거리기 라도 하시오.만일 벙글거리지 도 못한다면 그럴 수 있을 때까지 구석으로 물러나 있으시오."- 윈 스턴 처칠
▣ 저자 김진배
저자는 연세대학교와 감리신 대학원을 졸업한 국내 유머 강사 1 호이다. KBS 라디오 `사랑의 소리` 방송 유머작가이며 한양대, 명지대 , 안양대에서 개그학을 강의하 고 있다. 한국산업교육연합회 강 사이자 HDC 유머개발교육원장이다.
▣ 개 요
`초월 효과`라는 것이 있다. 유머를 말하거나 듣는 순간에, 다 시 말하면 유쾌한 웃음을 터뜨리는 순간에 인간의 내면에 용기나 기쁨과 같 은 일체감이 생겨나면서 모든 근심 과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다는 것이 다. 똑같이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 어도 유머리스트는 그걸 극복하는 능력이 남들보다 훨씬 더 강하다.
그런 능력은 리더에게 매우 중요 하다. 리더의 절망은 단지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그가 이끄는 조직 전 체의 절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처칠과 루즈벨트, 레이건이 20세 기의 손꼽히는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이 오로지 유머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유머감각이 그들의 리더 십을 더욱 빛나게 했다는 것만은 누 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저자는 리더십과 유머는 같은 뿌 리에서 나온 두 개의 열매이며, 유 머감각이 없다면 리더이기를 포기 하라고 말한다. 이 책은 세계의 리더들 이 사용했던 유머를 소개하고 그것 을 통해 리더십을 기르는 구체적인 단계별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 차 례
1. 웃기는 리더가 성공한다
2. 유머는 "윈/윈" 전략이다
3. 웃기는 리더의 5가지 습관
4. "유머 리더십"을 위한 3단계 훈련
1. 웃기는 리더가 성공한다
"좀 웃으시오. 그리고 부하들 에게도 웃음을 가르치시오." - 윈스 턴 처칠
리더에게는 자기의 생각을 정확 히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 것은 미사여구나 전문용어를 많이 쓴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또 말을 길게 한다고 해서 더 효과 적인 것도 아니다. 현대의 과학기술이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를 작은 반도체나 CD에 담아내듯이, 유능한 리더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무수한 말들을 간결하게 요약해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가 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다름 아닌 유머다.
"미국의 경제상황을 판단하는 기준은 세 가지다. 경기침체는 이 웃이 실직했을 때, 불황은 내가 실직했을 때, 경기회복은 카터가 물러났을 때."
1980년에 대통령 선거에 나선 레이 건이 청중들 앞에서 한 말이다. 이 한 마디의 유머 속에는 실로 많은 내용들이 함축되어 있다. 침 체에 빠진 미국경제, 사람들의 자 기중심적 기준, 그리고 `경기침 체는 카터의 무능함 때문`이라는 신 랄한 비판, 그것이 카터에게 그 어 떤 논문이나 웅변보다도 더 날카로 운 비난의 화살이 되었음은 말할 나 위도 없다. 바로 이것이 유머가 갖 는 탁월한 표현기능이다.
리더는 많은 사람들을 이끄는 위 치에 있는 만큼 공격이나 비난을 받 는 경우도 많다. 그런 상황에서 자 제력을 잃고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 면 리더로서의 권위는 결정적으로 손상받게 된다. 유능한 리더가 되려면 어떤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그것을 반전시 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때 유머를 활용하면 직접적인 대응보다 훨씬 탁월한 효과를 발휘 할 수 있다.
긴급한 상황에서 유머를 통해 국 민들을 안심시킨 인물로는 레이건 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조디 포스터의 스토커인 힝클리로부터 저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을 때 전 국이 상심과 불안에 휩싸였고, 국 민들은 매시간 흘러나오는 뉴스에 초 조하게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정 작 당사자인 레이건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전혀 여유를 잃지 않았 으며 오히려 유머로 의료진과 측근 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병원의 수술대에 누워 있던 레 이건은 주변에 있는 젊은 간호사 들을 향해 살짝 윙크를 하며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 낸시는 내가 이러는 걸 알고 있 을까?"
