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저는 일반적인 셰이크핸드 블레이드의 그립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특히 엄지와 검지.
아래 세 손가락 감아 쥐는 그립 부분이야 굵기나 단면의 차이가 있어서 다양하게 고를 수 있지만
엄지와 검지의 파지 부분은 선택의 여지가 목판의 두께 차이에 의한 불가피한 경우 밖에 없어서요.
손이 무척 큰 저는 7mm 넘는 두꺼운 목판을 잡았을 때 엄지와 검지가 제대로 잡히는데 (그래서 프리모라츠 카본 등의 두꺼운 블레이드의 그립감을 좋아하는데)
막상 제가 좋아하는 감각의 목판은 다5mm 대의 얇은 판이기에
늘 엄지와 검지 사이가 허전하고 그만큼 그립감이 불안하여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던 도닉의 도텍그립과 소울스핀의 뉴에라그립 등을 참고하여 저만의 그립을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아프락사스 중펜을 희생키로!
어차피 중펜으로 사용하진 않으니까 셰이크 그립을 붙일 예정이었거든요.
그립을 떼어내고
7mm x 30mm x 1000mm 사이즈로 화방에서 판매하는 가벼운 목재로 새 그립을 제작합니다.
헤드 아랫쪽을 가로지르는 엄지와 검지가 닿는 부분을 가로로 만들고
그 아래에 감아쥐는 부분 역시 같은 목재로 만들어 세로로 연결했습니다.
전반적으로 T 자가 만들어지죠.
짧은 중펜 그립의 아래로 모자라는 길이 역시 같은 목재로 채우고
목공풀로 잘 맞춰 붙이고 굳힌 후
줄과 사포로 열심히 다듬어서 완성.
엄지와 검지가 너무나 편하게 꽉 차게 잡히고 참 안정된 그립감을 줍니다.
단면은 둥글게 많이 다듬지 않고 일부러 사각으로 남겼습니다.
제 큰 손에 딱 맞게요.
시타해보고 지금 기대만큼 좋다면^^
이 스타일의 그립이 제가 주로 사용하는 모든 목판들에 붙게 될 겁니다.ㅋㅋ
얘도 충분히 좋지만 뽀다구가 살짝 떨어져 아쉽긴 하네요.
원목 색깔이 좀 밝고 표면도 매끄러워서 수성 코팅제로 코팅을 얇게 했더니 색상이나 달라붙는 느낌이 딱 좋군요.
다음엔 색상이 제대로 들어간 파인라인 등으로 잘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계속 많이 만들다 보면 그만큼 노하우도 생겨서 더 이쁘고 더 가볍고 더 그립감 좋은 나만의 그립이 나오겠지요.
기분 좋은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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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너무나도 대단하십니다!!!!!!
아프락사스도 참 멋져요^^
아프락사스 셰이크가 아직은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서 쓰려고 시작한 일인데
어차피 그립 붙이는 김에 내 맘대로 만들어보자 하고 작업했지요.^^
소울스핀의 뉴에라 그립입니다
도닉의 도텍 그립입니다
예뻐요. 직접하신거죠? 대단하십니다.
네. 톱과 줄과 사포로..
힘들긴 해요.ㅎㅎ
저도 두터운 그립이 손에 꽉차서 좋더라구요.
그쵸.
얇은 목판에 두터운 그립이 없어서 만들어 본 거예요.
뉴트럴그립으로 전혀 흔들리지 않고 손에 딱 잡힙니다.^^
엄지와 검지가 면에 다 고정되니 좋네요.
늘 검지가 떠서 불만이었죠.
@공룡 스트라이크카본이나 드링크홀카본
그립을 누이딩크에 이식하고 싶어요.
@적룡혀니 그게 또 그렇게 옮겨 붙인다고 딱 그 그립감이 나오질 않아요.
목판 두께나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미세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 손이 생각 외로 민감해서 그 미세한 차이를 다 느낀단 말이죠.^^
그립 옮기면 타구감도 달라지구요.
@공룡 그럴것 같아서 시도도 안하고 있습니다 ㅜㅜ
오호, 부럽습니다. 유명들하신 수제 블레이드 장인의 솜씨에 못지 않으십니다. ~~~
(기계가 도구만 갖추셨으면 더 나은 손잡이들도 마음껏 만들어주실 것 같습니다. 목소리만의 마법사가 아니라, 손재주 또한 이리도 마술사 같으시다니요. ^^)
기계나 좋은 전동 도구 등이 있었으면 훨씬 그럴듯하게 만들겠지요.ㅎㅎ
일일히 손으로 하려니 힘들긴 한데..
