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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토)
드디어 3박 4일간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
다들 약속 시간인 새벽 2시에 목포 버스 터미널에서 모였다. 평소 같으면 한참 잘 시간인데, 피곤한 기색없이 표정들이 밝다. 그리 길지 않은 일정이라 짐은 대부분 작은 캐리어 하나에 배낭 하나. 심야 우등 버스에 짐을 실고 2시 30분에 출발, 인천 공항 제 1 터미널에는 대략 7시경에 도착한다.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
저가 항공이라 그런지, 아님 요즘엔 대부분 항공사가 다 그런지 현장 직원들이 셀프 체크인으로 안내한다.
처음 해보는 거라 약간 당황스럽긴 했지만, 항공사 카운터 오픈할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간단하게 보딩 패스 출력과 수화물 탁송이 끝났다. 다음으로는 미리 예약해 놓은 와이파이 도시락을 찾으러 1층 7번 게이트로. 원래 계획은 유심을 구입할 생각이였으나, 일행이 많을 땐 도시락이 더 편리하다고 해서 도시락을 급히 예약. 유심보다 조금 비싸긴 해도, 주변 4~5명의 일행이 동시에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으니, 정말 탁월한 선택이였다.
주말 오전이라 그런지 입국장 이후 면세점까지 사람이 바글바글.
기내식이 없고, 마카오 도착 이후 첫 식사가 오후 5시로 예정되어 있는 관계로 아침을 최대한 늦게 먹는 걸로. 탑승 게이트 인근 푸드 코트에서 여행 첫 식사를 한다. 평소 같으면 얼큰한 국물 요리에 소주 1병 했을텐데, 풀코스를 하루 앞 둔 시점이라 최대한 자제하는 걸로..ㅎㅎ
이륙전
연착 없이 정확히 11시에 이륙. 4시간을 날아 오후 2시(현지 시각) 마카오 국제 공항에 도착.
게이트를 나서는 순간 아열대 지역 특유의 습함과 낯설지 않은 바다 내음이 섞인 공기가 훅 들어온다. 입국 심사줄을 잘못 서 맨 마지막으로 입국. 짐까지 찾아 나오니 거의 한 시간 이상 걸렸나 보다. 거의 15년만에 다시 보는 마카오 친구가 오래 기다렸다며 투덜댄다. 오늘 바쁘다더니 기꺼이 마중을 나왔다.^^ 일행이 많다고 했더니 그 친구의 친구가 운전하는 미니 버스까지 대절해 왔다. 그 버스를 타고 첫 날 숙소인 레전시 아트 호텔로 이동했다.
레전시 아트 호텔 체크인 직전 (누군가 도찰을...ㅎㅎ)
방 배정을 받았는데, 바다 건너 마카오 랜드마크인 리스보아 호텔이 정면으로 보이는 멋진 뷰를 가진 방들로 배정을 받았다. 현지 친구가 예전 이 호텔에서 잠깐 근무했던 적이 있다고 했는데, 그 빽(?)을 쓴 거 같다. ㅎㅎ 예전에 이 호텔은 인근에서 가장 크고 화려했던 호텔 중 하나였는데, 인근 코타이 스트립(타이파 섬과 콜로안 섬 사이를 매립한 지역, 엄청난 규모의 호텔들과 카지노가 들어서 있다.)이 개발되면서 예전 명성을 많이 잃었단다. 짐만 일단 던져두고 다시 로비로.
스타디움으로 가기 전 호텔 앞에서
첫 날이지만 일정이 빡빡하다.
먼저, 내일 출발 장소인 마카오 올림픽 스타디움에 가서 배번을 받아야 하고, 점심 겸 저녁도 해결해야 하고, 이 후 8시에 예약을 해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쇼를 보기 전에 이곳 저곳 둘러 볼 때가 많다. 호텔에서 경기장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미리 가는 길을 기억해 두었지만, 친구가 자기 동네라고 먼저 앞장선다. 예전 (15년전 ^^;;) 기억으론 허허벌판이였던 같았는데, 인근 대규모 호텔 단지가 들어서면서 그 곳 근무자들을 위한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다. 친구 말로는 집값이 엄청 뛰었다고... 어딜 가나 집이 문제군.^^;; 스타디움 도착.