수술이 시작되기 직전에 외과 주치의가 말했다. "각하, 이제 수 술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러자 레이건이 주치의와 다른 의사들을 쳐다보며 물었다. " 당신들 설마 민주당원들은 아니겠지요?"
수술이 무사히 끝나 다시 의식 을 회복한 레이건은 측근들에게 아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헐리우드에서 이렇게 저격 당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면 절대 영화배우를 그만두지 않았 을 텐데..."쉴새없이 쏟아져 나온 레이건 의 이 `병상 유머`들은 뉴스를 통해 미국의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그것은 불안에 빠진 국민 들을 안심시켰을 뿐만 아니라 레이 건의 동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국제사회에도 `미국은 끄떡없다 `는 메시지를 전했다.
2. 유머는 "윈/윈" 전략이다
"유머는 일을 유쾌하게, 교제 를 명랑하게, 가정을 밝게 만든다 ." - 카네기
첫 만남과 프리젠테이션
모든 인간관계는 상대에게 자기 를 알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첫 만 남에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하는 사람은 개인적인 능력이 아 무리 뛰어나더라도 유권자들에게 표를 얻을 수 없고, 바이어와의 거래상담을 성사시킬 수 없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대의 비즈니스맨들에게는 때로 는 첫인상이 영업이나 경영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서점에 나와 있 는 간부론이나 경영관련 서적들 이 예외 없이 이 문제를 중요한 부분 으로 다루고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 에 있다.
유머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만족 시킬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첫 만남에서 유머로 상대의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은 굳이 기 발한 명함을 만들 필요도 없다. 그 가 구사하는 한마디의 유머가 바로 가장 인간적인 명함이며 무 엇보다도 효과적인 인사이기 때문 이다. 사람과의 만남이 잦은 리더 나 간부라면 헤어스타일이나 넥타이 의 색깔, 향수의 종류 등을 고민하 기에 앞서 가장 먼저 `유머`라는 이름의 명함을 준비해야 할 것이 다.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 본부를 둔 어느 다국적 기업의 대 표이사는 "얍 림 센`이라는 사람이다. 그의 이름은 미국인들로서는 철 자가 낯설 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발 음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그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반드시 자기 를 기억하게끔 만드는 능력을 가지 고 있다.
"내 이름은 얍(Yap)입니다. pay( 지불)의 철자를 거꾸로 쓰면 되죠 ."
유머는 문제를 회피하거나 핵심 을 흐리게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 이 아니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유 머를 활용하는 목적은 이야기를 정확히 이해하게 만들고 기억에 오 래 남게 만들기 위함이다. 말도 안 되는 장광설이나 부적절한 비유, 정리되지 않고 핵심도 불분명한 사 례 따위를 웃긴답시고 늘어놓는 것은 기업의 간부나 리더가 아닌 떠돌이 약장수들이나 할 일이다.
조직생활에서의 유머
조직에는 언제나 갈등이 존재한 다. 조직원 개개인의 성격이 아무 리 원만해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생 기는 크고 작은 갈등을 완전히 제거 할 수는 없다. 상하간 또는 동료간 에 수시로 발생하는 갈등은 개인적인 차원을 뛰어넘어 조직 전체 로 확산되기도 한다. 갈등에 휩싸 인 채 분열과 대립을 반복하는 조직에 비전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유머의 힘은 다시 한번 확인된다. 유머는 분노와 고통을 다스리고 여유와 자제력을 키워주 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충돌할 여 지를 그만큼 줄여줄 수 있다. 또 꾸 지람, 직언, 비판, 충고 등을 할 때도 유머를 활용하면 상대를 불 쾌하게 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자기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 감정의 정면충돌을 피하고 원활한 소통을 가능케 하는 `조직생활의 안전장치` 바로 그것이 유머의 탁월한 조직적 효능이다.