또 그 재미로 하는 거라 취미 삼아 좋아요.
전동 도구 세트로 살까 하다가도 이 손맛이 즐거워 하는 일이니 좀 덜 깔끔해도 여기에 만족하고 있지요.
대단하세요^^
감사합니다.^^
이런 그립도 있군요
네.
엄지 검지 사이가 꽉 차도록 만드는 아이디어는 이미 도닉에서 도텍이라는 이름으로 오래 전에 시도되었었죠.
하지만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했는데
도닉에서 연구를 너무 심하게 해서ㅋ 오른손용, 왼손용 따로 만들며 그립을 슬쩍 휘게 만들었고 게다가 블레이드 면과 그립 면의 각도까지 어긋나게 만드는 바람에 오히려 사용자가 지나치게 생소해 어색함을 느끼게 됐거든요.
엄지 검지 부분만 바꾸고 그립감만 높였으면 아마도 성공했을 아이디어였지요.
@공룡 각도 꺾지 않고 잘 만든 도텍은 왕시 도텍이었는데 걔는 수비형 블레이드라 또 큰 메리트가 없었구요.
결국 도닉의 도텍그립은 극히 소수의 마니아 만을 위한 것이 되었죠.
페르손 도텍이나 발트너 도텍이 일반적인 블레이드와 같이 평범한 각도로 양손으로 다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면 잘 팔렸을 겁니다.
대단하십니다^^ 한번 잡아보고 싶네요!
제 손에 맞춘 거라 저한테만 좋을 수도 있어요.ㅎㅎ
웬만한 분들께는 사이즈가 좀 클 겁니다.
혹시 화방에 무슨 나무 달라고 하면 되는건가요? 공정법 혹시 간단한 그림이나 사진으로 라도 볼수 없는건가요?
본문에 사진 다 넣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용량 초과라며 안 올라가더라구요.
댓글로 사진 우선 올릴게요.
보시면 짐작이 가실 거예요.
@공룡 오리지날 중펜 사진
@공룡 드라이어로 가열하며 그립 떼기
@공룡 분리된 그립과 목판
@공룡 목재에 도안
@공룡 도안대로 톱으로 커팅
@공룡 그립 아랫부분도 커팅
@공룡 깎고 다듬어서 준비
@공룡 윗부분 붙이기, 중펜그립 아래 모자라는 길이 보완하여 늘이기(원래 셰이크였으면 필요없는 작업이죠)
@공룡 아랫부분 덮기
@공룡 다듬어서 완성
사포질을 잘 해야 이뻐집니다^^
@공룡 목재는 최대한 가벼운 걸로 고르셔야 합니다.
자칫 무거운 목재로 하면 금방 100그람 넘어가기 쉬워요.^^
@공룡 감사합니다 한번해보겠습니다 ㅎㅎ
@공룡 목재는 몇미리 짜리 인가요?
@그대웃음소리 셰이크라면 그립 윗쪽만 바꿔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엄지 놓는 경사면 쪽을 잘라내고 그 자리에 위의 사진처럼 엄지 검지 잡히는 부분만 넣는 거죠.
@그대웃음소리 본문에 써있습니다.
두께 7밀리, 폭 3센티, 길이 1미터.
본문에 길이를 안 썼어서 수정했어요.ㅎ
@공룡 네 감사합니다
공룡공방에서 도텍그립까지 보게 되다니요. 매번 상상초월이십니다. ^^
이거 내가 진짜 오래 전부터 생각만 하던 건데 이제야 겨우 만들어 본 거.ㅎ
중펜 칠 때 엄지 쪽에는 이렇게 해서 썼었지요.
깊이 잘 눌러지고 흔들리지 않게.
코르크 붙이는 것과 같은 이유.
이거 생각보다 훨씬 좋네요.
그립을 손수 만드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자신에게 맞는 그립을 찾는 것도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ㅎㅎ
그립이 참 중요하지요.
고맙습니다.^^
러버 붙여서 사용해 봤는데
생각 만큼 좋진 않네요.ㅋㅋㅋ
그립이 0.1⁰ 도 돌아가거나 흔들리지 않고 완전 고정되어 기본 랠리 연습까지는 참 좋았는데..
막상 실제로 게임을 할 때는 미세한 조절이 힘들어서 잔기술은 어렵군요.
중후진에서 파워드라이브만 계속 날리는 드라이버에게는 좋겠습니다.ㅎㅎ
혹시 완전 깊은 그립 고정을 원하시는 분들께도.^^
저는 워낙 전진에서 짧은 공들을 많이 다루기에 이 그립은 이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