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팔자와 운로대로 살아가는 易의 원리 인생의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이 있듯이, 나라에는 국운이 있다고 했다. 거시적 태양계와 미시적 지구계의 크고 작은 어느 좌표에서 지금까지는 미국의 전성시대였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에 미국이 쇠락한다면 서산에 지는 해처럼 자연의 이치 그대로일 것이다. 경제적 이익 富부가 목적인 자본주의는 미국 동부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 미국의 대세는 서부시대임이 확실하다. 미국이 비록 대륙이지만 대영제국의 운이 대서양을 짧은 시간에 건너온 것처럼 공간은 문제되지 않는 것 같다.
미국의 전성시대는 인디언 대학살인 서부개척사 완성과 세계대전 승리로 군사대국이 된 것이었으며, 이후 鐵철의 장막 소련과 竹죽의 장막 중공과 대치하는 냉전시대가 있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호된 곤욕을 치렀고, 견디다 못한 닉슨은 군사적 개입을 피한다는 독트린을 선언(1969.7.29. 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외교 정책)한다. 강대국으로부터 핵 위협의 경우를 제외하고 미국은 아시아 여러 나라와 조약의 약속은 지키지만, 내란이나 침략에 대하여는 아시아 각국이 스스로 협력하여 그에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중공과 수교하기 위해 베트남전쟁이라는 수렁에서 겨우 발을 뺀다.
수교를 모색한 미국과 중공처럼 프랑스어로 긴장 완화를 뜻하는 데탕트는 적대 관계에 있는 국가 간에 긴장을 완화시키고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평화 공존상태를 의미했다. 데탕트를 냉전시대의 끝으로 간주했지만, 데탕트가 잠깐의 휴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었으며, 냉혹한 국제정치 성질로 볼 때 현실성이 없기에 심지어는 빌어먹을 데탕트라는 말도 생겨났었다.
닉슨독트린과 데탕트의 일환으로 똥줄이 탄 박정희와 김일성은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3대원칙이라는 7.4공동성명으로 세계와 자국민을 속이며 평화의 시대를 여는 것처럼 데탕트 흉내를 냈지만, 속내는 지독한 독재정권 체제 구축을 위한 시간벌기에 들어갔고, 당장 서둘러 실행에 옮겼다. 방조자 미국은 이를 모른 체 눈감아주고.
데탕트 일환으로 세계 여러 곳에서 50개 가까운 나라가 유엔의 회원국이 되었다. 많은 신생국이 생겨난 것으로, 미국의 사냥감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미국은 부유했지만 지배권에 있는 많은 약소국 원조는 꽤나 버거웠고, 모든 신생국을 미국 편으로 끌이 들이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한편 소련은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실패하면서 지배권 국가에의 지원을 끊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소비에트는 분열 와해되고 만다. 소련의 식량생산은 부족함이 없었지만 유통이 안 되어, 생산지의 감자는 썩어갔지만 이를 기다리는 지역에서는 굶을 수밖에 없는 현상이 벌어지며 소비에트는 순식간에 무너지며 해체되고 만 것이다. 냉전시대는 그렇게 막을 내린 것이었다. 패권국이자 종주국으로서 계속 주도권을 쥐고 있으려면 돈이 있어야 하며, 경제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원조도 하고 주둔군을 파견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언제 어디인가를 막론하고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군비경쟁을 하던 냉전시대라지만 일본이나 프랑스 서독은 경제대국이 되었다. 한국전쟁으로 일어선 일본이지만, 맥아더의 전략으로 만들어진 헌법은 부러진 허리와 진배없었고, 승전국인 미국이 계속 지배 감시하고 있었기에 일본은 미국의 개처럼 굴 수밖에 없었다. 한편 프랑스는 돈을 벌었기에 나토를 탈퇴하며 미국과 거리를 두려 했고, 서독은 라인강의 기적으로 경제를 일으킬 수 있었기에 동방정책을 쓰기 시작했으며 미국에 고분고분하지도 않았다. 소련으로부터 벗어난 동독은 경제적으로 무척 어려웠고, 동독과 화해를 모색하던 서독은 자칫하면 미군을 철수하라고 할 판이었다. 독일은 이때다 하고 계속 미군을 주둔하게 하는 보장과 조건을 제시하며 미국을 설득하여 통일을 할 수 있었다. 독일의 국운이 참으로 좋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통일은 주변 정세가 그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독일통일은 우리에게 他山之石타산지석이지만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당시의 여건과 동북아 정세였다. 한반도에서의 남북한은 내부적으로는 비밀리에 거래하면서 외견상 지독하게 대치했으며, 다행이도 김대중/노무현의 정치력으로 어느 정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과 박근혜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고 말았으니 그 세력들이 바로 과거의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전신이었다. 작금의 바른정당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바른미래당으로 바뀌었지만.