사사건건 따지고 드는 대리에 게 과장이 묻는다. "자네, 명석함 과 지혜로움의 차이를 아나?" "잘 모르겠는데요." "상사 의 말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건 명석 함이고, 그걸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건 지혜로움 일세."
유머가 있는 조직에는 웃음이 있 다. 그리고 웃음이 있는 조직에는 활력이 있다. 늘 신경을 곤두세운 채 `사람에 치여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유머와 웃음은 때로 회식이나 휴가보다도 훨씬 큰 힘을 발휘한다. 온갖 종류와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조직과 유머라 는 안전장치를 통해 갈등을 예방하 고 해소하는 조직. 두 조직의 앞길 은 자동차로 뒤엉킨 좁은 도로와 시 원하게 뚫린 고속도로의 차이만큼이나 다르게 않겠는가.
유머는 스트레스에도 천적이다.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은 늘 이런 저런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쌓이 는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풀어줄 적절 한 배출구를 찾지 못하면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 없음은 물론이고 나중엔 주어진 일조차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 웃음은 스트레스 를 풀어주는 최고의 수단이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렵고 직장인들이 불안함을 느끼는 상황일수록 유머 와 웃음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명퇴와 감원, 봉급삭감, 정리해고 등 듣기만 해도 가슴이 철 렁하는 단어들이 횡행할 때 마음을 달래줄 유머가 있다는 것은 얼마 나 다행스런 일인가. IMF 시대에 유머는 직장인들의 애환과 스트레 스를 달래주었다.
평소에 자기의 직업을 비웃던 영구에게 맹구가 전화를 걸었다 .
"영구야. 나 맹구다."
"웬일이냐?"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그래. 날 생각해 주는 사람은 너밖에 없 는 거 같아서..."
"뭐가 고마운데?"
"니가 전에 그랬잖아. 평생 그 짓만 해먹고 살라고."
오늘날 경영학 관련서적과 경제 학 논문에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개조, 재구성)`이 자주 언급된다.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 기 위해 낡은 시스템을 개조한다는 말이다. 유머는 사람의 사고방식 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 다. 유머 속에는 `멘탈 리스트 럭처링(Mental Restructuring: 사고 개조)`과 `멘탈 이노베이션(M ental Innovation)`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골 고루 담겨 있다.
사고 개조와 혁신의 출발점은 고 정관념을 타파하는 것에서 시작된 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나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로 는 낡은 의식구조를 혁신적으로 뒤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유머 발상법의 핵심인 `뒤집어 생각하기` 에 익숙해지면 `상식적인 사고` 의 외피를 쓴 고정관념을 몰아내고 머리 속을 참신하고 독창적인 생각으로 가득 채울 수 있게 된다. 유머는 둔 감한 두뇌를 순발력 있게, 좁은 시 야를 트인 시야로 바꾸어 준다.
유머의 경영학 유머의 윈-윈 전략
경영학의 핵심은 재화가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을 제대로 경영하 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유능한 경영자가 될 수 없으며 성공하는 리더가 될 수도 없다. 인간 경영이란 단순히 조직의 구성원 개개인을 다스린 다는 뜻이 아니라 조직 안팎에서 발 생하는 모든 인간관계를 효과적으 로 조정하고 이끌어가는 것을 의 미한다.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 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인간관 계의 패러다임을 6개로 구분했다 . 그 중에서 가장 차원이 높은 방식은 ` 나도 이기고 상대방도 이기는` 윈 -윈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것은 유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유 머의 목적은 웃음을 통해 기쁨을 느 끼고 그로부터 삶의 활력을 얻는 것이며, 이는 곧 현대 경영학과 조 직론의 주요 관심사인 윈-윈과 시너지 효과를 의미한다. 유머에 는 이처럼 바람직한 인간관계와 효 과적인 조직경영에 필요한 요소가 두루 포함되어 있고, 바로 그것이 `유머경영학`의 출발점이다.
