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성지순례 제06화
[쉐지곤 파야에 이르다]
[2012년 11월 21일 수요일. 제2일째]
**고유명사의 발음이 제각각이라 어느 것이 정확한지 알기 어렵습니다. 다른 책 등에서는 다르게 표기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09시 36분 아침시장을 떠나 이라와디(Irrawaddy-‘Ayeyarwady 아예야르와디’라고도 표기함)강 가까이 있는 쉐지곤 파야(Shwezigon Paya-‘쉐지공 퍼야’라고 읽기도 함)로 향했다.

[1992년 유네스코에서 발간한 바간 자료집에 있는 쉐지곤 파야의 전경]

[1992년 유네스코에서 발간한 바간 자료집에 있는 쉐지곤 파야의 조감도]

[1992년 유네스코에서 발간한 바간 자료집에 있는 쉐지곤 파야-서쪽 출입구에서 본 전경]

[쉐지곤 파야를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의 구조-1992년 자료집]

[2012년 11월 22일 아침 열기구에서 찍은 쉐지곤 파야의 원경-뒤에 있는 강이 이라와디]
우리가 흔히 ‘파고다’라고 부르는 불탑을 미얀마에서는 파야(Paya)라고 한다. 파야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파야는 크게 2가지 형식이 있다. 원뿔형 비슷한 미얀마 종(鐘) 모양의 제디(zedi)와 직사각형의 모양인 파토(phato)가 있다. 제디는 주로 부처님의 사리(치아, 뼈) 또는 머리카락 등을 모시고 있거나, 유명한 스님과 연관되는 물건이 있는 곳으로 양곤의 쉐다곤 파야(Shwedagon Paya)나 바간의 쉐지곤 파야가 대표적이다. 파토는 정육면체 또는 정육면체의 공간에 불상을 모셔 놓은 형태이다. 바간의 아난다 파야(Ananda Paya)는 아름다운 파토 건축을 자랑한다.
바간(Bagan-영어식으로 ‘버강’이라고도 하며, 유네스코 책자에는 파간Pagan이라고 표기했음)의 대표적 제디(zedi)인 쉐다곤으로 가는 도중에 고팀장이 미얀마의 역사를 설명하였다.
“미얀마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올라갑니다. 중앙아시아로부터 내려온 '몬족'이 딴륀(Thanlwin)과 싯또웅(Sittoung)강변에 정착한 것이 시작입니다. 그들은 몬-크메르계 언어를 사용하였으며, 지금의 미얀마에 거주한 최초의 사람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몬족은 이곳을 "황금의 땅"으로 칭하였고, 인도 아소카왕과의 무역을 시작하면서 국가적인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티베트에서 퓨(Pyu)족이 들어와 바간에 정착하였는데, 몇 세기가 지나 바마르족(Bamar) 아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풍요로운 이라와디강변을 따라 정착했던 바마르족의 지배를 강화시키면서 바간일대의 지배권을 바마르족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바마르족으로부터 버마왕국의 기원으로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아노라타(Anawrahta)는 앙코르왕조의 타이·로프부리 정복으로 미얀마로 밀려난 몬족을 원조해서 캄보디아군을 퇴치한 후, 1044년 이와라디강 유역에 있는 바간에 도읍하여 나라를 세웠습니다. 이후 아노라타는 마침내 미얀마를 통일하기에 이르렀는데, 불교에 귀의하여 몬족으로부터 문학 및 불교·미술 등의 인도문화를 수용해서 새로운 문화적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바간왕조(1044~1287)는 독자적인 역사적 기록을 비문(碑文)의 형태로 남기게 되어 미얀마 사상 최초로 그 실재(實在)를 증명할 수 있는 왕조가 되었습니다.
한편 본디 온순한 민족이 아닌 몬족은 훗날 반란을 꾀하여 아노라타왕의 아들을 죽이게 되는데, 이 반란을 평정한 짠시따(Kyanzitta)가 바간왕조의 지배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짠시따왕은 미얀마 역사에 있어 황금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는 이라와디강변에서 농작물을 경작케 함으로써, 이라와디강 주변에 새로운 문명의 태동을 가능케 하였습니다. 왕은 이곳에 수천 개의 사원을 만들고,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게 됩니다. 바간왕조는 1세기정도 이곳을 지배한 후, 몽골군에 의해 멸망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이 원나라일 때의 옛 바간(파간으로 표시)왕조의 지도]

[현재의 미얀마 영토와 바간의 위치-중앙부분의 붉은 밑줄 친 곳이 바간]
09시 35분 드디어 우리는 바간의 상징적 파야(Paya-탑)인 쉐지곤 파고다에 도착했다. 쉐지곤(Shwezigon)의 ‘쉐(shwe)’는 황금을 뜻하며 ‘지곤(zigon)’ ‘모래언덕’이라는 뜻이니, 쉐지곤은 ‘황금의 모래언덕’이라는 뜻이 된다. 아노라타왕이 불교에 귀의한 후 스리랑카로부터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오게 되었는데, 사리를 모신 코끼리가 걸음을 멈춘 곳에 사리탑을 조성한 것이 쉐지곤 파야이다. 착공한 지 30년 만인 1087년 짠시따왕 때 완공된 이 탑은 미얀마 방식으로 지어진 최초의 탑으로, 구운 벽돌로 지어서 덧칠을 하고 금박을 입혔다. 사리탑에는 부처님의 치아사리와 두 개의 견골 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앞머리에서 나온 정골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주장도 있음)