만약 남북통일이 된다면 그들은 해방 직후의 친일파 신세로 전락할 것이므로 그들은 사활을 걸고 미국의 보호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저희들처럼 지금의 집권당이 무너지기를 바라고 있으며, 어떻게든지 좌파정권을 몰아내고 자유한국을 지켜내겠다지만, 지금처럼 자유민주국가인 경우가 언제 있었던가? 그리고 그들이 언제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한 적이 있던가?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속지 않을 만큼 성숙된 국민의식인 것을 모르는 그들이 아니지만, 대안이나 그 어떤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26일 어제 청계광장에서 북한 김영철의 방남을 반대하는 제1야당의 반정부 시위가 있었다. 태극기와 피켓 물결 속에 성조기 위쪽 모서리 별 무더기 위치에 작은 태극기를 붙인 깃발이 등장했다. 미국 50 몇 개의 州주보다도 한국을 더 중요하게 여겨달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쓸개 빠진 뻔뻔스런 행동으로서 우리나라 자화상의 한 단면과도 같아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을 없어 참으로 부끄러웠다. 트럼프 입김의 일환이라고 생각되는데 제너럴 모터스는 GM대우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면서 정부더러 엄청난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의 본색인데, 우리는 언제 악마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날이 있을지.
그럼 남북통일이 되려면 그 여건이나 조건은 안팎으로 어찌 형성되어야 할 것인가?
미국은 북한을 고립하여 말려죽일 작정이지만, 북한은 눈 하나 까딱 하지 않고 있으며 완전한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전략이다. 남북통일을 가장 반대하는 일본은 미국을 충동질하며 어서 북한을 공격하라고 알랑거리지만, 북한에 일본이나 미국 군사력이 주둔하는 것을 중국과 러시아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을 함부로 공격할 수도 없어 으름장만 놓고 있다. 베트남에서 혼 줄이 났던 미국은 67년간 북한을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지역적으로 보거나 기질로 보거나 월맹보다 더 지독하고 어려운 대상이 북한이라는 사실은 미국으로서는 뜨거운 감자이면서 악몽과 같을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비핵화만 된다면 북한 정권보다 경제대국에 가까운 한국이 통일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의 경제협력은 러시아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제력은 20년 전 독일과 같을까? 이다. 나는 충분하다고 본다. 경제부처에서 집계한 부동자금은 750조 원이 넘었다고 하고, 나라가 어려울 때 모금에 앞장서는 국민성으로 보아 희망은 크다고 본다. 하루아침에 합칠 수는 없겠지만, 워낙 낙후된 경제 체제이기에 서서히 먹고살게 해주면서 조금씩 피를 섞어가는 것이다.
중국 입장 또한 러시아와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일본과 감정이 좋지 않은 한국이 중일 사이에서 울타리가 되어준다는 것과, 교역에서도 이점이 많을 것이며, 역사적으로 속국이었던 한반도를 옛날처럼 주무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도 할 것이다.
