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장 껴도 되요?
도외지의 밤은 깊어만 가는데,
도심의 밤은 오히려 불야성을 이루며
휘황찬란한 네온불빛 아래 젊은이들이 젊음을 불태우며
갈길 몰라 헤메는 중년들의 휘청거림이 안타까운 밤이다.
아직은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을 딸아이가
아빠 엄마의 힘들어 함을 조금이라도 돕는다며,
시작한 과외.
아이의 방에 불이 켜있지를 않다.
자기 공부에도 힘이 들고 벅찰텐데.
아직 오지를 않은 딸아이에게 문자를 보낸다.
"딸 지금 어데있는거지?"
"지금 태우러 와"
"알았져"^^
부르르르릉 ~~~~~~~~~~
집에서 2~30분 거리에 있는 딸아이가
과외 하는 곳으로 출발 ~~~~~~~
"딸 힘들었지?"
"아니^^조금 !!
잠시 정적이 흐른다.
"아빠 강변에 다녀오면 안되?"
"왜?
"그냥 내일 나, 학교에 안가거든!"
"그래? 그럼 엄마 나오라고 할까?
띠르르르르릉 ~~~~
"알았네! 그럼 다녀 오리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딸 아이와의 벙개팅^^*
차는 집근처를 지나 강변도로로 직행 .
한강변의 운치 있는 야경.
바람은 솔솔 차창 문을 두드리고
오색찬란한 형형색색으로 운을 띠워놓은
한강의 다리는 보는이들로 하여금
아름답다는 탄성을 자아 내기에 충분하다.
차량은 미끄러듯이 잠실선착장으로 내려간다.
사랑스러운 딸과의 벙개팅
가슴이 설레인다.
"딸 저기 보이는 OO레스토랑에서 차한잔 할까?"
"아니! 그 돈 쓰려면 나줘.
머리하게 머리가 엉망이야!
동생이 뭐라고 하는 줄 알아?
"누나 좀 꾸미고 다녀 그렇게 다니니까.
남자 친구가 하나도 없지"
그런단 말이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차문을 열고 바람 좀 쏘일까?"
"아니? 밗으로 나가 조금만 걸어"
잔디를 밟고 가는 나에게 딸이 조심스레
내 팔장을 낀다.
"오늘은 분위기도 그렇고 하니
아빠 팔장을 내가 껴 줄께^^*
아빠 팔장을 꼭 껴 오는 딸아이의 따스한
체온이 전해 온다.
이런게 사랑이구나.
이제 아이가 아니고 다 커 버린 딸아이
언제 이렇게 커 버렸을까.
한강의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조금 추웠다.
"아빠 춥다.우리 차로 다시 가자.^^
"그래 이제 시간도 너무 지났으니 이제 그만 갈까?"
"그런데 아빠 자동차 극장 나 한 번도 안 가보았는데
우리 거기 한번 가볼까?
"오케이"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한
탄천 자동차 전용 극장으로 이동
이렇게 시작된 또 다른 데이트
티켓을 사려고 창문을 열어주니 표파는
사람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넹^^
우리 사이 불륜 아닌뎅 ㅋㅋㅋ
"포세이돈 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너무 박진감 넘치는 스릴에 딸아이의 온 시선이
언제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지.
또 언제 이렇게 사랑하는 딸아이와
이런 시간을 가질 수가 있을까.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간은 자정을 훨씬 지나 새벽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 삶속에 가장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
우리 가정에 순수함의 질서를 다시
회복하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가장은 가장으로서의 위치에서
엄마는 엄마의 틀 안에서 그리고
자녀들은 그 울타리안서 부모님들의
보호함과 따스함 속에서
저들의 꿈과 행복을 누리면서 키워 나가,
이 시대의 꿈나무로서
밝고 힘차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시작된 너무나도 행복한 우리
부녀지간의 벙개팅은
해피 앤딩으로 마무리 되었다.
첫댓글 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라고 불렀지요...직장 초보 시절 추석에 큰집에 차례지내러 가면서 처음으로 아빠라고 불러보고 팔짱도 끼고...근데 습관이 무섭더군요...아빠 소리가 영 불편해서 다시는 안하지요...그냥 아부지가 저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