웃음의 효과는 `의욕`이나 ` 활력`이라는 추상적인 영역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유머 컨설 턴트들은 "조직에 웃음이 퍼지면 근로 자들이 건강해지기 때문에 의료보 험 부담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설 명한다. 또 소속감과 연대의식이 강해지기 때문에 고급인력을 경쟁 회사에 빼앗길 위험도 그만큼 줄어 든다고 강조한다. 유머경영학은 이처럼 무형의 효과와 유형의 효과 를 동시에 낼 수 있는 효율적 경영 방식인 것이다.
조직의 리더를 유머리스트로 바 꾸는 데 있어서 가장 장애가 되는 것 은 관습과 편견과 권위의식이다. 조직원들에게 `엄숙함`과 ` 정숙함`을 요구하는 관습, 잘 웃 는 사람은 싱겁고 가벼운 사람이라 는 편견, 그리고 `리더가 어떻게 부 하들 앞에서 실없는 농담을 하느냐 `는 권위의식은 리더가 유머경영학 을 도입하고 스스로 변신하는 것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이다. 그 러나 서로간에 이익을 주고 모두에 게 도움이 되는 윈-윈 전략으로서 의 유머, 그리고 그것을 경영에 적 극적으로 활용하는 유머 경영학. 이는 21세기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아가 궁극적인 승자가 되기 위해 모든 리더들이 반드시 도입하고 연구해야 할 미 래형 경영방식이다.
3. 웃기는 리더의 5가지 습관
"사람은 습관에 따라서 즐거울 때 그 즐거움을 고양시킬 수 있고 우 울할 때 기분을 돌이킬 수 있다." - 괴테
습관 1 -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유머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온다. 세상에 대해 냉소적이거 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 비관적인 사 람은 결코 인간에게 즐거움과 희망 을 주는 좋은 유머를 창조할 수 없다 . 긍정적 사고는 유머러스한 리더의 다섯 가지 습관 중 `심성 `에 해당하며, 유머 창조의 근원 이 된다는 점에서 나머지 네 개의 습 관을 다 합친 것보다도 더 중요하다.
첫 번째 습관에 익숙한 사람들은 실패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유머를 통해 실패의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그것은 처량함을 풍기는 자 조적인 웃음과는 차원이 다른 웃음이다. 거기엔 실패를 딛고 새 롭게 출발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처칠의 비서가 신문을 들고 뛰 어왔다. 거기엔 처칠을 `시거를 문 불독`으로 묘사한 정치만평이 실려 있었다. 비서들이 이구동성으로 신문사를 비난하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처칠은 시거를 물고 그 만평을 물 끄러미 쳐다보더니 미소를 띠며 이 렇게 말한다. "기가 막히군. 저기 걸린 초상화보 다 이 그림이 오히려 날 더 빼 닮았어 . 당장 초상화를 떼고 이 만화를 오 려서 붙이게."
습관 2 - 뒤집어서 생각하라
이것은 `발상`과 연관이 있 다.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을 거 꾸로 뒤집어서 안쪽과 뒤쪽에 숨어 있는 또 하나의 측면을 찾아내는 것. 이것은 다양한 유머기법 중에서도 언제나 첫 손가락에 꼽히는 핵심적 요소가 된다. 이것에 익숙해지 기 위해서는 먼저 여기에 해당하는 사례들을 많이 보고 들어야 한다.
