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선교 사역에선 전무후무했던 너무나 특별했던 2주간의 사역을 마치고 버스로 30시간을 이동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아마존.. 어디를 가든지 "얘들아~"하고 부르면 수십명에서 백명 넘는 아이들이 몰려 나오는 남미 어린이 사역.
그동안 제가 다녀온 외지 사역은 늘 어린이는 넘쳐 나는데, 사역자가 부족해 복음을 전할 자가 없고, 복음을 듣지 못한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어디든지 불러 주시면 달려가 정신없이 열심을 다하여 복음을 전하며 얼마나 즐겁고 기쁘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사역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사역자들이 세 지역으로 나뉘어지고 또 다시 세 그룹으로 나뉘어져 지역 전도를 하고, 3일 클럽 사역을 하는데, 사역을 마치고 간증을 하는 날 대부분의 사역자들의 눈에서는 목이 메인 처절한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브라질 사람] 특유의 미소와 포옹과 다정함과 정다움을 이쪽 지역에선 찾아 보기가 어려웠고, 특히나 복음을 전하기에는 얼마나 어려웠는지 글로 다 쓸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브라질 어린이 전도협회 베테랑 사역자들이 이런 곳은 처음이라며 고개를 설레 설레하고 고전하며 매일 복음의 씨앗을 열심히 뿌리고 다녔고, 그나마 저희는 너무 감사하게도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훨씬 더 수월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고, 많은 부모님들과 어린이들이 쉽게 마음을 열어 주었습니다.
더운 것이 아니고 뜨거워 살이 타들어 가는 듯한 기온과 높은 습도로 인하여서 사우나 안에 있는 것처럼 얼굴과 팔에서 비를 맞고 있기라도 한 듯이 땀이 줄줄줄 흘러 내렸습니다.
저와 짝꿍이 된 15살 Lavinia는 짝꿍을 잘못 마난 탓에 그 무더위 속에서 걷지도 못하고 뛰어 다니면서 저와 함께 아이들을 찾아 다니고 글 없는 책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너무 더워서 12시부터 2시까지는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길에 사람 하나 보이지 않지만, 집집마다 방문하고 아이들을 애타게 불러가며 한 명에게라도 더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 했습니다.
밤 8시가 되어야 해가 지기 시작하고, 그 시간이 되어야지만 아이들이 하나 둘 집 밖으로 나오고, 아이들이 나와도 부모님들이 복음을 전하는 것에 허락을 하지 않는 지역이었습니다.
세 지역으로 나뉘어져 복음을 전했는데, 한 지역에서는 복음을 전했다고 어린이 학대로 경찰서에 고발장이 접수되어져 사역자들이 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을 정도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고, 우상 숭배가 깊은 지역이었습니다.
그 많은 사역자들이 2명씩 짝을 이루어 최대한 많은 지역에서 복음을 전했는데, 3일 클럽에는 3명씩 참여한 지역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저와 남편만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을 모을 수 있어서 29~51명의 아이들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브라질에 이런 지역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겐 너무 큰 충격이었고, 예수님의 이름을 살면서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아이들 그리고 교회를 한 번도 들어가 본적이 없는 아이들, 해와 달과 별을 창조한 분이 하나님이란 사실을 모르는 아이들, 하나님이 그냥 세상 모든 신들 가운데 한 신이라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도 기암했지만, 태어나 살면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찬양을 가르쳐 주었을 때 아이들 얼굴이 변하며 묶임에서 풀어지는 해방의 기쁨을 볼 수 있었고, 글 없는 책을 통하여 복음을 들었을 때 듣기 전과 들은 후 아이들이 받은 충격과 기쁨과 환희를 아이들의 얼굴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두 번, 세 번.. 반복하여 저에게 찬양을 가르쳐 주고, 복음을 전해주어 고맙다는 말을 했는데.. 고맙다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진심이 담겨져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저의 목을 꼭 끌어안고 고맙다며 쉽게 저를 놓지 않았던 아이들의 숨결과 따스함이 아직도 남아져 있습니다.
둘째주에는 갑작스럽게 교인의 초청으로 저희 부부만 따로 Quaraí라는 지역으로 가게 되었는데, Marcelo와 Tassia 부부의 귀한 섬김으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고, 마지막까지 하나님께 영광 올려 드리며 사역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남미 어디를 가도 그 누구도 어린이 사역을 위해 사역자를 초청하면서 비행기표, 버스표, 숙소 비용을 대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자 성도가 어린이 전도에 열정을 가진 분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어린이 전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어린이 전도에 열정을 가진 분들은 가장 가난하고 헐벗고 궁핍한 가운데 계신 분들임을 보게 됩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남미 어느 지역을 가게 되도.. 그 지역에서 가장 가난한 목사님이나 성도의 집에서 먹고 자고, 늘 100% 자비로 사역을 다닙니다.
