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동지여러분!
몽골은 지금 영상 18도, 날씨 맑음, 자외선 지수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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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6, 7, 8월 약 3개월이 여름방학이다. 국립대학이기 때문에 학생수 48%가 지방 학생들이다.
방학이 시작되면 지방에 고향을 둔 많은 학생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고향으로 돌아갈 차량을 교섭하느라 분주하다.
3학년에 재학중인 사랑고아, 체첵바야르는 수도에서 가장 먼 옵스아이막까지 차량으로 3일을 종일 달려야 집에 도착할 수 있단다.
이 대장정에 이용되는 차량은 거의 러시아제 <푸르공>인데 우리나라로 보면 <스타렉스>와 유사한데 차량의 높이가 우리 차량보다 높다.
도로 형편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차량으로 보인다. 차는 아주 단단해 보인다.
여름방학이 긴 이유는 겨울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이다. 이 방학 기간에 우유, 고기를 부지런히 장만해야 6개월 가까운 겨울을 지낼 수 있다. 초목도 이 때가 잠깐이기 때문에 온 가족이 총 동원되어 가축들을 잘 먹이고 가축 사료를 많이 만들어 비축해야 역시 겨울을 보낼 수가 있다. 몽골이 급속히 사막화가 진행되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축의 개체수가 조정되지 않는 가축 무리들이 꽃씨가 날리기도 전에 모두 갉아 먹어 버리기 때문에 갈수록 초목이 줄어 들고 황무지가 많이 만들어져 사막화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상대적으로 중국은 가축수를 적당히 인위적으로 조정하여 사막화를 되도록 늦추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염소 가슴털로 만드는 캐시미어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학과 교수들과 야외 워크샵을 했다.
생벨넥교수 가족, 에르덴 치멕교수 가족, 아리옹 바이갈 교수 등과 함께 울란바타르 근교의 산에 올랐다.
몽골에 살면서도 산행을 처음으로 해본다는 사람들이다. 내가 산에 자주 오른다는 말에 동참하게된 산행이었다.
이들의 페이스에 맞게 적당히 테크닉을 조정하면서 시나브로 올랐다. 조금씩, 천천히.....
지난 주에는 온 세상이 노란꽃과 빨강꽃이었더니 오늘은 보라색, 하늘색, 분홍색으로 온 천지를 수놓는 듯하다.
형형색색의 수많은 꽃들이 지천에 널려 있다. 조금 오르니 하얀꽃들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우리 일행들을 반가이 맞이 한다.
우리나라의 과거 50, 60년대 많이 눈에 보여던 꽃들이 이곳으로 모두 이주를 한 것 같다.
지금 한국에는 민들레, 할미꽃, 당귀 등 많은 산야초들이 자취를 감춘다는데 여기는 지천에 널려 있는 것이 이런 야생초들이다.
얼마전 한국의 한의사가 몽골을 방문하여 산야초들을 보고 모두가 약재로 사용되는 풀들이란다.
나도 약초에 문외한(門外漢)이고 몽골인들도 잘 모르니 이 풀들이 왕성히 편안하게 잘 살 수 있으리라 본다.
여기서도 간혹 한국인들이 욕심을 내어 채취해 가는 모습들이 눈에 띤다. 몸에 좋다면 개똥도 주저하지 않을 사람들...
아무리 좋다는 것을 먹어도 백년도 다 살지 못하고 가는 인생.....
주어진 천명대로 순응하며 살다 가는 것이 인생아닌가. 많이 가진 자가 오히려 욕심이 과한 것. 훔쳐 놓은 것 두고 가기 서러워서...
오르고 쉬다가 오른 것이 시계(視界)가 가장 좋은 목에 도달했다.
하늘도 가깝고 시내가 한 눈에 조망되고 지천에 널려 있는 야생화 천국!
한국에서 30년 전에 사제의 인연을 맺은 문화관광부 소속의 제자가 연신 감탄을 연발한다.
약 2년간 몽골에 유학하면서 한번도 산에 오르지 않았다는 제자는 온통 흥분된 도가니 얼굴이다.
다른 교수들도 감탄의 연속이다. 내가 이들에게 주문했다.
<앞으로 몽골 지도층의 등산 문화를 선도하시요.>라고.....
라면도 끊이고 김밥도 풀고 막걸리도 따고 보드카 뚜껑도 열었다.
모두 주신(酒神) 바카스가 되어 취선(醉仙)이 된 듯하다.
여기가 바로 천국이고 무릉도원이라 생각된다.
기묘한 바위, 공룡발자취, 고인돌 등 많은 걸 보고 즐겼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모두들 다음에도 함께 가자고 이구동성으로 주문을 외운다.
<그럽시다>라고 응답하고 시나브로 꽃밭길을, 낙엽송 숲길을 내려 오다 개울물에 발도 담가 훈김을 식히고 주변의 당귀 군락지도 만났다.
당귀(當歸)를 먹으면 아픈 사람이 본래로 되돌아 올 정도의 좋은 약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야생초>책자를 찾아 보니 여성들의 생리불순, 정혈, 산후통에 좋다 한다.
남자들에게는 정혈(淨血)이니 피를 맑게 한다는 말이 아니던가...
고기, 담배를 많이 하여 탁해진 피를 깨끗하게 정화한다니 호재(好材)가 될 것같다.
늦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술을 담글까? 그러면 천년을 더 살까?
이런 저런 생각에 하루가 유쾌히 지나 갔다.
내려와 월드컵 중계하는 레스토랑에서 하산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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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너무너무 이뻐요!!! 할미꽃, 엉겅퀴, 양귀비도 보이구요.
그춥던 몽골에도 꽃이피네요~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시는 멋진 사진 즐감합니다....^^
즐겁게 사시는군요...자연 꽃 속에서 당귀를 꼭 먹어야겠어요.등산학교 만들어 보세요...구경 잘하고 소식 잘 접합니다..건강해 보여 좋아요..이곳 친구분들께 소식 전하겠습니다
굿.......
좋은사진 즐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