불로장생약을 팔던 떠돌이 약장수가 사기혐의로 경찰에 잡혔 다. 그런데 약장수의 신상기록을 살피던 경찰관이 갑자기 충 격을 받고 기절해 버렸다. 그의 기 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위 인물은 177 2년, 1829년, 그리고 1943년에 불로 장생약을 팔다가 사기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음.`
대학 졸업식장에 내빈으로 참 석한 영부인 부시 여사가 졸업생들 앞에서 축사를 했다. "여기 앉아 계신 여러분 중에는 훗날 나처럼 백악관으로 가서 대통령의 배우자가 될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 남학생에게 행운을 빕 니다." 졸업식장은 순식간에 엄청난 폭소와 박수갈채 로 뒤덮였다.떠돌이 약장수가 진짜 불로장 생약을 팔 수도 있고 여자가 대통 령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 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그렇게 생각 하지 않는다. 위의 두 개의 유머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은 것이다.
습관 3 - 때와 장소를 가려라
슬픔에 잠긴 초상집에서 느닷없 이 들려오는 `날 좀 보소~` 혹은 ` 와 이리 좋노~` 따위의 경쾌한 음 악소리는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는 것은 이처럼 에티켓이 부족하다는 차원을 넘어 때로는 엄청난 결 례가 될 수도 있다. 유머 역시 마찬 가지다. 발상이나 기법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이 시간과 장소에 어울리지 않으면 웃음은커녕 듣는 사람들을 몹시 불쾌하게 만들 수도 있다.
유머 교본에 실려야 할 정도로 발 상과 표현이 탁월한 유머리스트 처 칠의 예를 들어보자.처칠은 노동당 당수 애틀리를 종종 유머의 대상으로 삼았다. " 애틀리는 겸손한 사람이긴 한데, 겸손해야 할 구석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지."
영국 노동당의 진정한 창시자 가 누구냐를 놓고 언쟁이 벌어졌다 . 듣고 있던 처칠이 갑자기 `콜롬부스`라는 답을 내놓 는다. "콜롬부스는 출발할 때 목적 지가 어딘지 몰랐고, 도착한 다음에도 거기가 어딘지를 몰랐고, 게다가 순전히 남의 돈 으로 항해를 했으니까."그러나 처칠은 이런 유머를 공식 석상이 아닌 만찬이나 리셉션에서 만 구사했을 뿐, 의사당에서는 사 용하지 않았다. 의사당에서 사용 한 유머는 자신을 대상으로 한 것이 다. 그는 상대방의 말에 유머로 응수할 때 대개는 곡해와 능청, 동 문서답 등을 활용했고 누군가를 면 전에서 깎아 내리는 말은 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공석과 사석의 유머를 뚜렷이 구분했던 사람이다.
`습관 3`을 기르려면 시간, 장 소, 상황이라는 세 가지 요소, 즉 TPO(Time, Place, Occasion)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경솔한 유머 는 낙제점을 받게 되지만 TPO에 어울 리는 적절한 유머는 듣는 사람들의 반응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만 들어 준다. 상황과 내용이 어우러 져 웃음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때와 장소를 잘 가린다는 것은 웃 기는 리더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 한 조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 하다. 매너란 보여주는 것뿐만 아 니라 받아들이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고, 따라서 `습관 3`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서는 상대의 무례함에 대한 매너 있 는 대처요령도 배워야 한다.
서울 돈암동의 어느 교회 예 배시간. 목사님이 한참 진지하게 설교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신도들 사이에서 휴대폰이 울렸 다. 경망스럽게도 퍼지는 `로렐 라이`의 음률. 설교가 중간에 뚝 끊겼고, 신도들이 민망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고 있는 가 운데 목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경건함이 필요한 시간 에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순 식간에 폭소가 번졌다.
습관 4 - 온몸으로 실천하라
웃기는 리더의 네 번째 습관은 " 실천"에 관한 것이다. 심성과 발 상과 매너를 모두 갖추었어도 유머 의 표현이나 전달방식이 밋밋해서는 제대로 웃음을 이끌어낼 수 없다. 때로는 말과 기지로, 때로는 제 스처로, 또 때로는 온몸을 이용한 액션으로, 상황에 따라 가능한 모 든 수단을 다 동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유머 리스트의 반열에 오 를 수 있는 것이다.
