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년 4 월 1 일 화요일 맑음
장난치기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설날 명절만큼 만우절을 기다리던 시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서로 주고 받으며
즐거웠던 시절이 자꾸만 멀어져간다.
만우절날엔 오전에 거짓말 하면 오후엔 알려주어야 한단다.
만우절날에 속아 넘어간 4 월의 바보를 위하여...^^
부지런한 농부에게 만우절은 소용이 없다.
하늘이 무너져도 땅만 무사하면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만우절 날에 거름내는 이야기를 하여본다.
하우스 안에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소독을 해주어야 한다.
겨울에 비닐을 벗기고 땅을 얼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고
한 여름에 비닐 하우스 문을 꽉꽉 닫고 고열을 내어
익충과 해충을 몽땅 죽이는 별로 좋지 않은 방법도 있고
토양살충제를 뿌려대는 몹쓸 방법도 있지만
숯가루를 물에 타서 뿌려주는 괜찮은 방법도 있다.
몇년동안 써야할 비닐을 벗길수 없고
한여름에 작물이 심겨져 있으니
숯가루를 뿌리는 괜찮은 방법을 쓰기로 하였다.
아빠가 푸고 큰애가 나르고 작은애는 사진 찍고 엄마는 어디선가 무얼 심고...^^
옛날 농부의 전형적인 모습이 잘 어울리는 풀천지 성자...^^
숯가루를 뿌렸으니 뎅가루를 뿌릴 차례다.
요즘은 너도나도 뎅가루가 좋은줄 알기 때문에
방앗간에서 뎅가루 구하기가 쉬운일이 아니다.
틈나는대로 구해놓은 뎅가루를 큰통에 모아놓으면
필요할때 요긴하게 쓸수 있다.
농부의 실력은 얼마나 잘 뿌리느냐는 폼에 달려 있다...^^
몇년마다 한번씩 공짜로 나오는 석회고토비료이다.
돈이 남아도는 정부에서 화학 비료와 농약에 찌들어가는 땅을 살리기 위하여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긴급 처방전인 셈인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수 없는 일이다.
국가의 은혜를 생각하여 비료를 치지않는 풀천지의 땅에
유일하게 딱 한번 들어가는 석회 비료인 셈이다.
뿌릴거 뿌렸으니 본격적으로 거름을 깔아주기로 한다.
철저한 분업으로 환상적인 팀웤이 이루어지는 풀천지 농사일이지만
풀천지 일기를 위해 작은애는 사진을 찍으려니
모델 역할을 하는 큰애 혼자서 일을 다 하는것 같다...^^
느리지만 꼼꼼하게 ~ 참으로 좋은 거름을 듬뿍 넣어주니
풀천지의 작물이 그리 건강하고 맛있을 수밖에..^^
좋은 거름이 좋은 농사를 만든다...
손쟁기만으로 힘차게 갈아 거름과 흙을 섞어 보자.
풀천지의 살아있는 부드러운 땅이 손쟁기만으로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언제 어느때든 밭에 해로운 것들은 철저히 주워낸다...
남정네들은 밭을 만들고 아내는 밭을 돌아다니며
자투리 땅들을 이용하여 도라지 씨를 뿌린다.
뿌리고 옮기고 심고 거두고... 행복한 마음으로 즐거웁게...
모종 하우스에서 자라난 브로콜리와 봄배추를 옮겨 심는다.
고추를 심었던 하우스에 올 한해 연작을 피하기 위하여 다른걸 심기로 하였다.
참깨 농사를 해볼 생각인데 아직도 춥기만한 이곳 날씨때문에
그 전에 따뜻한 하우스를 이용하여 야채를 길러먹기 위하여
이것저것 씨도 뿌리고 옮겨도 심어본다.
되도록이면 하우스 농사를 하지 않는게 좋다.
물 대는 일에서부터 이런저런 손이 많이 가는 농사이기도 하지만
감로수와 같은 밤이슬을 피하는 농사이다보니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최소한의 생계를 위하여 일정한 수확량이 필요한 고추농사 때문에
고추농사의 일부분을 비닐하우스와 타협했지만
기회가 오는대로 줄이거나 하지않을 생각이다.
무얼 잘하려고 하는 농사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농사를
잘할수 있다면 진정한 자유인이 될수 있는 참농부의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올해는 감자밭을 하천부지 밭으로 결정하였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
돌 무더기 밭을 애들과 함께 악착같이 개간한 밭이라 정은 들지만
아직도 돌이 많고 토질도 미흡하여 그동안 팥이나 콩만 심어왔는데
이런저런 작물체계를 상의하던 아내와 고심끝에
올해 감자농사를 하천부지 밭에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만약을 위하여 절반은 풀천지 본밭에도 심어둘것이다.
올해 이 밭에서 감자가 잘 된다면 하천부지 밭도
그동안 온갖 애를 써 만들어 놓은 성과에 기인한 좋은 밭임이 증명 될것이다.
동네분들도 감자밭을 만들기 위하여 비닐을 까느라 여념이 없다.
감자밭을 만들기위하여
풀천지는 딸딸이 구르마라 불리는 손수레 하나가 전부인데
동네 농부님들은 트랙터부터 로타리 치기 시작하여 관리기로 골을 타고
비닐을 깔고 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무것도 안하고 좋은 거름만 들어간 풀천지 감자는
무지하게 맛있어서 엄청 비싸고 그래도 억쑤로 몸에 좋은 건강한 감자이고
온갖 항생제 들어간 퇴비와 감자알이 굵어지는
농약보다 더 해로운 비료 투성이인 동네 감자는
시작부터 트랙터다 관리기다 비닐을 깐다 몸부림을 치며 법석을 떨어도
맛도 덜하고 시세 따라 끄떡하면 헐값이고 건강한 감자도 되지 못하니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땅과의 소중한 약속을 지키며 평화를 일구어 가는
풀천지 생명농법이 훨씬 좋기만 하다...^^
자주감자 종자를 심으려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직도 자주감자를 처음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져 생으로도 먹을수 있고 건강에도 좋은
토종 자주감자가 알려지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우리도 해마다 남는 감자량이 부족하여 신경을 못쓰다가
작년에 유난히 감자가 잘되어 미처 다 팔질 못하고 감자가 많이 남게 되어
감자 요리에 신경을 썼더니 세상에나 감자만큼
건강에 유익하고 다양하고 맛있는 감자 요리의 매력에 반하게 되었다.
뒤늦게 자주감자를 많이 찾아주시는 손님들 덕분에
다시 우리 먹을 양도 부족하게 생겼지만
새로이 감자 농사를 시작하며 흐뭇한 마음으로
땅자랑 거름자랑 감자 자랑을 하는 팔불출이 되어본다...^^
첫댓글 풀천지님들의 잘 가꾸어 기름진 땅들을 보니 내가 왜이리 풍요롭고 흐뭇한지ㅇ요?(내꺼도 아닌데 ㅎㅎㅎ)
여울님의 땅사랑이 절로 깊어지는군요 ~ 풀천지를 아껴주시는 귀한 마음에도 감사드립니다...^^
숯가루, 뎅가루,석회고토비료,풀천지표거름......그리고 쟁기질, 아무것도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음을 증명하는 과정이군요. 작물이나 몸뚱아리나 매한가지일 터......하천부지에 심은 감자가 대풍을 이룰 것이라 믿으며.
그렇겠지요... 작물을 정성스레 기르듯 우리의 소중한 몸도 건강하게 잘 보살펴야 되겠지요,,, 마음대로 기분에 따라 상처받고 괴로워 하면 안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