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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 30
ㅡ아침 8 시면 꾸물꾸물 생면부지 사람들이 모였다.
틀린 사람들이 같은 생각으로 모인것이다.
"어여 하구 가야지!"
동네 미장원 앞이다.
예전 같지 않아서 동네 사람들 끼리
누구 엄마로 통하는건 고사하고 얼굴도 모르는 한동네 주민이다.
ㅡ미장원 샷시 유리에 쥔장 전화번호
쓰인 종이가 붙어 있는데 전화하는 사람은 없다.
학교 칠판에 쓰여진 산수문제 처럼
골똘히 생각하는 학생들 표정 뿐이다.
광고지 빈자리에 볼펜으로
여러번 겹쳐 쓴 숫자엔 정답 마저
썻다지웠다를 해야할 것 처럼 보인다.
얼마나 많은 날들의 아침해를 맞았는지
만지면 부서질 듯 누렇게 낡은 모시 같다.
ㅡ아줌마 1.
염색물이 빠져 쏟아진 맥주색을 띄고
기어나온 속머리는 바람결에 허연 고쟁이 처럼 바람을 탓다.
보스턴 가방을 팔에 짧게 걸고
미용실 문턱에 앉은 폼이
일등으로 왔고, 주인장은 도착 전이며
당신들은 나를 넘을 수 없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나이가...70대 중반정도?
저 맥주만 쏟아지지 않았다면 60대 초반이리라.
ㅡ아줌마 2ㆍ
제법 격식있게 갖춰 입었다.
컬이 반 쯤 풀린 파마는 평소 손질 좀 하구다닌 듯 쎝팅이 남아 있고,
얄프리한 겨자색 목티에 난초색 정장,
연두빛 도는 갈색 낮은 구두,
왼쪽 가슴에 명찰처럼 달려있는
진주브로치가 아줌마를 사이다 처럼 보이게 한다.
흠...나이가...줄여봐도 60대 후반!
ㅡ아줌마 3.
엄살..짜증..잔소리..
아직 입은 벌리지 않았지만
미장원 주인장 보자마자 늘어질 푸념이
아줌마 등짝에 딱 달라붙어 있는 큰 베낭에
가득 담겨져 있을게 뻔하다.
저 아줌마한테 친절하게 말 걸었다간
옆 집 사는 아저씨 담배꽁초 버리는
얘기까지 들어줘야 헤어날 수 있다.
눈 안 마주치는게 상책이다.
나이가...60 은 넘었겠다.
그래.
모든 기가 입으로 쏠릴 나이지.
ㅡ아줌마 4.
컬 풀린 단발은 어깨까지 내려왔다.
분명 파마 시기를 두 번 넘겼을 것이고
어제까지만 해도 노랑고무줄로 묶고 있었을게다.
오늘 파마를 한다면
"머리는 귀 바로 밑에 까지 잘라 주구요,
뼈다구 젤루 가는 거로 빠글하게 말아주세요."
얇은 입술에 병아리처럼 튀어나온 입이
그렇게 말하는 듯 했다.
나이가...60대 중반...염색빨인가!
ㅡ아줌마 5.
헥 헥 헥...
뭉기적 거리며 골목을 돌아나오는데
모인 아줌마들은 막장드라마가 그렇듯,
올 줄 알았다는 듯 그쪽을 보고 있다.
손에 들린 갈색 작은 가방에
꽁무니를 감추지 못한 삐줏한 담배갑이
아줌마가 흔드는 대로 시소를 탓다.
느릿한 걸음에 녹아나는 퇴행성 무릎관절은
미용실 낡은 쇼파를 향해 질주하듯 휘청였다.
상체비만.
모인 사람중에 제일로 뚱뚱 했고
압도적인 시선을 받아내기 충분했다.
내몸이 아프니 남 상관치 않겠다는 표정으로
미장원 문턱에 앉은 아줌마라도 밀어낼 기세다.
나이가...60도 않됐겠다.
덩치가 있어서 더 나이들어보일수도 있는데...
ㅡ미장원 아줌마 6.
미장원 사장님은 빨라야 아침 9시 30분에 헐레벌떡 도착한다.
원장님으로 불러야 맞지만
반평생 머리칼로 집안 꾸리느라
그냥 아줌마처럼 생겼다.
싼 파마값에 영양제 1회 공짜, 커트 1회 무료.
돈 좀 아낀다는 아줌마들이 단골이고
보조직원 없이 미장원을 운영하다보니
너나없이 먼저 파마하려고 일찍 모였다.
커피, 설겆이, 전화, 택배,,
미용실 내에 잡일을 눈치껏 도왔다.
그래야 순번이 빨리 돌아오니 말이다.
아줌마 헐레벌떡 도착하려면 한 시간은 족히 남았다.
나이가...60대 초반
첫댓글 ㅎㅎㅎ 늘 즐겨워요 책여러권 내셔도 될듯 몇자적으면 쓸기없어요 올도 짱돌님글 잘읽고 퇴근합니다 낼 근로자의날 푹 잘쉬세요~^^
슛!
집으로 골~~인!
퇴근했어요.
퇴근하면서 이것저것 자연감상에
젖어 한 시간이나 늦었습니다.
유실수들이 앞 다퉈 꽃을 피워
열매를 키우려 합니다.
아프단소리 하나 없이 어찌 새끼를
매다는지..기특하기만 합니다.
낼 휴일이신가요!
전 근무합니다.
그래도 좋은 날.
