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독자 정중효입니다.
일전에 정형철 선생님께서 이 위기의 시대에 과연 녹평독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토로하신 메일을 보내셨습니다.
그 답답한 마음. 저도 이루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전국의 녹평 독자께서도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무언가 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 것 같기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작년부터인가, 제작년부터인가 녹평에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의 글들이 자주 실렸습니다. 그 분의 말씀은 이제는 '사회 전환 운동'을 위해 힘써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그 사회 전환이란 물론 생태적인 사회 전환이라는 것이겠지요. 그럼 생태적 사회전환이란 무슨 말일까요?? 생태적으로 자립가능한 지역사회를 건설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물론 생태의 의미 와 지역의 한계를 어디다 둘것이냐 하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지금 한창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전환을 비롯해서 의식주의 전환, 교육의 전환, 가치관의 전환, 의료체계의 전환 등등등. 사회를 구성하는 각 요소들의 동시다발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이러한 전환의 문제를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것! 바로 그것 아닐까요???
저는 박승옥 대표님의 '사회 전환 운동'에 관한 메세지를 아주 인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지금까지의 환경운동이나 생태운동은 그 대부분이 반대운동으로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새만금 반대, 천성산 반대, 한미FTA 반대, 대운하 반대 등등등... 작금의 현실에서 아 사회의 주류세력들이 추진하려는 환경파괴, 생명파괴의 일들이 너무나 큰 규모의 것들이어서 그 파괴력으로 인해 막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이었습니다만, 이러만 반대운동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집중하다 보니 싸움이 끝나면 이내 지쳐버리고 그 동력을 상실하기 일쑤였습니다.(그렇다고 그 반대운동이 의미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반대 운동이 대중적인 지지를 얻느냐!! 그것도 아니었습니다.(물론 현재의 환경운동 자체가 전반적인 지지를 받는건 아니지만요...) 녹평도 이런 점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현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와 근본적인 비판을 통해 화두에 계속 던져 주었지만, 우리가 이루어야 할 사회의 구체적인 모습과 우리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한 것이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현실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끌어올 수 있는 운동이 새롭게 모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전환 운동'이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반생태적이고, 반환경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대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대안적 활동들을 동시적으로 끌어오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 사회 전환 운동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가 문제겠죠? 여기에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 사회전환운동을 꾀하느냐가 궁극적으로 우리 녹평 사람들이 지역에서 해야 될 일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부산 녹평 사람들은 현재 녹색대학이 펼치고 있는 '지역의 생태 문화 공간 창조 운동'을 매우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녹평 독자들 중에서 녹색대학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분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제가 주목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녹색대학을 너머 그들이 미래로 가고자 하는 가치와 철학에 관한 것입니다.(현재의 녹대에 대한 이미지는 잠시 지워두시고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녹대가 펼치려고 하는 것은 지역을 생태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말로는 생태적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막연한 감상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생태적 사회에는 여러가지 구성요소가 있을 것입니다. 의식주, 의료, 에너지, 교육, 철학 등등등 갖가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각 요소들을 창조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당연히 많은 사람들과 물적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겠죠? 우리가 사회전환을 위해 스스로 그 인적 자원이 되어서 물적 자원을 끌어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적 토대없이 사회가 변화될리가 만무합니다. 혁명도 사람이 어느정도 있어야 가능한 법입니다.
이러한 인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녹평 사람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한 일에 꼭 녹색대학의 이름을 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어떤 이름이 되었건 어떤 조직이 되었건 지역을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진행된다면,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녹대가 좋은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각 요소별로 쪼개져서 진행되던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들을 하나로 묶어서 종합적으로 해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물론 아직 미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통합적으로 인적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자신만의 분야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를 유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깐요....
지금 부산에서는 부산 녹평 모임과 여러단체들이 연대해서, 생태적 문화가 넘실대는 사회를 창조해 낼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결국 그런한 사람들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 낼 것으로 봅니다. 올 봄이면 작지만 의미있는 모습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이 거대한 사회를 당장에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하지만, 성경에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씀처럼 생태적 사회 전환을 위한 깊은 철학과 고민을 가지고 끊임없이 행동하고 행동한다면, 아주 작은 변화를 일구어 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우리 녹평 사람들의 고민과 시름, 한숨도 깊어가리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즐거우면서도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일들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눈을 감고 곰곰히 생각해보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보일 것입니다.
녹평 사람들!!! 힘내세요.................사랑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저는 녹평을 안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모르는 것이 많은데... 여울님의 글을 읽고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사회전환운동의 필요성 저도 적극 지지합니다. 지금 현재의 경제구조나 사회구조로는 사람들의 삶에는 미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분명 어려운 길이지만... 다같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힘나는글 고맙습니다. ^^
안녕하세요...여울님. 글 잘 읽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간단하지 않은, 깊은 고민의 흔적을 공유할 수 있게 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짧은 덧글로 달기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가 느껴집니다. 여울님이 제기하신 문제의식에 일단 공감하면서 좀더 깊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제 소견을 밝혀 볼까 합니다. 가능하다면 많은 독자분들도 여울님의 글에 여하한 형태든 생각들을 모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