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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주얼리 트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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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드 |
리얼리티 토너먼트 쇼가 한창 유행인 요즈음 모 음악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가수가 이런 말을 했다. “밀림에는 사자만 있는 게 아니다. 다들 사자면 밀림이 아니다” 당시 참가자의 음색이나 창법은 매력적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뭐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지만 음색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잘 부르는 듣기 좋은 소리일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었는데 감정이란 극히 주관적이어서 정답이 없는 상황을 위트로 넘기며 심사위원이 이 말을 내뱉었다. 이 말은 하는 이유는 2011년 화인주얼리 트렌드가 바로 이와 같기 때문이다.
무수히 많은 브랜드와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강자만이 살아남으며 매 시간 새로움을 원하는 주얼리 시장은 패션시장보다는 트렌드의 변덕 폭이 좁은 게 사실이다. 원자재가 비싸고 개발의 공정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며 신체에 직접 닿는 물건이기도 하고, 또 생필품이 아니므로 구매 시 신중함을 요하기 때문에 ‘변덕’을 부리기가 부담스러운 상품일 것이다. 물론 저가의 액세서리를 제외하고 말이다.
2011년 주얼리 트렌드는 ‘클래식(classic)’, ‘판타지(fantasy)’, ‘레이어드(layered)’, ‘플레이풀(playful)’로 설명할 수 있다.
◆ 클래식(classic)
샤넬 |
과거의 아름다운 주얼리 유산인 클래식 디자인이 집중적으로 재조명되면서 최상에 이른 하이 퀄리티의 스톤을 중심으로 한 주얼리의 향연, 즉 보다 크고 보다 질 좋은, 혹은 보다 진귀한 스톤을 중심으로 한 컬렉션들이 앞 다투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메인스톤의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클래식 디자인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축척된 스톤 세팅의 노하우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물론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탓도 있겠지만 장롱 속 보석이 아닌 실생활로 출현을 하고 있는 진귀한 보석들의 향연이 소비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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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지(fantasy)
디올 |
루이뷔통 |
이런 클래식 디자인에 불안한 세계경제 등의 정서를 잠재울 수 있는 2011년식 판타지가 결합되면서 디자이너들의 창의력이 마음껏 표현된 새로운 판타지 라인이 선보이고 있다. 빅스톤의 원석을 감싸 안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동·식물의 구상적 디자인을 크리스찬디올의 화인주얼리 디자이너 빅투아르드카스텔란은 환성적인 터치로 완성해 주었고 로랜스보머는 조금 더 추상적인 직선과 곡선의 그래픽적 라인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물론 위트와 재미를 잊지 않았음은 두말할 것 없다. 이 트렌드의 중심에는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의 귀보석 이외에 쿤자이트, 모거나이트, 시트린, 프레나이트 등의 파스텔톤의 스톤들이 중심에 있으며, 아름다운 총천연색의 컬러감이 뛰어나게 표현돼 전체적인 컬러스톤의 시장에 활력을 가져다주고 있다.
◆ 레이어드(layered)
티파니 |
2011년에도 여전히 트렌드로 이어지는 레이어드! 얇거나 굵거나, 혹은 컬러감이 있거나 모노톤이거나, 메인스톤이 세팅되었거나 혹은 세팅되어있지 않거나, 여러 가지의 여러 디자인을 겹쳐 끼고 거는 레이어드의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반지를 여러 개 끼는 것은 물론이고 목걸이의 경우 사이즈를 다르게 해 스타일링하거나, 팔지의 경우 뱅글 혹은 체인 그리고 유니트 팔찌를 여러 개 겹쳐 끼는 등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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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화인주얼리와 패션주얼리를 같이 코디네이션 하는 레이어드의 열풍 덕에 브랜드들은 보다 많은 종류의 보다 많은 디자인을 출시하고 있다. 티파니의 셀러브레이션링(celebration ring)을 시작으로 드비어스가 다양한 커팅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판타지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국내 브랜드 수엘에서는 흡사 아트피스 느낌의 무광 레이어드링을 출시했으며 국내 브랜드 레쿠 또한 다양한 캐보션 레이어드링을 선보이고 있다.
◆ 플레이풀(playful)
유머와 위트가 강조된 디자인 플레이풀은 심각하지 않게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는 애니멀 컬렉션과 캐릭터 주얼리를 들 수 있다. 이런 주얼리의 특징은 빅스톤을 사용하기 보다는 작은 사이즈의 스톤을 파베세팅하고 실제 동식물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쇼파드 |
1970년대 이후 주얼리의 특징 중 하나는 작은 사이즈의 스톤을 조각해 만든 주얼리가 부쩍 늘었다는 점인데, 2011년은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섬세한 파베세팅이 돋보이는 동식물을 모티브로한 디자인이 대거 등장해 보석 컬러의 그라데이션을 활용하는가 하면 단조로워 지기 쉬운 파베세팅을 예술의 경지로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런 경향은 다양한 컬러와 사이즈의 다이아몬드, 사파이어의 유행을 선도할 것이다. 물론 큐빅이나 글라스 또한 더 많이 화인주얼리를 모방해 나가겠지만 천연석이 가진 매력은 그 어떤 모조품도 자리를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샤넬 |
지금까지 짧게나마 올해의 주얼리 트렌드를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2011년은 보다 다양한 종류의 스톤과 디자인이 대거 출현하고 있다. 물론 금값의 고공행진 덕에 실버 주얼리들의 강세도 여전하지만 오히려 귀한 소재를 소중하게 다루어 극도로 절약해 금을 사용하고 다양한 세팅법의 연구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본질에 충실한 좋은 소재, 섬세한 세공, 감동을 줄 수 있는 디자인스토리가 있는 주얼리의 향연은 올 한 해 밀림의 왕국처럼 계속될 전망이다.
/ 글: 강 민 정
THE ARCHIVE 대표
G.G-GIA, 디자이너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 박사과정 수료
동덕여자대학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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