행복한 저녁 되세요.
오마나~
이거슨~~~~!!
화려함의 대명사 수국인가요~~~
아플리케와 버튼홀필링을 스텝별로 참으로 정성껏 채우셨네요.
증말~ 다작의 금손이예요.
올해 두녀석 입시생이라 애미가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짱돌님 작품만이 위로를 해주네요.ㅎㅎ
줄기를 조금더 튼튼하게하고, 리본을 조금더 길게 빼면
완전 제 스퇄입니다. 하지도 않으면서 딴지예요.ㅎㅎㅎ
무거운 하늘 덕분에 앉아 있기보다는
누워서 뒹굴거리고 있습니다.
습기 가득하니 지난 여름 냇가 옆에
너무나 곱게 피었던 수국이 그려집니다.
화분에서 자란것과는 확실이 다른
야생수국을 꺾고 싶은 유혹이..
그때의 그 개울에 피었던 수국이
보라색이 아닌 파란색에 가까웠지요.
쎔 말씀대로 튼튼한 줄기가 필요합니다.
소심하게 표현됨을 인정합니다.
으흐흑!
넘 넘 이쁜 작품 잘보고갑니다!
글은 넘 길어 못보고 이쁜 사진으로 눈만 호강하고가요!
편히 주무세요!
칭찬 감사합니다.
윗 글은 우리동네 미장원 갔을 때의
모습입니다.
일 년에 파마 한 번 하는 짱돌이라
고급스런 미장원(샾?)은 가본적이 없지요.
그래서 모여드는 분들도 모두 저랑 비슷한 분들 같았습니다.
사실 짱돌이의 허접한 모습을 썻어야 했는데..
크흐흐..
수국과 라일락..참 좋아하는 꽃이예요. 나는 눈으로 꽃을 감상만 하는데 짱돌님은 마음먹은대로 아플리케도 하시고 수도 놓으시고..나도 저위의 아줌마들중의 하나가 아닐까싶네요~^^*
오밀조밀한 꽃들이 모여
다시 큰 덩어리 꽃을 만드는
아이들이죠.
수국을 보면 그냥 용서하고 싶어지죠.
근데 알고보니 옛 국왕이 나랏일에 바뻐 왕비한테 소홀했을 때
사과의 뜻(마음)으로 수국을 선물했다네요.
멋지지않나요^^
작은꽃들이 모여 큰송이를 이룬다는 말을 썼다가 지웠는데 짱돌님이 대신 써주셨네요~ㅎㅎ
@작은오솔길
수국좋아하는데~~
퀼트로 태어났네요. 너무 멋져요~~
칭찬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꽃송이를 아플리케하고
뒷면을 갈라 방울솜을 넣어
통통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꽃잎을 사각으로 퍼뜨려
최대한 벌렸습니다.
잎사귀가 화려해서 꽃잎이 부각되질 않았는데 솜을 채워 입체감을 주니
그나마 좀 볼 만 합니다.
깊은 밤 되세요.
넘 멋쪄요.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여전히 서짱돌님의 자수에 반하고 글 솜씨에 더더더 반하게 되네요. 비오는 수요일입니다. 즐거운 시간되세요~~~~~
인형서평으로 뵙구...반갑씁니다.
오월달 달력엔 뻘건 숫자가 제법
쓰여져 있네요.
모두가 그래서 좋은 오월달 이라고
그러는거...맞나요?
오늘 비가 내렸으니 녹음 짙은
여름 시작이겠네요.
전 여름을 많이 좋아합니다.
장마철도 좋구요.
올 여름 기대하면서..
성호맘님 왕칭찬에 감사드립니다.
신입 인사 드려요 꾸벅
어떤 분이신지 엄청 궁금해요
자수든 퀼트든 바늘로 하는 취미시라면 엄청 여성여성스러울 것 같은데 글은 또 좀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안목과 재주가 남다르셔서 부럽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먼저 인사해 주셔서 무한 감사드립니다.
여우카페에서 프랑스자수 배워서
인생 후반기를 자랑질로 채워가는
반백넘은 초라한(생긴게 그렇습니다)
아줌마 입니다.
자수작품 열심히 올리면 여우쎔께서
둘러봐 주시는데
깨알팁, 꿀팁 입니다.
그 배움이 좋아 오늘도 ..
실제 꽃보다 더 멋진솜씨 대단하십니다~부러워요~~
전깃줄에 앉은 까치가
거쎈 바람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좀 편한 자리에 앉았으면 했는데
우리가 바다써핑을 즐기듯
녀석두 꽁지를 연실 휘저으며
자릴 지킵니다.
벌써 어린이 날 입니다.
오늘은 바람없는 쾌청한 날이되야
야외로 나갈텐데요.
공주님도 즐거운 날 되십쇼.
칭찬 감사합니다.
제가 만든 미천한 자수 작품 올리다
앞에 올리신 꽃다발을 클릭했는데,
똬악~ 신세계네요
퀼트랑 같이 할수도 있구나~~
글솜씨에 더 반했어요^^
ㅇㅏ몬드님 만드신 원피스와
자수 봤습니다.
배움없이 만드셨다니 타고난 소질과
쎈스가 있으신 모양입니다.
그거에 비하면 저는 암것두 아니지요.
자수는 퀼트에 접목시키려고
여우프로젝트에서 배웠는데
성취감이 정말 좋습니다.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네요.
함께 공유하며 배움하길 바랍니다.
저두 이제 시작입니다.
깊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