마카오 올림픽 스타디움
스타디움 지하에서 배번을 나눠준다. 미리 복사해 간 접수 영수증과 여권이 보여주면 배번으로 바꿔준다. 기념품을 뭐 주나 젤 궁금했는데, 달랑 손수건 한장이 들어 있다. 면티라도 한 장 주지...^^;; 그 다음날 보니 나머지 기념품들은 완주자들에게만 지급되는 것 같았다. 대회 당일 물품 보관용으로 작은 배낭하나를 주는데, 코스별로 색깔이 다르다. 풀코스는 노란색.(37은 37회 대회 기념)
배번을 받아 나오는데, 출구 옆에 안티-도핑 홍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원형이 이건 꼭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해서 클럽 이름과 참가자 명단을 한글로 써주고 기념 사진 한장 찰칵. (근데, 서브 5김은 누구? ㅋㅋ)
멀리 목포에서 왔습니다~^^
자, 배번은 받았고.... 이제 밥 먹으러 갑시다!!!
새벽 2시에 출발해서 인천 공항에서 먹은 이른 아침이 전부. 벌써 5시가 되어가니 다들 배가 고플만도 하다. 더욱이 내일이 풀코스니 오늘 카보로딩까지는 아니더라도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 한 가지. 스타디움에서 200~300m만 걸어가면, 올드 타이파 빌리지(Old Taipa Village)라고 예전 마카오에 정착했던 포르투갈인들의 주택과 건물들을 잘 보존해 논 관광지가 나오고, 주변에 매캐니즈(포르투갈식+중국식) 음식으로 유명한 식당들이 몇 있는데... 사전 조사해 본 결과, 괜찮은 식당들은 모두 오후 3시경에 문을 닫고, 저녁 6시쯤 다시 여는 시스템이다. 6시에 저녁을 먹어도 되겠지만, 그러면 8시에 예약해 놓은 쇼를 보기에 촉박하다. ^^;;; 그래서 대안으로 봐둔....
민트색 외관이 눈에 확 들어오는 青洲灶記咖啡 (영어로는 Chou Kei라고 부르는 듯)
열심히 메뉴를 고르시는 두 분 형님^^
주빠빠오라고 부르는 마카오식 버거와 완탕면.
간판에 "~점" 이라고 하는 걸보니 여기저기 분점이 있는 듯. 친구에게 물어보니 현지인들에게는 꽤 오래되고 유명한 분식집(?)이란다. 다들 마카오에서 먹는 첫 식사라 기대를 했을텐데, 조금 실망한 눈치?! ㅋㅋ 무엇보다 술은 팔지도 않고 ㅁㅌ 형님이 크로스백에 고히 모시고 온 "약(이라고 쓰고 이슬이라고 읽는다)"을 대놓고 마시기도 그런 분위기...ㅎㅎ 일부러 이 식당을 찾은 이유는 현지식을 한 번 접해보시라는 의도도 있었지만, 그보다 다음날 대회를 위해 최대한 음주를 자제해 보자는 가이드의 깊은 뜻이? ㅎㅎ 영어 메뉴판이 없어서, 알고 있는 한자들과 사진으로 유추해가며 이것저것 시켜봤는데,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듯하다. 특히 주빠빠오는 한국식 돼지갈비를 빵 사이에 끼운 것으로 치즈나 달걀을 추가해서 먹으면 더 맛있단다. 8명이서 꽤 여러개 시켰는데 한국 돈으로 7만 5천원 정도 나왔다. ^^ 현지 친구는 개인 약속으로 먼저 집에 돌아가고 이제부터는 진짜 가이드 역할을...ㅎㅎ
부실한(?) 저녁을 먹고 이젠 관광지로...
