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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_태극기세대와촛불세대----12
뚱보강사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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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_태극기 세대와 촛불 세대
‘인생에도 맛이 있다’고 동갑내기 페북 친구 김상구가 열을 낸다. ‘인생팔미(人生八味)’라고. 인생의 참맛을 아는 사람은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이란다. 중용(中庸)에 사람이 살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인생 8가지 맛(인생팔미)을 소개하고 있다나. 1. 일미(一味)는 맛을 느끼기 위해 먹는 "음식의 맛". 2. 이미(二味)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일하는 "직업의 맛". 3. 삼미(三味)는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풍류의 맛". 4. 사미(四味)는 만남의 기쁨을 얻기 위해 만나는 "관계의 맛". 5. 오미(五味)는 봉사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봉사의 맛". 6. 육미(六味)는 늘 무언가를 배우며 자신이 성장해감을 느끼는 "배움의 맛". 7. 칠미(七味)는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느끼는 "건강의 맛". 8. 팔미(八味)는 자신의 존재를 깨우치고 완성해 나가는 기쁨을 만끽하는 "인간의 맛"이랍니다.
이번에는 정순전 페북 친구가 2월 27일에 올리신 글. 제목은 ‘삼권분립과 삼권난립’이다. 지금은 삼권분립이 아닌 삼권난립의 시대, 민주주의가 아닌 교주주의의 시대, 주권재민이 아닌 주권친문의 시대. 검찰개혁이 아닌 검찰장악의 시대, 시대정신이 아닌 정신승리의 시대, 공정사회가 아닌 편가르기의 시대. 후세 사람들은 ‘아마도 이렇게 기록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한다.
혹자는 현재 우리나라 국민을 태극기 세대와 촛불 세대로 나누기도 한다. 현재 지하철 공짜 도사는 태극기 세대란다. 또는 자기가 자란 시대가 ‘한국이 후진국일 때냐, 아니면 김영삼·김대중의 문민정부 시대인 선진국일 때냐’로 구분하기도 한다. 2021년 3월 6일자 [경향신문] ‘박성민의 정치 인사이드’ 컬럼 내용을 소개한다. 1991년 설립한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대표인 그는 진영의 틈 벌리는 중도파. ‘2022년판 4자 필승론’에서 “대한민국 국민 중에는 후진국 출신과 선진국 출신이 있다”라고 주장한다.
원래 ‘4자 필승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하 DJ)의 논리. DJ는 1987년 대선을 앞두고, 4자 필승론을 내세우며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DJ는 TK의 노태우 후보와 PK의 김영삼(YS) 후보가 영남권을 나눠 갖고, 김종필(JP) 후보가 충청권을 가져간다면 수도권과 호남권의 지지를 받는 자신이 반드시 승리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야권 후보 단일화를 외면했다. 하지만 DJ의 4자 필승론은 허구였다. 1987년 대선은 DJ의 주장과 달리 야권의 분열로 신군부의 2인자인 노태우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다. 오히려 YS와 DJ의 분열은 노태우 정권 탄생의 명분과 정당성을 제공했고, 군정종식은 5년이나 유예됐다.
만약 DJ가 4자 필승론을 역설하지 않고, 군부 정권이 가장 우려했던 야권 단일화에 전념했다면 1987체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실현되지 않았을까. DJ의 4자 필승론이 나오자 야권 후보의 분열을 바라던 전두환의 5공 정부는 속으로 환호했다. 그들이 가장 바라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5공 측은 영남이 노태우와 YS로 분열되더라도, 야권이 DJ와 YS로 분열되는 상황이 더 확실한 필승의 조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출처 : 2019년 2월 9일 시사오늘(시사ON), [정치텔링] 1987년, 김대중의 4자 필승론이 없었다면? 윤명철 논설위원).
