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산책을 마치고 산을 내려오는데
샘물가에서 두세살쯤 된 어린 소녀 하나가
무엇인가를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개미.
개미굴입니다.
개미.
두뇌를 가진 움직이는 동물 중
가장 뇌세포의 갯수가 적고
가장 단순하지요.
약 1000개 단위.
인간의 10억개와는 너무도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생존적응력은 월등하게 뛰어납니다.
(실상 하등동물일수록 생존력은 크지요)
아마 핵전쟁이 나서 지구가 뒤집어진다면
마지막으로 살아남을 동물일겝니다.
수억년전 말벌의 일종에서 진화하여,
날기를 포기하고 땅속으로 숨어들었지요.
지금 보면 현명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강력한 무기인 침(針)도 포기합니다.
(그러나 일부 개미는 아직도 침이 있습니다)
그래도 곤충의 세계, 벌레의 세계에서는 최강자입니다.
개미떼가 습격하면 사자도 도망가야 합니다.
버섯농사도 짓지요.
가위개미들이 농사를 위하여
정글(밀림) 안에 있는
전체 나뭇잎의 10%~20% 가량을 소비합니다.
어마어마한 양이지요.
필자도 그 아이의 옆에서
개미굴을 들여다 봅니다.
어렸을 적.
개미를 많이도 가지고 놀았어요.
장난감이라고는 가져본 적이 없던 필자.
개미, 참새새끼, 집게벌레(사슴벌레)...
이런 것들이 온통 장난감이었습니다.
개미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삽으로 파보기도 했습니다.
파다가 굴을 잃어버리니까.
먹이(죽은 벌레)에 가는 실을 묶어 놓아두면
개미가 끌고 들어갑니다.
그러면 그 실을 따라 파내려가면,
놓치지 않고
먹이창고와 그 주변의 알방에 도달할 수 있었지요.
포로(?) 개미들은 병에 넣어 집안에서 길렀습니다.
가끔 파리를 잡아 먹이로 넣어주면
굴도 파고 열심히 일합니다.
어머니는 질겁을 하시지요.
야단 많이 맞았어요.
요즈음 아이들.
실감이 잘 안가겠지요.
개미와 놀다니...
재미있는 컴퓨터게임을 안하고...
그러나
컴퓨터게임보다
백배, 천배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자연과 생명을
몸으로 배웁니다.
어린아이 옆에서
잠시 어린아이가 되어
나도
개미굴을 들여다 봅니다.
개~~미가 한 마리 들어갑니다.
개~~미가 한 마리 나옵니다.
하루종일 들락들락,
하루종일 더듬더듬,
하루종일 빨빨빨빨,
하루 해가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