[바간에서 이라와디강에 가까이 있는 쉐지곤의 위치-상단의 노란색 밑줄이 있는 곳]

[아주 먼 곳에서도 금빛 의 탑이 우뚝한 쉐지곤-아침 안개속에서]
동쪽 입구의 긴 회랑에는 1996년이나 2012년이나 각종 가게가 늘어선 것이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회랑입구에 신을 벗어두고 (고팀장은 이것을 미얀마 정장차림이라고 표현했다) 맨발로 회랑에 들어서니 꽃을 든 여인이 웃는 얼굴로 꽃을 내밀었다. 처음 참배하는 곳이니 대중들이 꽃 공양을 올리면 참 좋겠다 싶어 인원수대로 꽃을 샀다. 애써 구하지 않아도 이처럼 준비를 해주니 참으로 좋은 벗이 아닌가. 그런데 이번엔 다른 여인이 금박을 내밀며 선물이란다. 몇 번 사양하다가 결국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받았다. 긴 회랑을 지나니 부처님을 모신 불당이 나타났다. 남방식의 상호를 한 입불상은 여원인(與願印)과 시무외인(施無畏印)의 변형처럼 보이는 손 모양을 하였다.

[쉐지곤 파야로 들어가는 회랑의 시작-이곳에서 신을 벗어야 함]

[쉐지곤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회랑에는 물건을 파는 가게가 좌우에 있다]

[완전히 쉐지곤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회랑에는 가게가 없다]

[두 번째 회랑의 끝에 도달하면 금빛 전각이 먼저 맞이 한다]

[쉐지곤의 황금탑 바로 앞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 불당이 있다]
잠시 참배하고는 왼쪽으로 가서 지붕만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미얀마성지순례의 첫 예불 및 기도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침향과 차 공양을 올린 후 일행에게 꽃을 나눠주고 꽃 공양을 올리게 하였다. 여행사 직원들까지 모두 공양을 올린 후에 예불을 하였다. 기쁨 충만한 마음으로 예불을 올린 후 석가모니불 정근을 할 때는 대중의 마음은 이미 황금의 탑보다 더 빛나고 있었다. 축원을 올린 때쯤 대중의 마음속에는 이라와디 강보다 더 아름다운 강물이 유유히 흐르기 시작했다.

[예불을 올리기 전에 향과 차와 꽃을 공양 올렸다-꽃 공양 올리는 모습]

[미얀마 성지순례의 첫 예불-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지극한 마음으로 올리는 예불은 주변의 모든 것을 정화한다]

[예불을 올리고 정근을 할 때 쯤에는 대중의 마음이 황금탑보다 더 빛나고 있었다]

[축원에 들어갈 때쯤 대중은 자신이 이미 부처님 곁에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첫댓글 상세한 설명 조감도 까지 감사합니다 . _()_
순례의 길 즐겁게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
스님께서 열어주시는 순례의 길은 마음속 깊이 고요한 강물이 흐르고 햇살에 반짝이는 꽃들이 피어있으며
잔바람에 꽃잎 흐드러지게 날리는 향기로움이 있어 부처님 곁에 새처럼 날아가 앉게 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자신의 신심과 자신의 열정과 자신의 정진력으로 성취해 가는 순례길이지요. ^^
아름다운 탑보다 아름다운 강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이 순례자들에게 빛나고 있는 것이 참 좋아보입니다. 다음에는 저도 동참을 해보아야 할텐데요.
이미 그 아름다움에 동참한 셈이지요. ^^
인간의 탐욕이 순수한 마음을 지배한지 오래인 현실을 생각해보면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일들이 얼마나 불가사의한지를 다시한번 느깁니다.
부처님을 향한 마음을 담아 황금탑을 조성하고 끊임없이 부처님을 찬탄하며 살아가는
미얀마 사람들의 곱고 아름다운 마음을 배웁니다. 감사합니다._()()()_
미얀마를 순례할 때 가장 행복해지는 것은 미얀마 사람들의 그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
스님의 순례기는 읽는 사람도 함께 나를 찾아 순례를 떠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용한 아침풍경 속에 우뚝 솟아있는 아름다운 금빛 탑, 그 모습이 부처님의 모습과 겹쳐지고, 정성스럽게 예불을 드리는 순례자들의 모습과 겹쳐지고, 마음으로 순례를 떠나는 저의 모습과도 겹쳐집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부처님의 아름다운 빛이 자신에게서도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을 열고 읽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
부처님의 향기를 ~
무량한 그 빛을~
한량없는 신심으로 형상화시킨 쉐지곤 파야~
삼보에 귀의합니다! 감사합니다!_()()()_
미얀마 사람들의 그 신심이 참으로 대단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