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祭(축제)
이 필 재
발단
축제의 시작은 각자의 일과가 끝난 저녁부터 시작됐다.
축제의 참가자들은 일과를 끝내고 축제장으로 가기위한 약속 장소로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내가 도착하니 병현(안)이가 먼저 도착해 있었지만
그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에게 들어가자고 하니 담배를 들어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장소의 주인인 친구(신병철)가
자리를 지키고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병현이가 안으로 들어오고 그 뒤를 성호(신)가 자장면 배달하던
호영(박)이를 데리고 따라 들어왔다.
그곳에서 봉투를 만들고 참가비를 걷었다.
석규(박)를 가는 길에 태우고
다른 참석자(이종언)를 데리고 가려고 여주로 갔다.
전개
종언이를 기다리는 그의 아파트 앞 상가에서
잠시 그를 기다리며 축제의 준비물을 샀다.
소주, 맥주, 안주, 만두, 호떡......,
참가자는 모두 일곱 명,
차는 병철이의 승합차,
차가 출발하자마자 소주와 맥주잔이 왔다 갔다 했다.
축제의 장소는 경북 영천이었지만
축제는 이렇게 진행 되고 있었다.
다들 저녁을 먹지 않은 터라 만두를 먹었다.
그리고 호떡을 먹었는데 호떡은 반갑지 않은 준비물 이었다.
좁고 어두운 차안
호떡을 먹기가 영 불편했다.
호떡의 뜨거운 설탕물이 질질 흘렀기 때문이다.
다들 손과 옷에 묻히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고속도로를 달렸다.
첫 번째 휴게소에서 다 같이 라면으로
저녁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술잔이 쉬지 않고 돌고 한 놈 한 놈씩 퍼지기 시작했다.
병철이는 승합차를 가졌다는 이유로 저주를 받았다.
가는 길 쉬지 않고 핸들을 잡았다.
永川 시내를 뒤적거려 우리를 축제로 초대해 주신
운용(이)이 장인의 빈소가 있는 장례식장에
자정이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위기
차가운 내륙의 겨울바람이 우리를 깨웠다.
추위에 도망치듯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운용이의 환대를 받으며 우리를 축제에 초대해주신
고인의 빈소 앞에서 분향을 하고
모임에서 준비한 부의금과 각자의 부의금 전달하며
우리의 책무를 다하였다.
감사의 路資로 상주에게 1만원씩을 받았다.
떡, 국, 밥, 과일 그리고 금복주(참소주)로 우리의 축제를 이어 나갔다.
상주에게 받은 1만원의 노자가 노름의 밑천이 되어
참가자 모두를 私心과 貪慾(탐욕)의 세계로 끌어 들였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 마음을 보이지 않았다.
딴 놈은 잃은 놈 주고 그래도 잃으면 패를 돌려 고리를 뜯어
다시 판으로 들어오고 그렇게 판은 쉬지 않고 두어 시간을 돌고 돌았다.
끝이 없는 화투판!
몰아주기 한판으로 판을 끝냈다.
절정
난 본전을 빼고 나머지 돈을 총무에게 주었다.
생각지 않은 경비가 생긴 것이다.
운용이와 그의 처에게 인사를 하고 장례식장을 나와
다시 병철이의 차로 올랐다.
아직도 기사는 병철이!
석규가 교대해 준다고 술을 먹지 않았지만 병철이도 술을 참았다.
술을 참을 놈이 아닌데 이상스러웠다.
병철이의 본색이 거기서부터 나오기 시작 했다.
과메기나 먹고 가자!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대구로 가야할 차가
포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말이 분분했다.
성호는 아침 일찍 현장에 가야한다하고
호영이는 장사준비를 해야한다하고
종언이는 출근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병현이 석규, 나는 아무 상관없으니
걱정하는 그들을 농담과 웃음으로 놀려먹었다.
투덜거려도 소용이 없었다.
버스는 떠났으니 말이다.
그들도 포기하고 같이 줄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축제는 이어져 갔다.
이정표를 보고 죽도시장으로 갔다.
밤도 아니고 새벽도 아닌 세시,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닿아 썰렁했지만
우리 같은 사람을 기다리는 상점들도 여럿 있었다.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횟집에서 과메기를 두상 시켰다.
그곳에서 맛좋은 과메기에 병철이도 술 먹고 성호도 술 먹고
종언이도 술 먹고 병현이도 술 먹고 호영이도 술 먹고
나도 술을 먹었다. 非夢似夢으로......,
결말
과메기가 맛있어 다 같이 꾸역꾸역
안주가 좋아서 술도 꾸역꾸역
친구가 좋아서 말도 꾸역꾸역
모든 것이 좋아서 웃음도 꾸역거렸다.
돌아오는 길,
병철이 차는 기다리던 석규에게 건네어졌다.
시장을 한 바퀴 돌아 과메기를 샀다.
그곳에서부터 기억은 조금 조금
어두운 고속도로를 달리고
휴게소에 들러 필요한 놈들은 볼일을 보고
다시 달리고 휴게소에 들러 또 볼일을 볼 놈은 또 보고
동녘이 밝아오는 새벽 마지막 휴게소에서 또 볼일 볼 놈들은
볼일을 보았다.(볼일은 알아서 보고 알아서 생각하세요)
새벽도 아니고 아침도 아닌 시간
축제의 참가자들은 차에서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그들만의 축제는 막을 내렸다.
-우리에게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운용이 장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고향친구들의 우정이 영원하기를 바란다. -
첫댓글 명복을 빌며 우정쌓기 좋은 기회입니다.
함께할 자리가 돈독한 우정을 만들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표현을 축제로 하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