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북적이는 '아시아프' 전시장(서울역 구역 사)에서 참가작가 박찬국·송원진·김지원씨(오른쪽부터)가 포즈를 취 했다. 이들은 출품 작가이면서 동시에 전시장 모형 제작, 어린이 프로 그램 강사, 학생아트 매니저 등으로 참여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아시아 미술계의 차세대 유망주 777명이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아시아프'(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가 개막 사흘 만에 1만 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몰리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프가 열리고 있는 서울역 구역사(舊驛舍)에는 8일 하루도 3573명이 찾아 6일(3140명)과 7일(3026명)에 이어 연 사흘 3000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한여름의 미술축제를 즐겼다. 누적 관람객 숫자는 9739명이다. 작가와 관객, 화상(畵商)과 큐레이터들은 "이제껏 이런 전시는 없었다"며 행복해 하고 있다.
◆"다른 이 작품 보며 자극받아" "진짜 '작가'로 데뷔한 느낌"(작가들)
조각 3점을 출품한 송원진(27·국민대 졸업) 씨는 "개인전을 두 번 해봤지만 오는 사람이 한정돼 있어 아쉬웠다"면서 "《아시아프》에 연일 3000명 넘게 관객이 밀려들면서, 이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준다는 흥분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내 또래 젊은이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내가 모르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좋은 자극이 됐다"고 했다.
- ▲ ‘아시아프’를 찾은 어린이 관람객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아시아프’에 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이 늘고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박찬국(26·국민대 회화과 4년) 씨는 《아시아프》를 통해 생전 처음 그림을 팔아 돈을 벌었다. 그는 의학서적에 암세포 일러스트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 300만원에 《아시아프》에서 작품을 판매한 320만원을 합쳐서 졸업 후에 쓸 작업실을 얻을 계획이다.
◆"힘들지만 값진 경험" "관객들 열기에 놀라"(자원봉사자들)
'샘'(SAM·학생 아트 매니저) 최연주(24·영남대 조소과 4년) 씨는 "너무 성황을 이루는 바람에 화장실 갈 시간도, 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었고 근무가 끝나고 나니 힘들어서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면서도 "전문적인 컬렉터가 아니라도, 집에 그림을 걸고 싶어하는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미술계의 장래가 밝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고 했다.
◆"서울역이 '미술관' 된 느낌"(관람객들)
아들(7)과 함께 온 주부 임명옥(45·서울 둔촌동) 씨는 "미술이 부담 없이 가까워진 느낌"이라며 "앞으로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선뜻 들어가서 그림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한지예(19) 씨는 "신문사가 유명 작가의 값비싼 작품에만 관심을 쏟지 않고 젊은 무명 작가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 멋지다"며 "내 또래 젊은 작가들이 그린 그림을 더 보기 위해, 2부에도 꼭 와야겠다"고 했다.
아시아프는 1부(6~10일)와 2부(13~17일)로 나뉘어 모두 2300점의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입장은 오후 6시까지). 관람료는 성인 2000원, 어린이·청소년 및 10인 이상 단체 1000원. (02)775-0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