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Covid)-19 백신(Vaccine) 단상(斷想)

[강현성]

쓰임이 있어서 Covid-19 과 사람 사는 모습에 관한 글을 몇 개 썼습니다. 그 중 최근 백신(Vaccine)에 대한 질문을 여러번 받은 터라 단상(斷想)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올려 봅니다. 산중(山中)에서 쓴 글이라 조악(粗惡)합니다. 안부인사를 갈음합니다.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 옵니다. 지난 10월 즈음에 화이자(Pfizer)와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공동개발 중인 백신의 3상(3rd phase) 실험에 대한 중간(Preliminary)결과를 대통령선거 후에 발표한다 했었습니다. 새로운 백신 및 신약은 개발회사가 1상, 2상, 3상의 임상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미국 식약청(Food and Drug Administration)과 함께 분석하여 승인 여부가 결정 됩니다. 1상 실험(Human pharmacology)은 수십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효과성(Efficacy) 및 안전성(safety)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합니다. 2상 실험(Therapeutic exploratory)은 피실험자그룹을 수백명으로 확대하고 기존의 효과성과 안전성 외에 부작용(extent of side-effects)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됩니다. 1상과 2상 실험을 통과한 백신은 3상 실험(therapeutic confirm‎atory)에서 그 백신의 특성에 따라 피실험자그룹을 수백명에서 수만명으로 확대합니다. 또환 기존의 효과성, 안전성, 부작용 외에도 같은 병의 치료를 위해 현존하는 가장 좋은 백신과 비교분석을 하게 됩니다. 3상 실험을 통과해서 승인을 받게 되면 생산, 유통 및 판매가 가능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제약회사(Biopharmaceutical Company)는 신약개발의 경우 일반적으로 평균 7-12년의 소요기간 중 $10억(1조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제약회사라 불렀던 회사들을 바이오제약회사라 부르는 이유는 20-30여년 전에 유전공학(Gene engineering)의 발전으로 인해 신약개발의 전체적인 틀이 기존의 제약회사들이 해왔던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방식에서 유전자 형질 변경을 통해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신기술로 바뀌게 됩니다. 유전공학의 신기술은 기존 화학물질의 합성에 비해 간단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제약회사들은 유전 공학 기술을 가진 회사(Biotechnology based company)의 신기술을 활용하는 협력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화이자는 전체연구의 진행을 위한 기반시설 및 자원을 지원하고 바이오엔테크는 핵심기술을 연구 및 제공하는 협력관계가 만들어 집니다.

이번 11월에 발표된 결과는 3상 실험 중에 예정 되었던 중간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통상 현재 개발중인 백신은 2회에 걸쳐 접종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이번 결과는 2회 접종을 마친 4만3천여명 중 연구기간 중에 코로나에 걸리게 된 94명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사실 94명이라는 샘플의 숫자가 전체 피실험자에 비하면 무척 작아 보일 수 있으나 통계학에서는 나름의 의미 있는 분석을 할 수 있는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개 내외의 샘플로도 의미 있는 통계적 분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수학적으로 증명이 되어 있습니다(e.g., Central Limit Theorem). 94명 중 90%가 효과성이 나타났다 하니 이는 백신을 접종한 피실험자 9.4명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것이고, 접종하지 않은 피실험자 84.6명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즉, 해당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코로나에 걸린 피실험자가 해당백신을 접종하고 코로나에 걸린 피실험자보다 월등히 많으니 효과성이 입증된다 라는 주장입니다. 이 통계는 해당백신을 접종해도 여전히 100여명 중 10여명은 코로나에 걸린다는 것 역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감기 같은 백신은 50-60% 정도의 효과성이 있으니 90%는 훌륭한 숫자로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는 감기와 비교할 수 없는 심각한 증상, 난치성, 치사율을 감안할 때 단순히 두 숫자를 비교해서 훌륭하다 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해당백신을 접종하고도 코로나에 걸린 10%가 치사율이 높은 노인들에 집중되어 있다면, 백신접종의 여부와 상관없이 노인층은 여전히 코로나로 인한 높은 치사율을 보일 것입니다. 백신의 효과성이 현저히 낮아 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보다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해당연구는 최종적으로는 기존의 94명을 포함하여 총 164명의 샘플을 분석하여 보고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의 최종보고서가 나오게 되면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결과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기대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연구팀이 조작되지 않은 다양한 데이타를 제공한다는 가정하에 가능합니다. 현재 FDA는 너무 성급해 보일 정도로 비상승인(Emergency Use Authorizations: EUA)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비상승인이란 현재의 역병을 극복하기 위해 FDA의 승인심사를 위한 심사의 절차 및 시간을 줄여 주고, 평소에는 승인되지 못했을 정도의 효과성과 안전성이라 해도 승인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회를 놓치기 싫은 백신개발회사들은 사실 다양한 현실적인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백신개발에 참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주가가 10-20% 오르는 현실이니 언제든 회사의 명성 및 이익을 위해 거짓정보가 만들어 질 수도 있습니다. 과거 황우석 사태를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사실 FDA는 지금껏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처럼 유전공학 또는 mRNA를 기반으로 하는 백신(messenger RNA vaccine: 조작된 mRNA를 세포에 주입하여 코로나용 공격단백질(spike protein)을 만들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만나면 공격하도록 설계된 백신)을 승인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상 긴급승인상황에서만 개발 및 승인이 가능 했던 백신개발방법입니다. 경쟁관계에 있는 백신은 모더나(Moderna)에서 개발 중에 있습니다. 모더나 또한 1상과 2상 실험에 해당백신과 비슷한 효과성을 보고한바 있습니다. 3상 실험 결과를 기다려 볼 일입니다.

