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비 감축과 평화 ]
국가들이 실질적인 군비 감축 특히 비핵화로 나아가고, 세계 지도자들이 폭력이 아닌 대화와 외교의 길을 선택하도록 기도합시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1요한 4,20)
저는 주일학교에서 한 어린이를 만났습니다. 넘치는 활력으로 종횡무진 교리실과 성당을 뛰어다니는 이 친구의 활약으로 저는 좀처럼 미사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늘 나라는 그와 같은 어린이들의 것이기 때문에, 저는 사랑의 하느님을 만나러 온 이 친구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떼를 쓰는 이 친구를 보면서 저는 난처함과 당황스러움을 느끼다가 급기야 완력이나 권위로 아이를 통제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친구의 태도에 저는 대화를 포기하고 힘에 의존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만일 이 친구가 어린아이가 아니라 저보다 크고 힘이 세었더라면 과연 제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이 경험을 성찰하면서 제가 어떤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겪을 때 어떤 방식과 태도로 그것을 풀어가는지를 반성하고, 또 우리가 이루는 다른 크고 작은 공동체들은 그들이 당면한 더 큰 갈등과 분쟁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지난 콘클라베에서 선출된 레오 교황님이 모든 가톨릭 신자들과 온 세상에 전한 첫 메시지는 평화였습니다. 다리를 놓는 사람Pontifex인 교황님은 사도 직무를 시작하신 이래 지치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평화를 당부하고 계십니다. 교황님은 지난 1월 9일, 교황청에 주재하는 각국의 외교 사절들이 모인 회의에서 대화에 기반한 외교가 힘의 논리로 대체되면서 국제 공존의 토대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쟁이 다시 유행하고 있으며, 정의가 아니라 힘을 통한 평화가 점점 더 추구되고 있습니다.” 평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결코 없지만, 우리가 바라는 평화란 내 마음에 드는 평화, 나의 이익에 더 적합한 평화입니다. 이에 따라 상호 공존과 통합적 인간 발전에 필수적인 다자주의multilateralism와 대화는 무력에 기반한 외교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국제 기구와 국제법 등의 제도와 규제들이 있지만 이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의 동의와 공동선에 대한 헌신, 그리고 내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이러한 수단들이 무력 충돌과 갈등을 막기란 역부족입니다. 그러므로 평화의 증진은 우리 자신의 마음을 성찰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평화는 우리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조건이자, 사회적·공동체적 삶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수난을 앞두고 예루살렘에 이르신 예수님께서는 그 도성을 보시고 우시며 말씀하십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루카 19,42) 평화에 대한 교회의 이해가 간명히 정리된 '간추린 사회교리'의 488장은 "평화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며, 하느님의 계획에 부합하는 인간의 계획이기 이전에 먼저 하느님의 근본 속성이다"라고 선언합니다. 모든 은총의 완성과 생명의 충만함을 나타내는 평화는 하느님께서 모든 인간에게 주시는 가장 큰 선물의 하나이며, 또한 평화는 하느님의 계획에 대한 우리의 순종을 내포합니다. (간추린 사회교리, 489) 그렇다면 여기서 하느님의 계획인 진리에 순종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요한 14,27) 평화의 참된 실현은 하느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오는 것이며 하느님의 다스림이 모든 사람의 마음 안에서 실현되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전인적 회심을 수반하는 평화는 자기 자신과 이웃과 모든 피조물과 함께 생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망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처럼 들리십니까?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꿈에 당신 자신을 바치셨습니다.
# 성찰 안내
1. 나는 지금 어떤 두려움 때문에 나 자신을 방어하거나 공격하고 있습니까? 이를 위해 내가 사용하는 ‘무기’는 무엇인가요?
2. 비무장과 대화를 통한 평화 추구에 대한 나의 태도는 무엇입니까? 나의 염려는 나 자신과 세계에 대해 무엇을 드러내고 있습니까?
3. 우리 모두가 무기를 내려놓고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오늘 당장 내가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선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댓글 아멘 🙏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