대한민국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①선진국에서 태어난 사람과 ②후진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현재 나이 50대 이상이 주로 후진국 출신. ①선진국 출신은 1980년 이후에 태어나 ‘88올림픽’ 이후에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로, 부모 세대와 확실히 다른 국가관과 인생관을 가졌다. 1973년 이후에 태어나 1990년대에 20대로 정치적 자유와 문화의 르네상스를 경험한 X세대도(밀레니얼 정도는 아니어도) 이전 세대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듯하다. 반면 ②후진국에서 태어난 ‘국민학교’ 출신들은 아직도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 짓눌려 있다. ‘국민교육헌장’은 이 세대가 주입받은 세계관을 잘 반영하고 있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뚱보강사는 이런 거 강제로 외우는 걸 정말 싫어한다.
후진국 출신은 70이 넘은 지금까지도 가끔 꿈에서 ‘군인복무규율인가?, 군인의 길인가?’를 외우라는 상관의 말에 놀라서 깬다. 본래 군인복무규율은 최초로 일본이 제정했다.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메이지 천황은 강한 군대 만들기 프로젝트를 강력히 추진하였고 군기 확립을 위해 상명하복 체제를 철저히 지키고자 천황의 명으로 만들어졌다. 일본은 군인복무규율을 통해 군대를 줄곧 유지해왔다. 쇼와 천황이 1945년에 미국, 중국 등 연합국 국가들에게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뒤 일본이 망해 없어지고 일본군이 해체되고, 일본은 연합국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된다. 일본의 군인복무규율은 일본이 다시 국가를 재건하면서 독립을 선언하고 자위대를 신설한 이후부터 없어졌다. 한국은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에 구시대의 유물이라며 없앴다.
[참고] 나무위키, 국인복무규율
(https://namu.wiki/w/%EA%B5%B0%EC%9D%B8%EB%B3%B5%EB%AC%B4%EA%B7%9C%EC%9C%A8)
후진국에서 태어난 사람, 현재 나이 50대 이상인 소위 후진국 출신 국민( ②). 그들이 살아온 국가와 민족의 ‘집단주의’ 속에서 책임, 의무를 강요당한 그 시대에도 자유와 권리를 “타는 목마름으로” 갈구한 일부 선각자도 있었지만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다. 자유주의의 결핍 속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호사스러운 사치로 받아들여졌다. ‘한국적 민주주의’가 먹히던 시대였다.
선진국에서 태어난 현재 나이 40대 이하인 국민들(①)이 겪은 김영삼·김대중의 문민정부가 들어선 1990년대는 자유와 개혁의 시대였다. 억압을 뚫고 분출한 문화적 르네상스의 세례를 받은 ‘선진국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었지만 후진국 세대의 열등감은 ‘국뽕’을 벗어날 수 없었다. 2000년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이후 민족주의는 고조됐지만 2002년 월드컵 이후 선진국 세대가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하자 국가주의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경향신문의 [박성민의 정치 인사이드]에 “진영의 틈 벌리는 중도…2022년판 ‘4자 필승론’?”이 나왔다. 이제 대선이 1년 남았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격사퇴를 대통령 선거라는 ‘전쟁’을 알리는 선전포고로 보았다. 아울러 2022년 대선은 양 진영이 모두 분열된 1987년 대선과 유사할 거라고 내다봤다. 35년 만에 ‘DJ의 4자 필승론’이 재등장할 것인가?
전직 대통령이 줄줄이 교도소에 들어가는 지금의 현실. 영웅적 아우라·지도자 이미지를 거의 상실한 한국 대통령이다. 이제 대통령의 시대는 끝, 지도자 없는 시대를 살아야 한다. 존 F 케네디는 취임사에서 “조국이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묻는 대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라”는 비장한 말을 남겼지만 이미 세상은 달라졌다. 전쟁도 없고, 냉전도 끝났기에 사람들은 “국가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기 시작했다. 세계화와 기술혁신으로 확대된 양극화와 반복되는 금융위기는 국가와 민족의 생존이 아니라 나와 가족의 생존이 먼저임을 자각시켰다.
