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리
오층석탑(羅原里 五層石塔)
경주 황성동에서 서천을 건너 안강쪽으로
1.5km 지점에 있는 나원리역 서쪽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천 수백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본래의 화강암 색깔을 간직하고 있어서 일명 나원백탑으로도
불린다. 통일신라 초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층석탑은 높이가 9.76m이며, 국보 제39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석탑이 소속되었던
사찰의 이름은 알 길이 없으나 본래 산지가람의 형태로서 탑은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하며, 그 언덕 아래의 논,밭 쪽에 건물이 배치된 산지가람
중에서도 특이한 가람배치를 하고 있는 사찰이다.
탑은 2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건립하고 그 정상에 상륜부를 형성한 신라석탑의
전형적 양식으로 경주지역에서는 감은사지 삼층석탑, 고선사지 삼층석탑,
다음가는 큰 규모의 석탑이다. 여러 개의 장대석으로 구축된 지대위에
기단부를 형성하였고, 하층기단 면석은 네 개의 돌로 짜여지고 각 면에는
양쪽 우주와 세 개의 탱주가 정연하게 모각되어 있다. 갑석은 네 개의
판석으로 결구하여 덮었는데, 상면에는 2단의 굄대를 마련하여 그 위에
상층기단을 받고 있다. 상층기단 면석은 각 면에 1장씩 도합 4장의 판석으로
조합하였으며 각 면에는 양쪽 우주와 두 개의 탱주를 모각하였다.
탑신부는 각 옥신석에
양 우주가 모각되고 2층이상의 체감은 없는 편이며, 초층옥신은 4장의
판석으로 조립되었고 2층이상은 한 개의 돌로 조성되었다. 옥개석의
초층과 2층은 낙수면과 받침부를 별개의 돌로 조성하여 쌓았으나 3층
이상은 한돌로 하였다.
각 층의 양식이나
수법은 모두 같아서 아랫면에 5단씩의 옥개받침이 있고, 낙수면 위에는
2단의 각형굄을 마련하여 그 위에 부재를 받치고 있다. 낙수면의 네
귀퉁이 반전이 커서 높은 층수와 어울려 전체적으로 경쾌한 탑신부를
보이고 있는데, 각 전각부분에 풍경을 달았던 작은 구멍이 있다. 상륜부는
파손된 노반석과 노반 상면에서 절단된 찰주가 남아 있을 뿐이다.
한편, 1995년
11월24일부터 1996년 7월말까지 탑의 붕괴를 염려하여 문화재관리국에서
해체·복원을 하였는데, 1996년 3월15일 해체시 3층 옥개석 부분에서
바깥이 강회로 단단하게 밀폐된 사리공속에서 사리함이 안치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리함의 뚜껑 뒷면에는 연화당초문이 새겨져 있고
사방측면에 서역인의 모습을 한 사천왕상이 정교하게 선각되어 있었다.
사리함을 개봉한 결과 금속의 탑제와 불상들은 석탑구조를 그대로 축소한
것과 같았으며, 상륜부와 보륜 주위로 빙둘러서 영락장식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네 모서리가 반전되어 약간 치켜 올라간 3층 옥개석의
추녀 끝에는 풍경이 전혀 손상되지 않은 채 매달려 있었다. 이러한 예는
아직까지 없었던 매우 중요한 자료로서 불교미술사학계는 당시의 탑양식을
연구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당시 발견된
사리장엄구는 1996년 9월6일 현장에서 승려와 불교신도 70여명과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재봉안되었다. 나원리 석탑 발굴과정과 재봉안과정
등을 기록한 봉안기는 사리공위에 봉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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