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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번 국도 기행,전북 임실,고창 여행기
- 언제:2016.9.15~16(1박2일)
- 동선:27번 고속국도 임실나들목->옥정호 나들길->
국사봉->오봉산->고창 선운사->
학원농장
지난 추석, 고향에 다녀오는 길에
27번 국도를 따라 전라북도 임실과 고창에 들렀습니다.
내가 나고 자란 정겨운 고향으로 이어지는 27번 국도는
전북 군산에서 시작해 전주와 완주,임실,순창을 지나
전남 곡성과 순천,고흥에 닿습니다.
그 길에는
"강이 내 핏줄이었고 젖줄이었다."(김용택 시인)는
섬진강이 유장하게 흐르고 있었고,
"내 부끄러움이고,절망이고,아픔이고,한이고,
사랑이고,끝끝내 치유할 수 없는 상처"(유용주 詩,<전라도>)인
내 고향땅의 정겨운 들녘과
미당 서정주 선생의 '팔할의 바람'이 머문
초가을의 서정이 펼쳐졌습니다.
전라북도 임실군은 섬진강의 상류지역으로 관광입지가 좋고
어디를 가나 아름다운 산천으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복받은 땅입니다.
인구 약 3만명의 작은 군이지만
비옥한 토질,일조량이 많은 지형,큰 일교차는
'열매가 튼실하게 영그는 동네'(任實)라는 지명에 걸맞게
어떤 작물을 재배해도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지역으로
특히 고추와 복숭아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특산물이며
산과 물이 서로를 비추고 적셔 주며 정겨운 자연의 정수를
보여 주는 곳으로 이름높습니다.
임실에 있는 옥정호를 보려면
자동차 네비게이션에 전북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 712번지를
입력하면 됩니다.
옥정호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국사봉 전망대로 오르는
이 계단아래 바로 아래 주차장에 닿을 수 있습니다.
나무계단을 따라 국사봉으로 오르다보면
한적한 숲길을 만나는데 이 길은 '옥정호 마실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옥정호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국사봉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약 40여분 거리입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윤동주,<새로운 길>
임실에서 27번 국도를 벗어나 호반도로인 749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섬진강 최상류에 푸른'옥정호'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내가 찾아간 날은
'구슬옥'에 '우물정'의 맑고 푸른 옥정호는 간데없고
가뭄 탓인지 물빠진 붕어섬만이 덩그러니
가을 갈수기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입추와 백로,추석이 지났지만 날씨는 여전히 무더웠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가파른 계단과 산길을 약 15분 정도
걸어서 올라서니 옥정호를 내려다 볼 수있는 전망대가 나옵니다.
섬진강의 상류 물줄기를 막아 생긴 인공 호수가 옥정호입니다.
임실과 정읍의 경계에 있는 옥정호는 호남평야의 젖줄이기도 합니다.
예부터 마을로 들어오는 물이 힘차게 달려오고,
나갈 때는 소리 없이 사라지는 곳을 명당이라고 했습니다.
세월이 어찌나 빠르게 흐르는지
살아가면 갈수록
손에 잡히는 것보다
놓아 주어야 하는 것들이 많다
한가로운 오후
마음의 여유로움보다
삶을 살아온 만큼 외로움이 몰려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다
- 윤동주,<어느날 오후 풍경>중
누구나 제 안에서
들끓는 길의 침묵을 울면서 들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 김명인,<침묵>中
삶에 허둥대는 동안 들녘은 벌써 가을입니다.
'옥정호 마실길'은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고즈넉한 길이었습니다.
국사봉에 오르면 멀리 병풍처럼 둘러싸인
호남정맥의 많은 산들이 옥정호를 품고 있어 저곳에 터잡은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을 느끼게 합니다.
옥정호 주변 마을들은 더없이 평화로워 보입니다.
옥정호 붕어섬 아래, 진뫼마을에 사는 김용택 시인은
'강이 나의 핏줄이었고 젖줄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섬진강은 어느 계절에 보아도 유장하고 포근하게 흐릅니다.