온몸으로 실천한다는 것은 한국 의 리더나 간부들이 가장 어렵게 느 낄 만한 부분이다. 유머 자체에 대한 편견이 워낙 강할 뿐만 아니라, 웃기기 위해서 몸까지 사용하는 것은 점잖은 체면으로는 좀처럼 시도하기 힘든 일종의 `모험`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을 사리 는 유머리스트는 진정한 유머리스 트가 아니다. 네 번째 습관은 유머의 생활화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 한 `전공필수` 과목이다.
웃기는 리더들은 이처럼 자기의 신분을 결코 유머구사의 제약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케네디는 각료회의 시간에 종 종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우스운 제 스처로 장관들을 웃겼고, 레이건은 회의 도중에 느닷 없이 일어나 왕년의 영화배우다운 `액션`을 취하곤 했다.
습관 5 - 표정에 웃음을 담아라
유머란 두뇌회전에 의한 기발한 말로만 구사되는 것도 아니고, 그 렇다고 재미있는 손짓이나 발짓으 로만 표현되는 것도 아니다. 유머 는 말과 행동이 표정을 통해서 인간 에게 웃음과 기쁨과 희망을 전달하 는 일종의 종합예술이다. 유머 는 웃음을 담은 표정에 의해 비로소 하나의 유머로 완성된다.
링컨의 비서로 추천된 사람이 집무실을 찾아왔다 그러나 링컨은 인상이 좋지 않다며 그를 채용하지 않았다. 상대가 항의 한다. "얼굴은 제 책임이 아니잖 습니까?" 그러자 링컨이 단호하게 말한다. "마흔이 넘은 사 람은 제 얼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 네."링컨이 관찰한 것은 선천적인 이 목구비가 아니라 후천적으로 가꿔 진 인상이다. 인상이 나쁜 리더는 부하들에게 믿음을 줄 수 없다. 또 인상이 나쁜 세일즈맨은 고객에 게 신뢰를 줄 수 없다. 반대로 인상이 좋은 리더는 실질적인 능력 외에도 자기의 인상을 리더십의 ` 플러스 알파`로 활용할 수 있다.
웃는 얼굴과 좋은 인상은 비록 그 자체가 리더십은 아니라 해도 부하 들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에게는 중요한 재산다. 포커 페이스(po ker face: 자신의 패가 무엇이 들어왔는 지 상대방이 알지 못하도록 만드는 무표정한 표정)를 미덕 으로 여겨 온 한국의 리더들은 이것 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웃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평 소에도 늘 얼굴에 잔잔한 웃음기를 머무를 정도로 웃음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 터는 굳이 웃겠다고 작정하지 않더 라도 당신의 얼굴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머물게 될 것이다.
4. "유머 리더십"을 위한 3단계 훈련
"참된 모방은 가장 완전한 창조 다." - 볼테르
1 단계 : 수집과 전달 - 모방단 계
1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 대한 많은 유머를 수집하고 그것을 남들에게 전달해 보는 일이다. 대 상은 누구로 정하든 상관없다. 가족, 친구 동료나 부하, 심지어는 어 린 자녀들 앞에서라도 자기가 보고 들은 유머를 직접 전달해 봐야 한다. 쑥 스러워서 망설이거나 반응이 두려 워서 몸을 사리거나 하면 2 단계로 진입하는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하게 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다 . 예술에도 패러디(parody : 풍자적 모방)가 있고 문학에도 패스티쉬(pastiche : 여러 작품을 뒤섞은 혼성 모 방)가 있으며, 경영에도 타기업 의 성공사례를 참조하는 벤치마킹(bench marking)이 있다. 남이 창조한 유 머들을 이용하여 자기의 유머감각 을 키우는 것은 리더의 입장에서 볼 때 유머경영학 습득을 위한 일 종의 벤치마킹에 불과하다.