식당에서 나와 올드 타이파 빌리지로 간다. 한국 인사동 골목 분위기라고 할까? 매캐니즈 음식을 파는 식당들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에 관광객들이 그득하다. 시간 관계상 다 둘러보지는 못하고, 예전 포르투갈 주택들과 성당이 있는 타이파 주택 박물관으로... 15년전에도 무척 인상 깊었던 곳이다.
올드 타이파 빌리지를 배경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타이파 주택 박물관
파스텔톤 주택들과 앞에 조그마한 호수를 품은 주택 박물관은 크리스마스 트리들과 장식물로 예쁘게 꾸며져 있다. 예전 기억에는 없었던 화려한 호텔들과 불빛들이 호수 건너편으로 자리잡고 있다. 어느덧 물들어가는 석양을 배경으로 동, 서양 그리고 옛것과 새로운 것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만들어 낸다. 이제 현대 인공미의 극치를 엿볼 수 있다는 베네시안 호텔로.... 호수옆 무빙워크를 따라 육교 하나를 건너면 호텔 서쪽 주차장이 나온다. 육교 옆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풀을 가지고 있다는 갤럭시 호텔의 야간 조명이 들어오는데, 그 규모와 화려함이 압도적이다.
The Venetian Macao Hotel.
"베니션"? "베네시안"? 암튼, 실내에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수로(심지어 곤돌라까지)와 건축물들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걸로 유명한, 마카오에서 가장 크고 럭셔리한 호텔. 미국 라스베가스에도 비슷한 호텔이 있는데, 서로 연관성은 모르겠다.ㅋㅋ 그러고 보니 벨라지오 분수쇼도 비슷하게 만들어 놨고... 벤치마킹인가? 아님 그냥 대놓고 카피? ㅎㅎ 뭐 어쨌건 그 크기와 럭셔리함이 더 했으면 했지, 덜 하진 않은 것 같다. 마침 "댄싱워터"보러 가는 길에 있어, 잠깐 들러 구경하기로 했다.
가이드로써 미션이 하나 있었는데, "서쪽문으로 들어가 동쪽문으로 나오기" ㅋㅋ
호텔 자체가 큰데다가 카지노, 쇼핑몰, 극장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안그래도 타고난 길치인데 길찾기가 수월치 않을 듯 싶었다. 일단 들어가서 무조건 직진만하기로 계획.ㅎㅎ 카지노를 지나 3층으로 올라가니 파란 하늘 아래로 사공들이 배를 타고 막 지나 다니고, 이름으로만 들어봤던 명품샾이 즐비하다. 살 (돈도) 생각도 없고 눈요기만 하자 싶어 몇 군데 기웃거리다... 길을 잃었다.^^;; 미션 실패..ㅋㅋ
베네시안 호텔 3층, 베네치아 거리 (진짜 하늘 같았던 천장)
지도를 얻어다 봐도 모르겠고, 실내라 구글도 소용없고... 몇 번을 물어보고 겨우 길을 찾아 밖으로 나왔다. 그것도 원래 목표했던 동쪽 정문이 아닌, 동남쪽 어드메로... 다행히 베네시안 호텔 이후 가볼려고 했던 장소랑 가깝다. 호텔에서 나와 오른쪽을 200m 가면 나온다. 마카오의 에펠탑. ^^
마카오 파리지엥 호텔 앞 에펠 타워
파리지엥 호텔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
베네시안 호텔 동쪽 정문
인공미의 끝을 보여준다.
에펠탑 조명쇼에 잠시 넋놓고 있다가... 길을 건너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공연장이 있는 시티 오브 드림즈로...
이 시티 오브 드림즈도 몇 개의 호텔과 카지노로 이루어진 복합 단지인데, 다행히(?) 공연장 가는 길 표시가 잘 되어 있어 입구까지 잘 찾아간다. ^^ 새벽부터 시작된 강행군에 시원한 생맥 한잔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아...ㅎㅎ 마침 시간도 좀 여유가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식당&바 체인점 "하드락 카페"가 바로 윗 층에 있어서 숴~언한 맥주 한 잔 하러...^^
회장님 옆, 세상 다 가진 표정 두 분 ^^
필리핀 출신 바텐더가 싹싹하긴 한데, 술값이 조금 비싸고 내일 달리기도 있고 하니, 5백 한 잔씩만 하고 공연장으로. 한국에서 예약할 때 받아준 QR 코드를 보여주니 바로 입장 가능. 관람 티켓이 비싸기도 하고 (좌석 위치에 따라 9~15만원) 관람 시간도 애매해서 고민했었는데, 워낙 후기가 좋아 일정에 넣었다. 티켓은 Klook에서 8명 패키지 가격으로 조금 저렴하게 예매.