산을 오른 지 약 40분 정도면 이곳 국사봉 정상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드넓은 옥정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멀리 옥정호를 포위하고 있는 오봉산, 묵방산, 회문산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무엇이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방향을 아는 사람은 목표를 잃고 방황하지 않는다.
- 카트린 지타,<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여름과 가을 사이,가을로 성큼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열매와 잎들이 익어가듯 삶또한 여무는 시간이 다가옵니다.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중략>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윤동주 ,<길>
단풍이 들지 않아도 초가을 숲길은 왠지 아늑한 느낌입니다.
나뭇잎 사이로 스미는 햇살도,그림자 내려앉은 오솔길도
고즈넉했습니다.
,
옥정호 전망대 아래 팔각정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운 후
가파른 산길을 박차 올라 국사봉에서 옥정호를 보고
산 능선길을 따라 오봉산 방향으로 가는 길목의
이정표의 거리 표시는 엉터리입니다.
여유있게 사진찍고 하산을 하려면 약 3-4시간은
소요되는 산길이었습니다.
젊은 날의 내 숲이여 내게 약속할 수 있을까
내가 돌아가면 다시 그 안식을 주겠노라고
- 프리드리히 휠덜린, <고향>중
꽃은 계절을 거스르지 않고 다투어 피지 않습니다.
제때에 자기만의 색깔과 몸짓으로 꽃을 피웁니다.
식물은 위기가 닥치면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자기가 죽을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든 후손을 남기려는 눈물겨운 몸부림으로
저 쑥부쟁이는 바위틈에서 고난을 이기고 피어났습니다.
옅은 바람,바랜 초록...가을이 오긴 오나 봅니다.
돌을 베고 하늘을 보오
구름이 가고
있지도 않은 고향이 그립소
- 김상용, <향수>
옥정호의 저 붕어섬은 '외앗날'이라고도 불립니다.
호수 속의 붕어섬을 가운데 두고 휘돌아 흐르는 물길과
국사봉, 오봉산, 성옥산, 묵방산 등 주변 산자락이
풍경화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옥정호는 노령산맥 줄기로 호남정맥이 지나가는 오봉산,
국사봉, 회문산과 연계되어 있고 오봉산과 국사봉 산이
호수를 양팔을 벌려 감싸 안은 듯한 풍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 오봉산은 임실군 운암면과신덕면,완주군의 경계에 있으며
옥정호의 드넓은 물줄기와 옥정호 주변을 부드럽게 둘러싼
첩첩 산들을 펼쳐 보여 주었습니다.
옥정호 붕어섬을 휘돌아 흐른 섬진강은
맑고 유장하고 포근하게 하류로 하류로 흘러갑니다.
아스라한 기억처럼 여름이 멀어집니다.
때론 시간이 흐르는 게 아니라,이미 펼쳐진 세월 따라
내가 흐르는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시나브로 가을입니다.
돌아보지 말고 가을로 가 볼참입니다.
옥정호는 노령산맥 줄기 사이 임실군 운암면 일대를 흘러가는
섬진강 상류물을 옥정리에서 댐을 막아
반대쪽인 서쪽 정읍군 칠보로 넘겨 호남평야를 적셔주는 한편
물을 배수하면서 그 낙차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다목적 댐입니다.
인공댐이 무색할 정도로 물이 빠져버린 옥정호의
물길을 따라 난 구불 구불한 도로도 붕어섬만큼 한가롭습니다.
옥정호 붕어섬을 뒤로하고 임실을 떠나
고창 선운사로 향합니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선운사 인근의 민박집에서 하루밤을 묶고
송창식의 '선운사'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자동차를 몰다보니
어느새 선운사 입구에 도착합니다.
태풍 '말라카스'의 영향으로 비 내리는 '바람 불어 설운 날'아침에
붉은 동백꽃이 아닌 붉은 꽃무릇을 보러
'구름 속에서 참선 한다'는 선운사를 찾았습니다.
도솔천을 따라 선운사 가는 길섶에는
지금 붉게 물든 꽃무릇이 한창입니다.
