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스페인 카탈루냐(Cataluna) 지방 분리 독립운동
스페인 북동부의 카탈루냐 지방 / 바르셀로나의 분리 독립 시위대
지난달 9월 27일, 스페인의 카탈루냐주 지방 선거가 있었는데 아르투르 마스(Artur Mas) 주지사가 이끄는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정당이 지방의회의 과반 의석(53.3%) 차지하여 지금 스페인이 시끌벅적하다. 12월의 총선에서는 기필코 분리 독립을 달성하겠다는 주지사의 호언장담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독립보다는 자치 정부의 자치권 확대 정도를 예상한다고 한다.
카탈루냐(Catalunia)는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스페인 북동부 구석에 있는 3각형 모양의 지방인데 북쪽으로는 프랑스와 안도라(Andora), 서쪽으로는 아라곤, 남쪽으로는 발렌시아, 동쪽으로는 지중해와 접해 있다.
이곳은 옛 아라곤 영토의 일부로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공업지역이며 전체면적은 약 3만km²(6%), 인구 720만 명 정도(16%)이고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를 같이 사용하며 주도(州都)는 바르셀로나(Barcelona)이다.
카탈루냐 지방 사람들은 자신들이 국가 세금의 20% 이상을 납부(納付)하면서도 중앙정부로부터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하며 분리 독립을 주장한다. 심심찮게 불거지는 스페인 지방 주(州)들의 분리 독립주장은 스페인 역사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아야 한다.
15세기, 스페인은 이슬람국인 동남 해안지방의 그라나다(Granada) 왕국, 북부 피레네산맥을 중심으로 한 바스크(Basque) 지방의 나바라(Navarra) 왕국, 북동부 카탈루냐 지역의 아라곤(Aragon) 왕국, 이베리아 중부의 가장 큰 영토를 가진 카스티야(Castilla) 왕국의 4개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1474년, 카스티야 왕국의 공주였던 19세의 이사벨(Isabel)은 온갖 우여곡절 끝에 한 살 아래 사촌 동생인 아라곤의 왕 페르난도(Fernando) 2세와 정략결혼하고 카스티야 왕국의 왕위를 쟁취한 후 이슬람 국가였던 그라나다(Granada)를 정복하고 바스크 지방의 나바라(Navarra) 왕국까지 합병, 스페인을 통일하여 스페인 통일의 어머니로 추앙받는데 곧 이사벨(Isabel) 1세이다.
스페인의 황금기를 연 이사벨 여왕은 용기와 배짱이 두둑하여 1492년 이탈리아의 탐험가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에게 자신이 시집올 때 가지고 온 패물까지 처분하여 배를 대어주는 이른바 벤처 (Venture) 투자를 하는데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여 그녀에게 엄청난 부(富)를 안겨준다.
그 이후 스페인이 해양대국, 무적함대를 자랑하게 된 밑거름이 된 것도 이사벨 여왕의 업적이라 할 것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스페인은 피사로(Francisco Pizarro), 코르테즈(Fernando Cortes) 등을 앞세운 중남미 대륙의 진출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식민지를 차지하게 되어 이사벨과 스페인에 엄청난 부(富)를 안겨주긴 하지만, 후세에 약(藥)이 되었는지 독(毒)이 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 정복자들이 중남미 인디오들에게 저지른 숱한 만행들은 지금까지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깊은 상처로 남아있고, 유럽 백인들의 핍박(逼迫)에서 벗어나려는 인디오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은 남미(南美)에 볼리바르(Bolivar), 호세 마르티(José Martí), 체 게바라(Che Guevara)와 카스트로(Fidel Castro)등 혁명가들을 낳아 좌파(左派)정권들이 들어서는 빌미가 되었다. 또 자본주의 선진국에 종속(從屬)되어 불이익을 강요당하는 후진국들의 탈 종속(脫從屬)을 부르짖는 해방신학(解放神學)도 싹트게 된다.
이로부터 수 세기,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중남미의 나라들은 독립을 쟁취하였지만, 현재 인디오들은 열등(劣等) 민족으로 치부되고, 대부분 모국어(母國語) 대신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으며 정권이나 경제력도 백인, 내지 백인과 인디오 혼혈인 메스티소(Mestizo)들이 잡고 있으니 스페인의 자랑일까, 수치일까??
스페인은 내전(1936~1939) 이후 프랑코 정권이 들어서서 36년간 군부 독재를 겪었고 그 이후 민주화를 이루었으나 현재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이때 카탈루냐 지방은 극심한 탄압을 받는데 이것이 오늘날 독립시위가 끊이지 않는 원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스페인 여행을 할 때 스페인 북동부 바르셀로나 지방을 갔더니 카탈루냐 독립을 주장하는 주민들이 나서서 카탈루냐 고유국기를 휘날리며 행진을 하고 있었다.
카탈루냐의 주기(州旗)는 스페인 국기(國旗)와 다른 형태이다.
스페인은 카탈루냐 지방뿐만 아니라 북부 피레네(Pyrenees) 산록의 바스크(Basque)지방도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도 스코틀랜드 때문에 골치이고, 중국도 신강(新疆) 위구르 자치주, 티베트 장족(藏族) 자치주의 분리 독립시위로 지구촌은 조용한 날이 없이 연일 시끄럽다.
<나는 2019년 스페인 전역을 3주 동안 샅샅이 여행했다. 시위대와 사진도 함께 찍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