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은 느낌을 글과 미술작품으로 뽐내는 제15회 ‘창비 좋은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 가 지난 7월 1일~8월 31일에 있었습니다. 어린이/일반/가족/교사 4부문 50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이 응모되었고 본사에서 의뢰한 심사위원들이 이를 심사하였습니다. 그 결과와 시상 내역을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시상식은 2011년 2월 ‘창비 어린이·청소년 통합 시상식’과 함께 열립니다.
어린이 대상(상패와 도서상품권 30만원) 천권희(구리 동인초등 5) 「나를 찾는 여행-『불량한 자전거 여행』을 읽고」
우수상(상장과 도서상품권 10만원) 신하랑(천진한국국제학교 4) 최성임(경기 비룡초등 6) 강서윤(서울 역촌초등 5) 김민혁(용인 언남초등 6) 황지현(대전 외삼초등 6) 김지현(울산 연암초등 4) 이현구(서울 구남초등 2) 김윤규(충북 부강초등 5) 한현(인천 굴포초등 5) 전이경(인천 굴포초등 4) 송명근(부천 부흥초등 4)
가작(상장과 도서상품권 5만원) 장재경(고양 율동초등 1) 신준혁(울산 옥서초등 3) 최민용(부천 성곡초등 1) 김소진(인천 경인교대부속초등 1) 오채운(서울 신용산초등 1) 김예원(부천 부곡초등 6) 이진희(부천 부곡초등 6) 안주희(부천 부흥초등 4) 박준선(서울 방일초등 2) 최지현(천진한국국제학교 4) 김주은(천진한국국제학교 4) 장하영(천진한국국제학교 3) 이유진(제주 노형초등 6) 이채빈(고양 한뫼초등 3) 이은창(안양 명학초등 6) 박금정(인천 경인교대부속초등 6) 황수빈(용인 한일초등 5) 최혜림(부천 부곡초등 6) 조윤아(부천 부곡초등 2) 전혜지(부천 부곡초등 1) 이지영(부천 부흥초등 4) 장예림(부천 서초등 4) 문수정(부천 부곡초등 4) 문은솔(부천 부곡초등 1) 손주희(인천 굴포초등 4) 박채진(부산 해운대초등 2) 최서윤(서울 토성초등 2) 최시현(대구 감천초등 5) 이유빈(서울 수색초등 2)
일반 대상(상패와 도서상품권 30만원) 이지안(대구 수성구) 「안 보이는 내 마음의 건축-『마음의 집』을 읽고」
우수상(상장과 도서상품권 10만원) 한정은(용인 수지구) 모영미(인천 부평구)
가작(상장과 도서상품권 5만원) 최희주(안양 귀인중 1) 최규진(서울 월촌중 2) 최지연(부산 금명중 3) 서혜령(울산 유곡중 2) 강화경(시흥시 정왕동)
가족 대상(상패와 도서상품권 30만원) 정영주 가족(부산 연제구) 「신통방통 독서통-『이수네 벼룩가게』를 읽고」
우수상(상장과 도서상품권 10만원) 박기나 가족(서울 노원구) 서수민 가족(서울 성북구) 송가은, 송인석 가족(부산 연제구) 경수빈, 경태현, 경수현 가족(부산 진구)
교사 부문_수상작 없음
■ 심사위원 본심: 김옥(동화작가), 윤승용(경기 남한성초 교사), 배유안(동화작가) 예심: 전국초등국어교과 군포의왕모임(성용운, 엄혜진, 이유진, 최은경, 최지력)
■ 심사평
15회 째를 맞는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 대회’가 지난 7월부터 두 달간에 거쳐 진행되었다. 전국의 어린이, 중학생, 성인 독자들로부터 많은 응모가 있었다. 응모 편수는 어린이 부문 460편, 일반 부문 34편, 가족 부문 9편, 교사 부문 2편으로, 작년에 비해 수는 줄었지만 수상작을 가려내는 어려움은 예년보다 컸다. 수준이 많이 올라갔기 때문인데, 작품에 대한 나름의 시선을 흩트리지 않고 깊이 파고드는 능력이 대단한 작품들이 많았다. 예심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전국초등국어교과 군포의왕모임 선생님들이 맡아 주셨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분들이다. 하지만 혹여 소중한 글을 놓칠까 싶어 꼼꼼하게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어 주셨다. 얼마나 노고가 컸을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예심을 통해 어린이 부문 61편, 일반 부문 12편, 가족 부문 6편이 선정되었다. 교사 부문은 따로 예심을 거치지 않았다.