추석 연휴 운좋게 만개한 꽃무릇이 보게되었는데
쌓은덕이 부족한 탓인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로
도솔암까지는 못 올라가보고 도솔천 변에서
비를 맞고 더욱 선연한 붉은색의 꽃무릇을 보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비 내리는 고즈넉한 숲에서
꽃무릇이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것만 같습니다.
선운사 꽃무릇이 유독 눈길을 끄는 건 도솔천 물길을 따라
꽃을 피워내기 때문입니다.
'꽃무릇'은 꽃이 무리지어 핀다는 말에서 유래한 이름인데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므로,
그 꽃과 잎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뜻에서
수선화과에 속한다는 저 꽃은 상사화류의 일종인 꽃무릇입니다.
지난 뒤에도 그 자리에서 꿈쩍 않네요
머무를 테면 머물러 봐라 했지요 마음은
지천으로 흘러흘러 붉게 물들이대요
내가 그대에게 갈 수 없고
그대가 나에게 갈 수 없어도
꽃은 피었습니다
천지에 그대라 눈에 밟힙니다
- 이잠,<꽃무릇>
선운사의 가을은 꽃무릇으로 시작해 단풍으로 마무리됩니다.
꽃무릇은 잎이 진 후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잎이 난다고 합니다.
여인의 속눈썹처럼 치켜세운 붉은 꽃술이
왕관처럼 퍼진 꽃무릇은 그 자태가 매우 화려합니다.
도솔천 주변에 핀 꽃무릇은 계류를 붉게 물들이며
색감이 매우 도발적이었습니다.
그리움에 사무쳐 핏빛처럼 붉은 꽃,
가을을 여는 꽃무릇의 향연이 도솔천을 따라 펼쳐졌습니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
길 가는 동안 내가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 향기 잃지 않으면 좋겠다
- 이수동,<동행>
가을을 여는 꽃무릇은 대체로 백로 무렵 피기 시작해
9월 중순에서 말경에 절정을 이룬다고 합니다.
운좋게도 만개한 꽃무릇을 때맞춰 보게되었습니다.
도솔천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꽃무릇은
선운사 들머리에 이르면 아예 붉은 융단을 펼쳐놓은 것처럼
현란하게 활활 타오릅니다.비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사방이 온통 붉습니다.
내색은 하지 않았다만
너는 좋겠다
그토록 붉은 울음으로
속눈썹 뽑아낼 기다림이라도 있어서
너는 좋겠다
까치발 딛고 서서 휘청거릴
연둣빛 그리움이라도 있어서
언젠가는 황토 위에 오두막 짓고
키워 갈 사랑 하나 꿈꾸는 꽃무릇
너는 좋겠다
- 차행득,<너는 좋겠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 구상,<꽃자리>
찬란히 틔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 미당 서정주,<자화상>중
털썩, 주저앉아버리고 만
이 무렵
그래선 안 된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안간힘으로 제 몸 활활 태워
세상, 끝내 살게 하는
무릇, 꽃은 이래야한다는
무릇, 시는 이래야한다는
-오인태,<꽃무릇>
꽃무릇은 초가을에 잠깐 피었다 금세 사라지기 때문에
꽃을 보려면 부지런해야 합니다.
가녀린 꽃대 위에서 모진 비를 맞고있는 여린 꽃무릇이
유난히 더 붉습니다.
비는 비끼리 만나야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마종기<비오는 날>중
부처가 태어나기 전 살던 세상이 도솔천이라 했던가요.
선운사 하류 도솔천에는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도솔천 강가에 피어난 야생화 '닭의 장풀'입니다.
선운사의 명물 '송악'입니다.
암벽에 바짝 달라붙어 자라는 사철 푸른 상록수입니다.
마치 벽화 같기도 하고 식물박제 같기도 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키가 18m에 이르는 이 송악은 선운사 3대 천연기념물 중 하나로
일제 강점기 때 일본놈들이 본국으로 떼어 가려다가
떼어내면 나무가 살수 없다는 것을 알고
포기했다는 얘기가 전해옵니다.
비 내리는 선운사를 뒤로하고 내친김에
고창 학원농장을 찾았습니다.