2 단계 : 가감과 변형 - 응용단 계
유머의 전달에 어느 정도 익숙해 지고 자신이 붙으면 그때부터는 수 집한 유머들을 나름대로 가공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재미없는 부분을 삭제하는 것, 밋밋한 대목을 재미 있게 변형하는 것, 하나의 발상법 에서 힌트를 얻어 2탄과 3탄을 비슷하 게 만들어보는 것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응용은 내용을 곧이곧대로 전달 하는 수준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모 방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기 본발상이 아직은 자기가 아닌 남의 것이 라는 점에서 창조보다는 낮은 수준 이다. `괴테 이후의 문학과 베토벤 이후의 음악은 모두 표절`이라는 말이 있듯이 발상이나 기법에서 기 존의 유머들과 완벽하게 구분되는 `100%` 신제품 유머는 존재할 수 없다.
기존 유머의 응용 방법으로 하나 는 `발상 따라하기`가 있고 또 하 나는 `상황에 맞게 활용하기`다 . 발상 따라하기는 어떤 과정을 거쳐 하 나의 작품으로 유머가 완성됐는지 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같은 발상과 경로에 기초한 재미있는 신제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쿠데타 길라잡 이(전두환 지음)`라는 유머를 보고 `대통 령, 일주일만 하면 노태우만큼 챙 긴다(전경련 지음)`라고 만들어 보는 것이다.
상황에 맞게 활용하기는 실제상 황에 맞게 적절히 유머를 변형시키 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 두 개의 유머 중에 사례 2는 사례 1을 상황 에 맞게 변형한 경우다.
사례 1 - 증명사진이 급히 필요 한 영구는 `24시간 완성`이라고 써붙인 사진관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다음날, 사진을 찾으 러 갔으나, 주인은 "내일 모레쯤 오시죠"라고 말했다."뭐라고요? 24시간 완성이라더 니 완전히 사기잖아?" 그러자 주인 이 당당하게 말했다."그건 하루 8시간씩 3일이라 는 뜻이올시다."
사례 2 -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부하들에게 지시할 때, `무슨 일이 있어도 24시간 내로 보고
서를 작성해서 올려야 돼."
"....."(부하들 난감한 표정)
"왜들 그래? 하루 8시간씩 3 일이나 시간을 주는 데도 못한단 말 이야?"
3 단계 : 생산과 활용 - 창조단 계
창조단계의 유머는 크게 두 가지 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즉흥유 머`고 다른 하나는 `준비된 유머 `다. 두 가지는 다른 차원의 필요성과 유 용성을 지니고 있으며, 둘 중 하나 라도 소홀히 하면 이 책에서 요구하 는 `유머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없다.
`즉흥유머`는 유머훈련을 거쳐 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단계다. 유머란 발상과 기법을 몸에 익혀서 필요한 순간에 즉시 활용할 때 가치가 있는 것이지, 시험문제 풀 때처럼 곰곰이 생각하고 궁리해서 답을 찾 아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 론 발상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다고 해서 무조건 훌륭한 유머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렇게 구 사한 유머가 과연 남들을 충분히 웃 길 만큼 재미있느냐는 점이다. 만 일 유머의 내용이 경박하거나 진부 하다면 그 `스피드`는 순발력이 아니라 경솔함이 된다.
유머의 성패는 결국 `시간의 최 소화`와 `웃음의 최대화`에 달 려있다. 하나의 상황에서부터 발 상과 표현을 거쳐 웃음에 도달하는 시간을 최 대한 높이는 것, 그리하여 어떤 상 황에서나 완벽한 `리얼타임 유머 `를 구사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유머리스 트들이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준비된 유 머`는 자기가 만날 대상과 대화의 주제 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상황에 앞서 미리 준비해 활용하는 유머다 . 이것은 사사로운 만남보다는 강 연이나 연설, 비즈니스 상담, 프 리젠테이션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훨씬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즉흥 유머 와 준비된 유머는 웃기는 리더가 갖 춰야 할 두 개의 날개다. 전자는 이 미 발생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고, 후자는 상황 자체 를 의식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필 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