‘나의 발전이 나라 융성의 근본임을 깨달은’ 세대가 20~40대가 되자 재벌기업 사장 출신 이명박과 박정희 딸 박근혜도 국민에게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희생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눈치챘다. 이명박의 ‘국민성공시대’와 박근혜의 ‘국민행복시대’는 그런 시대의 반영이다. 문재인의 ‘사람이 먼저다’ 역시 같은 인식의 흐름에 있다. 국가와 민족, 기업을 우선하던 세대와 ‘나와 가족의 행복’을 우선하는 세대가 실존적으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사실 행복감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며 심리적인 것이어서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개인의 행복’을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우주의 기원을 찾듯 행복의 조건을 찾는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조건은 무엇인가?’는 동서고금에 던져진 가장 중요한 실존적 질문 중 하나다.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라는 말은 체험으로 검증된 사람의 통찰을 반영하고 있다. 돈이 건강과 함께 행복도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이 건강하고, 화목하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행복하다고 느낀다. 사회적 지위나 명예가 더 영향을 준다고 믿는 사람들은 성취감이나 자존심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신앙심이나 긍정적 사고 같은 정신적 만족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객관적 요소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로 보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못사는 나라 사람들의 행복 지수가 높은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정치는 도덕군자가 하는 것이 아니다. 이기적이고 탐욕스럽고 저급한 사람이라도 시스템에 의해 통제될 수 있어야 한다. 사회가 개인의 감정이나 판단 혹은 도덕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움직여야 미래를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시스템은 ‘대기 번호표’ 같은 것이다. 누구에게도 특권을 주지 않고 ‘공정’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대기 번호표는 공정하기도 하지만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불확실성’을 제거해 가시거리가 긴 대낮의 고속도로와 같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국민이 촛불정부에 기대한 건 법·제도 개선을 통한 새 대한민국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극단적 진영 싸움이다. 2022년 대선은 양 진영 모두 분열된 1987년 대선과 유사할 듯 보인다. 문재인 정부 4년간 한국 사회는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졌다. 사법을 포함한 모든 공적 영역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 정치는 실패했고 법치는 무너졌다. 사회 전반에 불신·불만·불안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행복감은 크게 낮아졌다. 미래에 대한 통찰과 현재의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시대착오적 국가주의 세력과 낡은 민족주의 세력은 100년 전 과거로 싸우고 있다. 일류는 일류를 쓰고, 이류는 이류를 쓰는데, 삼류는 사류를 쓴다.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됐다.
한국 대선은 진영이 결집하면 양자구도가 되고, 진영이 분열하면 다자구도가 되었다. 2002년, 2012년 대선은 양 진영이 결집한 양자구도였고 다른 대선은 모두 다자구도였다. 중도의 유동성이 어느 대선보다 커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대선은 진영이 최대로 결집한 2012년 대선보다는 양 진영이 모두 분열된 1987년 대선과 유사할 것이다. 35년 만에 ‘4자 필승론’이 재등장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당시 노태우는 양김의 분열로 승리를 확신했고, 김대중은 TK(노태우)와 PK(김영삼)의 분열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김영삼은 노태우와 김종필의 보수 분열로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번 대선도 양 진영이 모두 해체되면서 ‘4자 필승론’의 유혹에 빠져들 것이다.
[참고] 윤명철 논설위원. 2019.02.09 시사오늘(시사ON), [정치텔링] ‘1987년, 김대중의 4자 필승론이 없었다면?’. (http://www.sisaon.co.kr)
[참고] 정순전, 2021/2/27.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23611237083
[참고] 2021년 3월 6일자 [경향신문] ‘박성민의 정치 인사이드’ 컬럼.
[참고] 나무위키, 국인복무규율
(https://namu.wiki/w/%EA%B5%B0%EC%9D%B8%EB%B3%B5%EB%AC%B4%EA%B7%9C%EC%9C%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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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역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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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g60.kr/cmnt/2342/boardInfo.do?bidx=759191 ..
238_태극기 세대와 촛불 세대, 뚱보강사, 경기칼럼, 202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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