현재로서는 FDA가 해당백신을 승인한다고 해도 일반 대중이 접종을 받기까지 여러 문제점이 예상됩니다. 첫째는 생산을 담당하게 될 화이자의 생산능력입니다. 화이자에서는 내년(2021)에 최대생산 13억개의 접종시약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백신의 필요성이 높은 고위험군부터 접종을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일반대중이 접종을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2022년이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백신들 또한 생산 및 유통이 가능하게 되면 전체 백신 생산량은 많아질 것입니다. 두번째는 해당백신의 보관 및 운송입니다. 해당백신은 조작된 유전자를 담은 세포이기 때문에 화씨 -94도 이하에서 보관 및 운송이 되어야 합니다. -94도 이하의 운송체계 시스템의 구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상당한 유통 과정 중 어느 한 과정에서 이를 실패하게 되면 해당백신은 효과성을 잃게 됩니다. 세번째는 백신은 백신자체의 품질과 사회적 지지에 대한 답보로 그 성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현재로서는 해당백신이 어느 정도 사회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백신을 접종 받겠다는 일반 대중이 최소한 60-70& 정도로 확대되어야 사회적 면역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 대중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특히, 현재의 역병 상황 및 백신의 안전성 및 효과성에 대한 불확신, 정치적 개입으로 인한 불신 확대, 개인적 신념 및 이유 등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백신의 포괄적인 접종을 위해서는 백신 개발에 대한 신뢰성과 함께 사회적 지지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코로나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래로 현재까지 9개월 동안 24만명이 코로나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이는 남북전쟁 연중 평균 전사자 15만 명을 훨씬 웃도는 숫자입니다. 엄중(嚴重)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든 이유로 정부를 포함한 유관기관의 상황에 대한 경시, 적절한 리더쉽의 부재, 대응전략에 대한 부재, 실무진의 혼란스러운 펠로우쉽(Fellowship) 등 인재(人災)적 요소가 실패원인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현실입니다. 백신의 효과적인 활용은 이번 역병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정책적 그리고 시민적 역량이 효과적으로 집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The Covid-19 vaccine is our duty and passion. We’re not important.” 이번 백신의 사실상의 개발자인 바이오엔테크의 Ozem Tuireci 그리고 Ugar Sahin 의 일성(一聲)입니다. 엄중한 시기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팔라치아(Applachia)에서 해찰(解察) 드림.

[이경식]

강교수 오랬만이군요. 글 잘 봤습니다. 부디 건승하시고 뉴욕 오면 같이 산행합시다.

[강현성]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덥수룩한 수염 사이로 보이던 선배님의 맑은 미소가 그립습니다.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여전하시리라 믿습니다. 앞마당에 나서보니 이 곳은 시절을 모르는 벚꽃이 만개하였습니다. 너를 어찌할꼬 하다 한시 한 수 지어 봤습니다.

爭雪 [눈을 다투는 건가]

만추좌애풍 晩秋坐愛風 [만추에 퍼질러 앉아 바람을 희롱하네]
단풍낙개지 丹楓落盖地 [단풍은 떨어져 땅을 덮었는데]
절부지앵개 節不知櫻開 [철부지 앵두꽃이 피어나는 건]
홍엽앵쟁설 紅葉櫻爭雪 [낙엽과 벚꽃이 눈을 다투는 건가]

아팔라치아(Applachia)에서 그냥 드림.

[강현성]

[강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