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를 뽑을 때 <대부>는 해가 갈수록 순위가 올라가서 이제는 어떤 조사에서도 1위 아니면 2위로 결과가 나옵니다. <대부>에는 화면을 압도하는 컴퓨터 그래픽과 현란한 액션이 없습니다. 사람을 웃게하는 장면도 없고 장쾌한 영상미도 없습니다. 오직 한치의 틈이 없는 스토리와 대사, 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의 더할 수 없는 위대한 연기와 다른 조연들의 완벽한 조화가 음영짙은 카메라 촬영을 만나 이런 위대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어쩐지 구슬프면서도 대부 패밀리를 딱 맞게 묘사하는듯한 ost는 또 어떻습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에 눈을 못 떼게하는 진행은 더할 수 없는 재미를 줍니다.
<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엄청난 특수효과와 현란한 액션과 장대한 영상미를 보여주지만 뜬금없고 개연성 없는 스토리 때문에 그 엄청난 영상에도 불구하고 지루한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에 배우의 연기라는 것은 누가해도 똑같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시리즈>에 먹칠하는 3억달러라는 제작비가 아까운 영화입니다.
<남산의 부장들>은 김재규, 박정희, 김형욱에 관한 영화입니다. 물론 다큐가 아닌 픽션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을 거의 충실하게 재현한 것처럼 보입니다. <백두산>과는 달리 한번도 말장난이나 웃음을 주는 장면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영화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고 재미있습니다. 이병헌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거의 완벽합니다. 마치 <대부>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 나온 미국에 의한 청와대 도청사건이 언론에 공개되었을 때, 그래도 돌아가는 시국상황을 알고있던 대학생들은 가만히 있었지만, 유신교육을 충실하게 받고 있던 고등학생들은 "미국은 사과하라"는 관제데모를 전국적으로 벌였습니다. 영화를 보면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인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1978년으로 나와 2학년 때 같기도 합니다. 수업하고 있는데 <학도호국단 연대장>(그 때는 학생회장을 뽑지않고 학도호국단이라고 해서 군대체제로 연대장을 교장이 임명했었습니다.)이 "학우들은 궐기하라"는 방송을 했고 모두 운동장에 모여 반미 궐기대회를 했습니다. 일부 흥분한 학생들은 닫힌 교문대신에 담을 넘어서 길거리로 나가기도 했지만 그것은 관제데모의 허용범위를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금방 붙잡혀 돌아왔습니다. 그때 우리 딴에는 제2의 4.19 의거에라도 참여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지만, 정부가 허용해준 관제데모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유신 체제가 반민주적인 체제이고, 박정희가 독재자라고 알려준 선생님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우리끼리 몰래 대화할 때 유신헌법이 독재체제라는 말이 나왔을 뿐입니다. 그래도 유신헌법과 박정희를 찬양하는 선생님도 없었습니다. 그때는 모두 말을 닫고 사는 시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