어떤 학자는 지금의 미국은 로마의 멸망기와 유사하다고 한다. 로마가 가장 믿었던 우방국 때문에 망한 것처럼 미국은 한국의 배신으로 망할 수도 있다는 논리이다.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한다면 남한도 그렇지만 미국은 국제정치나 국내정치나 대혼란을 겪을 것이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처럼 고립을 자초하려는 트럼프이고, 오직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미국이다. 장차 미국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감정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폐쇄주의로 치달을 것이고, 무역 장벽이 높아진다면 미국 경제도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경제가 좋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경제가 나빠진다면 군사력 유지 관리도 힘들어질 것이다. 백인 우월주의를 지향하기에 잡동사니로 이루어진 연방정부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이 자멸의 길을 가기를 바라며, 동시다발적 연속으로 빨리빨리 총기사고가 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면서 주정부끼리 이해타산으로 물어뜯고 싸웠으면 한다. 민족이 없는 잡것들의 집단이라서 아마 볼만할 것이다. 그럼 한반도 통일의 조건은 점점 무르익을 것이다.
미국이 지속적인 봉쇄정책을 쓴다면 북한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굶어죽거나 말거나 아무리 인민을 개돼지 취급을 하며 나 몰라라 할지라도 자유와 자본주의가 어떤 것인가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는 북한이기에 김정은에게의 충성심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만일 민중봉기라도 일어난다면 북한은 김정은을 대행할 만한 체제와 조직이 아니기에 대책 없이 무너지면서 김일성/김정일의 사진과 동상은 내동댕이쳐질 것이다. 그럼 중국군이 남하할 것이라는데, 한국에 미군이 주둔하는 한 난민의 입국을 막을지언정 북한의 지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방카는 이미 떠났고, 오늘 김영철도 돌아간다는데, 두 사람은 적대감으로 눈인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바로 아랫사람들은 평창올림픽 폐막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비밀리에 접촉하지 않았을까 하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사실이라면 체면 때문에 안 그런 척 하면서도 할 것 다하는 기 싸움일 것이다. 험한 산세로 이루어진 강원도 平昌평창이지만, 높낮이 없는 평탄함으로 번창하고 창성한다는 지명이다. 상징성으로 봐 平和평화의 平昌이 될 것이라며 선인들이 지은 비결이 담긴 이름이라고 본다.
동북아시가 어떤 양태로 변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남북 당국자는 어떻게 줄타기를 할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북한은 무장해제와 다름없기에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므로 미국이 하자는 대로 호락호락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국을 인정받고, 상호 불가침 조약인 평화협정만을 요구할 것이다. 이때 남한과 어떤 협력관계를 갖자고 할지 문대통령의 정치력은 시험대에 오를 것이며, 야당은 일이 배배 꼬여가기만을 바랄 것이다.
제일 좋은 여건조성은 백두산이 폭발하여 북한이 망하고 중국도 엄두를 못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아니면 김정은이 콱 죽어버리는 것이다. 전자는 엄청난 복구비가 들 것이고, 후자는 중국이 침략해 올 가능성이 아주 큰데, 그렇게 된다면 해결책은 아주 복잡해질 것이다. 혹 중국에서 경제대란이 일어나거나 아직 불씨가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천안문 광장의 민주화 바람이 불어 대혼란이 일어난다면 우리에게는 최고의 기회이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오직 남북한이 협력하여 어떤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통일로 가는 여러 전략을 다각도로 준비해 둬야 할 것이다.
남북한이 일단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면서 당분간 정권은 유지하게 하되, 남북이 군사협정을 맺어 공동핵보유국으로서 평화와 자위차원의 합동훈련도 하고, 혹 미국 등 어느 나라든지 침략해 오지만 않는다면 선제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포를 하고, 만약 침략을 받아 전쟁이 발발한다면 남북합동군사력으로 함께 싸운다는 군사협정을 세계만방에 공표한다면 함부로 공격해 오지는 못할 것이다. 어는 나라든지 승산 없는 전쟁이나, 비록 전쟁에 이기더라도 망할 수도 있는 만신창이가 될 우려가 있는 어려운 전쟁이라면 평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협상과 협정이 이루어질 지의 가능성이나 불가능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