이번 여행의 첫째날 하이라이트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탁월한 선택이였다.^^
공연 기다리는 동안...
1시간 30분 공연 시간 동안, 정말 한 번도 눈을 뗄 수가 없었던....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아크로바틱한 공연도 볼만했지만, 무엇보다 공연장 특수 장치들과 조명, 물을 이용한 다양한 특수 효과들이 정말 대단했다. 공연장 바닥이 바다가 되었다, 땅이 되었다... 배가 솟아나기도 하고, 오토바이들이 날라 다니고...ㅎㅎ 혹시 나중에 마카오 가시는 분들께 강추~^^
9시 30분. 공연장을 나와 오늘 마지막 일정이였던, 윈팰리스 호텔 야외 분수쇼를 보러....
공연장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라스베가스 벨라지오만큼이나 멋지다는 윈팰리스 분수쇼. 15분 간격으로 다른 노래들과 그 노래들에 맞춰 멋진 조명과 분수 공연이 펼쳐지는데.... 바로 전에 보았던 "댄싱 워터"의 감흥이 너무 커서 인지, 아님 평화 광장 분수쇼에 익숙해서 인지ㅋㅋ... 아님 빨리 숙소가서 한잔 하고 싶어서 인지 다들 반응이 신통찮다.ㅎㅎ 이럴땐 가능한 빨리 복귀하는 걸로... 원래는 택시를 탈 계획이였으나, 주변에 물어보니 우리 호텔 근처까지 가는 무료 셔틀 버스가 있단다. 시티 오브 드림즈 버스 승강장에서 무료 버스 탑승. 버스에서 시계를 보니 오늘 2만보 정도를 걸었나 보다. 정말 기~인 첫번째 날 일정을 잘 마치고, 30병의 소주와 김치, 컵라면이 기다리는 호텔방으로~^^
호텔 주변에 밤 늦게까지 하는 식당들이 많아서, 이 밤이 지나는 걸 많이 아쉬워하는 분들을 위해 안주거리 추진. 낼 풀코스를 뛸 선수들은 눈물을 머금고 일찍 잠자리로...
다음날 새벽 4시, 알람에 맞춰 정확하게 기상.
12월 1일 전체 일정
목포 버스 터미널 - 인천 출국 - 마카오 입국 - 레전시 호텔 - 마카오 스타디움 - Chou Kei 식당 - 올드 타이파 주택 박물관- 베네시안 호텔 - 파리지엥 호텔 -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 윈펠리스 호텔 - 레전시 호텔
파리지엥 호텔
베네시안 호텔
첫댓글 읽기도 숨차네.. ^^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그쵸, 얼마 안됐는데 많이 그립네요~ㅎ
멋진 여행이었네.. 부럽,,
아직, 2~4일차 남았습니당^^
담엔 형님이랑도 같이~
멋진 사진과 자세한 여행 안내 까정 너무나 감사 합니다 ~~~
가족분들이 가신다길래 조금 자세히~^^
알차고 가슴 벅찬 여행을 하고 오신 여러분들께 추카 추카^^
근디 마카오에 가면 한 번 땡기고 와야되는디 ㅎㅎ
그쵸? 뭐가 그리 바빴는지, "카"자도 못봤습니다~ ^^
그래도 나름 알차게~^^
채가이드님 덕분에 잘 뛰고 구경잘하고 맛난거 마니 먹고 편하게 잠 잘 잔 좋은추억~
너무너무 즐거운 여행이였습니다 새록 새록 그날이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