창고보다도 못한 허름한 집에서 더위와 모기떼, 도마뱀, 엄청 큰 바퀴벌레와 거미들과 함께 지내며(쥐만 돌아 다니지 않아도 감사) 화장실도 밖에 한참 걸어가야 하고, 물도 쫄쫄 나와 샤워를 할 수도 없어 물칠만 대충하는 그런 환경에서 사역을 합니다.
저희가 가지고 간 짐들 중에 왠만한 것들은 목사님이나 성도의 집에 다 내어 드리고 와야 할 정도로 열약하고 가난한 분들과 함께 지내며 매번 더 겸손해지고 청빈의 삶을 살아가도록 배우고 결단하는 시간이 됩니다.
이렇게 찢어지게 가난한데.. 어떻게 이 분들이 어린이 전도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어린이 전도에 이 뜨거운 열정을 갖고 계신 것일까요? 하나님이 하신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임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가장 가난한 분들과 함께 지내기에 먹고 마시는 것은 늘 각오를 하고 가는데, 이번에는 먹고 마시는 것에도 충격이었던 것이.. 이곳은 며칠이 지난 빵과 음식을 계속 먹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성도들이어도 그 분들 형편에선 최고로 정성을 들여 식사를 준비해 주시는데, 이번에 간 곳은 빵이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계속 그 같은 빵을 주셔서 먹기가 너무 힘이 들었고, 더위로 인하여 야채라 귀한 곳이라 살라다도 없이 한국식 볶음밥과 같은 밥만을 먹는데 95%가 밥이고 5%만 아주 잘게 썰어진 고기가 섞여 있었는데, 그것을 며칠씩 계속 뎁혀 먹어야 했습니다.
아마 그 지역에선 이것이 당연한 일이었던거 같은데, 저희에겐 먹는 것이 참 힘들었고, 그마나 양이 부족해서 이틀은 저희가 싸가지고 간 컵라면을 새벽에 배가 고파 몰래 끓여 먹기도 했습니다.
처음 한주간은 교회에서 지내고, 둘째주에는 저희를 초청한 성도님 집으로 버스를 타고 2시간 떨어진 지역에서 지냈는데, 허름한 나무 판자집이었지만 안방을 내어 주시고 부부는 다른 집에 가셔서 주무시며 저희를 사랑으로 잘 섬겨 주셨고, 처음으로 버스표까지 자비로 구입을 해주셔서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한국의 70년대 차처럼 보이는 아주 낡고 무엇 하나 성한 것이 없는 털털거리는 차로 저희를 태워 다니고 아이들을 태워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해서 하나님 이 가정을 축복해 주세요 하고 기도가 쉬지않고 나왔습니다.
이미 첫주에 저희 물건들 중에 나눌 수 있는 것들은 사람들에게 다 나누어 준 상태라 이 부부에겐 더이상 나누어 드릴 것이 없어서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은 기도 뿐이라 그 집에서 지내는 내내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하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제가 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하나님께서 이 부부와 9, 3살 아들들을 축복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내되시는 분의 부모님이 우루과이에서 선교사의 삶을 살고 계신다 하는데, 선교사님 딸이라 그런지 선교사를 섬기는 마음이 참 귀하고 섬세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1장 30절
둘째 아들에게 가서 또 그와 같이 말하니 대답하여 이르되 싫소이다 하였다가 그 후에 뉘우치고 갔으니
불순종하려다 뉘우치고 간 둘째 아들처럼 어떻게든 이번 사역에 함께 가지 않으려고 꾀를 쓰다가 갔던 저에게 이번 사역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시간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난히 저를 좋아해주고 따라주었던 아이들.. 저처럼 선교사가 되겠다고 작정한 아이들이 19명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복음 목걸이와 열쇠 고리를 선물로 받고, 제가 자신들에게 복음을 전해준 것처럼 자신들도 다른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만나기 힘든 지역에서 저를 데리고 다니며 아이들이 있는 집을 하나 하나 가르쳐 주며 도움을 준 아이들.
집집마다 함께 다니며 제가 아이들에게 찬양과 복음을 가르쳐 주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자신들도 다 배우고 외웠다고 하길래 아이들을 시켜 보니 얼마나 잘하던지요?
찬양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찬양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며 더 배우고 더 외우려 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선교사가 되기로 작정한 19명의 아이들을 통하여서 척박한 그 땅에 복음의 씨앗이 셀 수없이 많이 심겨져 풍성한 열매를 하나님께 올려 드릴 수 있도록 기대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