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대회후 아카니토를 물건항에 두고 겨울철에 한려수도 여러섬들을 구경하면서 세일링할려고 하였다.
그래서 선마린호와 같이 물건항으로 회항하여 아카니토를 정박하고 물건항에서 목포항으로 회항하는 선마린호의
크루로 동참 할 예정이였다.
박선장을 전주서 만나 함께 통영가는길에 나의 계획이 바뀌어 물건항에 들리지 않고 목포까지 두척이 함께 회항하기로 한 것이다. 다른 크루 두명이 각각 선마린과 아카니토에 승선하여 새벽 1시에 충무 마리나를 출항하였다.
레이다와 기능이 좋은 새 써치라이터를 장착한 선마린호가 앞장서 섬과섬 사이를 빠져나가며 일정한 거리에서 아카니토는
뒤따라 갔다.
욕지도까지 작은 섬사이로 잘 빠져 나가는데 중천에 둥근달도 떠서 육안으로 웬만한 부표도 잘 보인다.
그러나 야간항해는 언제든지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긴장된 상태로 날이 새기만을 기다리며 선마린의 마스트등과 후미등만을 바라보며 뒤따라 갔다.
육지도와 소리도 중간 정도오니 동이트기 시작한다.
소리도와 안도사이 좁은 항로로 향하는데 스타보드쪽에서 떼거지로 멸치잡이 어선과 모선이 우리쪽으로 몰려온다.
목포서 통영갈 때 좁은 항로에서 마주오는 멸치잡이 군단 어선들 때문에 찬물을 뒤집어 쓴 기억이 새롭다. 안도와 소리도
섬 사이를 빠져나오자 바람도 서풍에 가까워 거의 정면에서 불면서 섬 사이의 병목현상 때문인지 정면에서 바람이 불며 파도
제법 높다.
선수를 약간 남쪽으로 틀어 스타보드쪽으로 바람을 받으며 가는데 안도항쪽에서 세일을 펴지않은 요트 두대가 우리쪽으로 접근해 온다(목포에 도착하여 아는 사실이지만 하루전에 출발하여 안도항(?)에서 일박하고 다시 항해하는 제로리모호의 김호성선장 일행이였다).
고흥 나로도 남단을 향해가는데 앞에 어장이 보여 다시 선수를 더 남쪽으로 틀어 항해하는데 두 대의 요트가 계속 우리를 뒤따라
온다.
나로도를 지나자 계속 바람은 서풍에 가까워 오늘 입항 예정인 서쪽에 위치한 해남땅끝마을 갈두항으로 향하는데 풍향이
좋지 않다.
앞에 가는 선마린호는 풍향에 상관없이 똑바로 가는데 서풍을 좀 이용해볼까 하고 선수를 청산도 남쪽을 향해 태이킹해 갔다.
뒤따르는 두요트도 아카니토와 비슷한 코스를 항해하지만 더 남쪽인 보길도 쪽으로 향한다.
이제 육지쪽에 붙은 선마린호와 점점 거리가 멀어졌지만 연락이 오지 않는다.
청산도 남동쪽이 가까워지자 다시 테이킹하여 완도를 항해하는데 바람의 방향이 서북서풍으로 여전히 좋지 않다.
완도쪽으로 계속 항해하는데 선마린호와 거리가 더 멀어져가 마스트세일이 보일락 말락 하면서 앞서간다.
너무 거리가 멀어져 엔진의 출력을 2300RPM으로 올리고 펄럭이는 짚세일을 감고 쫒아갔다.
앞서가는 박선장이 약 한시간후면 해가 떨어지므로 빨리 간격을 좁혀 뒤따르라고 하면서 완도남단은 어장이 많으니 더 남쪽으로 돌려 화물선 항로를 따르라고 한다.
완도를 지나자 해가 떨어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뒤떨어진 거리도 많이 좁혀 선마린호의 마스트불빛이 제법 크게보인다.
날은 질흙처럼 어두워져 시간을 단축하기위해 선마린호는 지름길인 흑일도와 백일도 사이로 들어간다.
미리 박선장한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갈두항은 수심이 낮아 입항하지 못해 섬가까이에서 앙카링 할려고 주위섬들을 프로터로
살펴보니 조류속도가 3~4노트 정도된다.
노화도 북서쪽이 수심이 10~20m지점되는 곳이 조류속도가 약 1.5노트로 약해 거기서 앙카링 하기로 마음 먹었다.
박선장은 계속 뒤따라오라하는데 거리도 좀 떨어져 서치나이트와 레이다가 없는 아카니토가 섬사이 항로가 아닌 곳으로
들어갔다가 어장에 걸릴까봐 사정이야기를 하고 미리 프로터에 표시한 곳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갔다.
수심이 낮고 조류가 심하지 않은곳은 거의 어장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심20미터 외곽에 앙카링 할려고 했다.
엔진속도를 저속으로 천천히 근접하는데 열정이 넘치는 믿음직한 크루인 차룡님이 가까이 어장이 있다고 외친다.
황급히 뒤로 돌아 오던길로 좀 빠져나와 앙카링하였다.
앙카링후 요트가 이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프로타의 위치도 수치를 확인하니 조금씩 어장쪽으로 밀려난다.
안되겠다싶어 닿줄을 땡겨 좀더 외곽으로 닿을 끌고가 닿줄을 80~90미터까지 풀어주었더니 밀리지 않는다.
일단 안심하고 간단히 저녁식사하고 밤10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수 있었다.
시간상으로 금요일 아침 6시경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토요일 밤10시경에 잠자리에 들었으니 40시간만에 깊은 잠에 드는 것이다.

안도 동남쪽 좌측 선마린호

멸치잡이 어선들

빠른 속도로 뒤로 지나감


소리도 북동해안

소리도 북쪽 등대 이른아침부터 낙씨하는 사람들이 보임

질주하는 선마린호


고흥 나로도를 지나고 있음

해양 크레인선을 끌고 가네요

해가 떨어지기 시작

앙카링 예정 해역

조심스럽게 접근

둥그런 빨간 막대 끝이 앙카링 위치

어장때문에 약간 외곽에 다시 앙카링(노란 항적) 아래 빨간수치1.3노트는 썰물속도 1.8노트는 밀물때 속도 파란 화살표는 조류 흐름 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