어린이 부문의 응모작 수준은 크게 올랐다는 평가다. 책에 대한 줄거리를 늘어놓거나 단순히 내용을 정리하는 수준의 글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어른의 입김이나 손질이 가해지지 않은 아이다운 작품을 여럿 볼 수 있어 기뻤다. 이제는 책을 읽고 삶과 생각을 드러내는 글쓰기가 자기 자신을 키운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깔린 것 같다. 그것이 어른의 눈으로 보기엔 사소한 깨달음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멀리서 보내 온 천진한국국제학교 학생들의 작품도 무척 창의적이고 성심성의껏 정성이 들어가 있어 한층 새롭게 읽혔다. 그만큼 어린이 부문의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진통 끝에 『불량한 자전거 여행』을 읽고 쓴 「나를 찾는 여행」(천권희, 초5)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다소 어려운 질문인 ‘자유는 무엇일까?’를 툭 던지는 것으로 시작하는 글이다. 하지만 바로 답을 내놓는다. “하고 있는 일에서 해방이나 잠시 떠나 있는 마음.” 경쾌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답이 아닐 수 없다. 이어 주인공 호진이가 행한 탈출은 도망이 아닌 자유라 말한다. 일상의 눅눅함을 무책임하게 내려놓는 자유가 아니다. 잠시 떨어져 바라보는 것이다. 주인공과 처지는 다르지만 자신을 들여다보는 따뜻한 눈이 좋았다. 앞으로 올지도 모르는 여러 어려움을 자전거 타는 즐거움으로 넘고자 하는 힘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일반 부문은 중고등부와 성인부로 나누어 들여다보았다. 중고등부의 경우 작품을 자신의 삶으로 끌고 들어와 이해하고 표현하려는 욕구가 전면에 드러나 있는 반면 성인들은 다각적인 분석과 비평적 시각을 지닌 글들이 있어 성인독자의 어린이문학 읽기 방식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이번에 대상 도서 중에 동시집이 두 권 포함되어 있었다. 성인독자들에게 주는 울림이 컸던 탓인지 예년에 비해 시에 대한 감상문이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책의 여러 갈래 중 동시가 오롯이 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림책을 보고 자신의 과거를 살려내고 감정의 결을 따라 생각의 깊이까지 더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나아가 책을 읽어 보지 않은 독자에게 그 책을 찾아 읽게 만드는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일반 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한 「안 보이는 내 마음의 건축」(이지안, 대구)은 그림책 『마음의 집』을 읽고 쓴 글인데,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바로 앞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와 내 안을 들여다보는 진솔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좋은 감상문이었다. 올해 가족 부문의 가장 큰 특징은 『이수네 벼룩가게』를 바탕으로 직접 체험하거나 나아가 나눔과 기부의 영역까지 삶을 가꾸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하나의 책이 씨앗이 되고 세상을 맑게 꽃피우는 가족들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흐뭇함을 준다. 특히 정영주 어린이 가족의 「신통방통 독서통」이라는 독서신문이 돋보였다. 가족이 함께하며 즐거워했을 모습이 눈에 보였고, 무엇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세심하게 기울인 정성이 곳곳에 묻어났다. 여느 사람들이 모르는 기부하는 방법과 관련 사진은 인상적이었다. 뒤이어 방학 동안 읽은 책과 소개에 보이는 웃음은 심사하는 모든 이에게 행복한 시간을 갖게 했다. 어쩔 수 없이 한 편을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다른 가족들의 작품 또한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콧구멍만 바쁘다』를 읽고 쓴 서수민 어린이 가족의 「올 여름은 바쁘다」는 엄마와 아이의 시 이야기로 투박하지만 맛깔 나는 결과물이었다. 『콩 하나면 되겠니?』를 읽고 쓴 박기나 어린이 가족의 「콩깍지 3D 신문」은 그림책을 팝업북으로 만든 정성과 한 권의 책을 오밀조밀하게 써 내려간 분석적 글쓰기가 좋았다. 하지만 이 작품들을 우수상으로 선정하고 본심에 올라온 다른 가족의 작품을 도저히 배제할 수 없었다. 들였을 정성과 가족이 함께하고 함께 만들면서 가졌을 시간을 조금이라도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모든 부문의 심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가족 부문만큼은 아니다. 응모작마다 느껴지는 가족들의 따뜻함을 어떻게 순위로 매기겠는가. 이에 심사위원들은 논의 끝에 수상 가족 수를 늘렸다. 애초 우수상으로 두 가족을 선정해야 했는데 두 가족을 더 늘려 올해는 가족 부문 우수상으로 총 네 가족을 선정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인 ‘교사 부문’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크다. 총 편수가 2편에 불과했을 뿐만 아니라 지도안에 제시된 활동이 밋밋하거나 책을 너무 분석적으로 파악하도록 되어 있어 수상작으로 선정하기에는 미흡했다. 아쉽지만 내년을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 책을 가지고 충분히 놀 수 있는 지도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유난히도 비가 많았던 여름이었다. 빗소리를 들으며 책 한 줄 한 줄을 읽어 나갔을 여러 참가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책을 사랑하고 나누는 마음으로 늘 함께하길 바란다. (김옥, 윤승용, 배유안)
* 수상자에게는 2011년 2월 말까지 상장과 상품을 우송해 드립니다. * 수상작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