노령산맥이 호남을 가르며 서해로 뻗어 내린 끝자락,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에 있는 농장이 '학원농장'입니다.
초봄에는 보리물결이 넘실대다 이맘때면
소금을 뿌려놓은 듯 만개한 메밀꽃이 너른 구릉에 한가득 피어납니다.
광활하게 펼쳐진 메밀꽃밭은 자그마치 약 30만평에 이릅니다.
농장 규모로는 국내에서 가장 넓습니다.
진의종 전,국무총리와 부인 이학 여사가 1960년대 초,
야산을 개간해 설립했으며 ‘학이 날아드는 곳’이라 하여
농장이름을 '학원농장'이라고 지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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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장남인 진영호씨가 물려받아 보리와 콩,해바라기 등을
심었고 그 광활한 풍광에 반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현재는 유명한 관광지가 됐습니다.
이를 지켜 본 주변 농가들도 앞 다퉈 보리와 메밀을 심었고
2004년에는 정부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인정해
전국 최초로 '경관농업지구'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삶이란 자신이 태어난 땅의 어느 보금자리에서 뿌리박고 사는 것이다.
그 땅과 마주하며 느끼는 살가운 유대감,
그 땅을 일구는 인간의 노동에서 느끼는 살가운 유대감,
그 땅의 소리와 그곳 사람들의 말씨에서 느끼는 살가운 유대감,
훗날 경험하게 될 더 넒은 세상 속에서도
그 옛집만큼은 여지없이 알아볼 수 있게 익숙한 각별함을
부여해 줄 그 무엇에서 느끼는 살가운 유대감,
그 유대감에서 피어난 애정이 어리는 곳,
바로 그곳에서 자리하고 사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 조지 엘리엇
연초록 가지 끝에 팝콘처럼 피어난 메밀꽃과 해바라기가
바람에 일렁일 때마다 생동감이 넘칩니다.
바람에 실려 온 향긋한 꽃향기가 빗방울에 스미고
빗길에 질척이는 황톳길 흙내음도 구수합니다.
초가을 비내리는 농장을 스치는 바람은 맑았습니다.
아스라한 기억처럼 여름이 멀어집니다.
때론 시간이 흐르는 게 아니라,이미 펼쳐진 세월 따라
내가 흐르는 느낌... 이제라도 가을로 가 볼 참입니다.
돌아보지 말고.
원래 그 자체로 바로보는 것,
바람에 흔들리는 꽃저럼.
비 온 뒤에 무지개 서고
사랑하는 일
죄도 서러움도 안되는 땅
정다운 어루만짐
부드러운 속삼임으로
금빛 찬란한
열매를 맺는
위대한 어미니가 되고 싶다
- 이승하,<따뜻한 땅>
비오는 고창 학원 농장
수많은 당신이 불안이었던 걸
이제 말해도 될까
흔들리면서
일어나면서
- 이규리,<불안도 꽃>
해바라기도 목이 아픈지 점점 고개를 숙이는 계절입니다.
학원농장의 메밀밭.
해마다 명절이 돌아오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고향을 찾아 먼 길을 떠납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고 고속도로의 정체에 시달리면서도
고향을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곳에는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있고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면
그동안의 객지에서의 고달픈 삶과 온갖 피로가
금새 풀리기 때문일것입니다.
정이 넘치는 고향의 넉넉함은
어쩌면 모든이들의 삶의 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고향에 다녀오면서
잠시 머물렀던 전북 임실과 고창 여행길에서 만난
눈 아래로 펼쳐진 섬진강 상류,아득했던 물빠진 붕어섬과
선운사의'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나 아무렇지도 않게 고운'
이른 아침 모진 비에 흔들리던 붉디 붉은 꽃무릇과
메밀꽃이 한창인 광할한 학원농장은
마음속의 추억으로,때때로 걸어보고 싶은 여행지로
삶이 힘들 때 위로받고 싶은 고향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끝.
- 글,사진:윤선한
그곳에서 모든 것은 정연한 아름다움,
화사함과 고요,그리고 관능.
- 샤들 보들레르,<여행에의 초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