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우정마을 솔빈 식당에 '식당 식자재 반출 금지'라는 문구가 붙었습니다.
그 동안 솔빈 식당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이것저것 없어지는 물건들이
많았나 봅니다.그래서 솔빈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송기현(유라)씨가 고민고민 끝에
이런 경고 문구를 식당에 붙였는데요.
사건은 이 문구를 붙인 첫 날에 발생했다고 합니다. 주인영 선생님께 그때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얘기를 듣고 배꼽을 잡고 웃었는데요. 주선생님께 들은 얘기를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제목: 연해주 솔빈 시트콤 제 1화 "식당 식자재 반출 금지"
장소:솔빈 식당
등장인물: 베네라, 나타샤 (솔빈식당에서 식사를 책임져 주고 계신 마마들입니다)
비까, 에직(우정마을에서 청국장 일을 하지요),
주인영(농업정착지원 1팀 팀장님이자 카페지기의 아내입니다)
# 4월의 어느 날, 오후 11시 점심을 준비하러 식당으로 온 베네라와 나타샤 ....
식당에 붙어 있는 문구를 발견한다
베네라:(떠듬떠듬 문구를 읽는) 식당.. 식... 자재... 반... 출... 금지... 이게 무슨 뜻일까?
나타샤:(문구를 쳐다보고) 글쎄... 처음 들어 보는 말인데... 무슨 말이지?
# 이 때, 비까와 에직이 식당으로 들어오고
베네라:비까.. 이리 좀 와 봐... 비까가 우리 중에서 한국말 제일 잘 하니까.. 비까는 알 것 같은데..
'식당 식자재 반출 금지'... 이게 무슨 뜻이야?
비까:(한참을 쳐다보고) 아~~ 이거요... 아마도 식당 깨끗이 청소하라는 말일 거예요.
나타샤:(고개를 가웃거리며) 그게 아니라 내 생각에는 식당에서 자기가 먹은 밥 그릇
자기가 씻으라는 얘기 같은데...
베네라:그런 뜻이 아니라 내 생각에는 식당에서 김치 갖고 갈 때 꼭 얘기하라는 말...
아닐까?
# 베네라, 나타샤, 비까 서로 자기말이 맞다고 주장하고, 한국말을 알아 들을 수 없는
에직은 커피를 타고 있다. 이때 주인영 등장하고, 평소보다 주인영을 반갑게 맞는 세사람...
주인영 '식당 식자재 반출 금지'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전달한다. 이때 커피잔을 들고 나가는
에직.. 에직을 보며 러시아 말로 에직을 제지하는 베네라...
베네라:에직.. '식당 식자재 반출 금지'라고 여기 적혀 있잖아. 커피잔 들고 나가면 안 돼...
에직:(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나는 한국말로 씌어 있어서 이게 무슨 뜻인지 몰라요.
그러니까 커피잔 들고 나가도 돼요.
# 에직의 말을 듣고 한바탕 웃는 사람들.....
이렇게 '식당 식자재 반출' 사건은 한 편의 시트콤으로 끝이 났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마마들이 그 동안 소홀했던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 겠다고
말씀하셨고요...
지금은 우정마을에 자원봉사자로 오신 이연옥 선생님의 지도아래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계신답니다.
연해주에서 일어나는 웃지 못할 사건들... 생갈 날 때마다 자주 연재하겠습니다.
첫댓글 또 내가 역겨 있군요 음~~~~ 나좀 빼죠요......아줌마들한테 설명을 드려야지 암튼 연해주 아리랑 다음회를 기대해 주세요 ㅋㅋㅋ
하하 재밌네요. ^^
ㅋㅋ 이거 시리즈 재미있겠다. 나도 하나 써 봐야 겠네요
이런 삶의 냄새 넘넘 좋아요 ㅋㅋㅋ 흐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