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큼 다가온 돌로미테 트레킹을
돌로미테의 계절이 다시 내년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여행을 준비하지만, 요즘은 한 가지 걱정이 먼저 생깁니다.
내년에도 저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조금씩 아파오는 무릎은 나이 탓일까.
아니면 그동안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일까.
여행을 안내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늘 강한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세월 앞에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무릎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돌로미테를 포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무릎 상태부터 정확히 확인하고, 치료가 필요하면 치료를 받겠습니다. 평지를 걷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키우고, 계단과 완만한 산길을 거쳐 긴 오르막과 내리막에도 천천히 적응하겠습니다.
무릎이 아픈데도 정신력으로 버티는 산행은 하지 않겠습니다.
잘 걷는 사람의 속도에 맞추기보다 내 몸의 속도에 맞추고, 두 개의 스틱을 제대로 사용하며, 배낭 무게도 최대한 줄이겠습니다.
출발을 앞두고는 하루만 걸어보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이틀 연속 산길을 걸어본 뒤 무릎의 통증과 회복 상태까지 확인하겠습니다.
현지 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날의 몸 상태와 날씨에 따라 코스를 줄이고, 긴 내리막은 케이블카로 대신하며, 필요하면 쉬어가는 것도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이것은 비단 저만의 준비가 아닙니다.
비젼투어와 함께하는 고객 대부분이 저와 비슷한 나이입니다. 무릎이 걱정되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으며, 가고 싶은 마음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먼저 준비하고 직접 걸어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도에 그어진 길만 보고 일정을 만들지 않겠습니다.
실제 오르막과 내리막은 얼마나 긴지.
중간에 쉴 곳과 화장실은 있는지.
케이블카로 대체할 수 있는지.
힘든 분이 생겼을 때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비와 안개, 강풍이 찾아오면 어떤 길로 바꿀 것인지까지 확인하겠습니다.
우리의 여행은 정상에 먼저 도착하는 경쟁이 아닙니다.
조금 천천히 걸어도 좋습니다.
한 번 더 쉬어가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돌아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아름다운 길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젊었을 때처럼 무작정 걷기보다, 지금의 몸을 이해하고 더 현명하게 준비하려 합니다.
돌로미테는 강한 사람만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자신의 몸을 살피고 꾸준히 준비하며, 필요할 때 속도를 늦출 줄 아는 사람이 끝까지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저부터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고객 한 분 한 분이 걱정보다 기대를 안고 돌로미테에 설 수 있도록, 더 안전하고 여유 있는 길을 만들겠습니다.
내년의 돌로미테에서 우리는 빠르게 걷기보다 오래 바라보고, 정상의 높이보다 함께 걸어온 시간을 더 소중하게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