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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맛, 사는 멋 / 황창연 신부
태어나서 공부하고 취직할 때까지가 봄이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가정을 이루는 시기는 여름이며
자녀를 결혼시키고 결실을 거두는 시기는 가을이다.
겨울은 육아와 노동에서 해방되는 편안한 노년을 맞이하는 시기다.
겨울에는 여유롭게 늙어가야 한다.
평균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42,195 킬로미터 마라톤 경기를
100미터 달리기처럼 전력질주하다 보면 완주에 실패한다.
100살까지 행복을 누리려면 마라톤 하듯 치밀한 계획을 짜고
인생의 중요한 시기마다 잘 살아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 부모들은 부모의 도리를 잊고 공부만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좁은 학원의 우리에 가두어 키운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에 나오는 과목만 달달 외우니 메마른 영혼으로 자랄 수밖에 없다.
행복에 이르는 길이 외모, 학벌, 출세, 돈에 의해 결정된다는
집단 최면에 걸려있다.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부모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자녀를 학원과 성적에 가두는 순간부터 행복은 멀어져 간다.
임신하면 태안에 신비한 생명체가 자란다는 생각보다는
서울대학의 씨가 자란다고 생각하고 배가 부를수록 기대도 부풀고
엄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떤 어머니는 아이 똑똑하라고
임신기간 내내 대학 입시용 수학문제를 푸는 엄마도 있다.
사실 언어나 숫자를 인지하는 능력은 측두엽이 발달하는 6세가 되어야 가능한데
갓 태어난 아이들에게 가나다라 ABCD를 주입하니 헛고생만 하는 꼴이다.
서머힐 학교를 세운 닐, 피아제, 몬테소리 같은 유아 교육가들은
다섯 살까지 글자나 숫자같은 고정적 개념을 주입하면 아이들 뇌 기능이
더 이상 발달하지 않는다고 충고한다.
요즘은 자녀가 한글을 다 배우고 입학하니 선생님이 존경스럽지도 어렵지도 않다.
선행학습으로 오히려 교실 붕괴현상이 일어난다.
신부님! 우리 아이가 천재인가 봐요! 자랑하던 부모들은 10년 후에 다시 만나면
덩치가 산만해진 아들을 째려보면서
머리는 똑똑한데 노력을 안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아이가 천재로
생각하는 부모가 불쌍하다
어린 자식을 서울대학 합격이라는 임시지옥이 짐을 지우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기대에 부풀어 초등학교 입학
다른 학생과 섞어놓으니 보통수준도 안 되는 자녀에게 짜증
어른이나 아이나 남과 비교하면 행복 끝, 불행 시작.
쉴 시간도 없이 자신의 기대를 맞추기 위해 학원이란 학원은 다 보낸다.
교육전쟁은 밤 10시에 끝나는데 법으로 규제해서 그렇지,
그렇지 않으면 새벽까지 갈 태세.
우리 사회는 동네 개 짖는 모습과 흡사
어느 집 개가 짖으면 옆 집 개가 짖고 동네 개가 다 짖는다.
이유도 모르고 짖는다.
너나 할 것 없이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사회는 영문도 모르고 짖는 개와 같다.
24시간 가운데 19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시달리고
아버지 얼굴은 구경하지도 못한다.
청소년들이 단체로 미치지 않은 현실이 이상할 정도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네 시간만 자고 공부하면 합격이고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5락이란 말까지 쓰면서 하루 15시간 공부하는 지옥 같은
한국 고등학교 교육 현실을 비난했다.
OECD가 40개 나라를 대상으로 해마다 교육학력 평가를 실시하는데
부동의 1위는 핀란드다.
핀란드 교사가 수업 중 학생에게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왜? 라는 질문이다.
핀란드에는 학원이 없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
아버지는 저녁 8시에 퇴근하는데 나는 왜 밤 10시까지 학원에 시달려야 하는가?
인생이 이렇게 힘들다면 차라리 죽겠다 라는 유서를 써놓고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
우리나라는 200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청소년 자살률 1위로써
그 해에 무려 202명이 자살했다.
한국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영어 비디오를 하루에
여섯 시간 씩 보여주는 현상스트레스와 탈모와 언어장애가 생기고 대소변을 못가리는
장애아가 생겨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강남 학원 강사 말에 의하면 유치원생들이 한달에 180만원씩 내고
영어를 배우러 다니단다. 형제를 보내는 집은360만원을 지출한다.
한국에서 영어교육에만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3조원이 넘는다.
다른 사교육비까지 합치면 20조원이 넘는다.
1889년과 1890년 역사를 바꾸어 놓은 두 아이가 태어남
한 아이는 끝없는 응석을 받아준 엄마 밑에서 자란
제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을 학살한 히틀러이고
다른 아이는 신앙 깊은 집안에서 형제간에 우애 있게 자라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아이젠하워 장군이다.
요즘 아이들의 다섯 가지 과잉
사랑 과잉, 보호과잉, 학습과잉, 기대과잉, 황금신뢰
인류역사의 큰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공자는
공부를 잘하는 자공은 차석 제자로
효심이 깊은 안연은 수석 제자로 삼았다.
아버지의 사랑으로 교수가 된 어느 아들의 고백
고향이 경남 산청, 아버지는 그 가난한 가운데 나를 대구로 유학
대구 중학교를 다녔는데 공부가 싫어
1학년 8반 석차는 68면 중 68등
부끄러운 석차가 싫고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풀기위해 보낸 자식이 꼴등이라니.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보여드림.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나오지 않아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하리라 생각.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 뿐 인 돼지를 잡아 동네잔치.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목록 1호,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
아부지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 없었던 것.
그리고 달려나갔고 등뒤에서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서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도 참아보고
주먹으로 머리를 내리치기도 하고
충격적인 그 일 이 후로 나는 달라졌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대학교수가 되던 해, 내나이 45세 때 부모님 앞에 그 말을 꺼내려 하자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수가 없다.
아버지는 집안의 태양과 같은 존재다.
태양이 빛을 잃으면 땅에는 추위와 어둠과 을씨년스러움이.
자녀에게 따뜻함을 제공하는 아버지가 있는 집.
나는 학창시절 내내 그 흔한 줄반장도 한번 해 본적이 없는 평범한 아이였지만
어떻게 1년에 300번 이상 천주교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까지
강연을 다니는 설교자가 되었을까
결정적인 계기기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수업시간에 담임선생님께서 내가 한 발표를 듣고
‘우리 반은 창연이가 없으면 쓰러질 거야’ 라고 칭찬해 주셨다.
그때부터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데 자신감을 얻었다.
신현호 선생님이 하신 칭찬 한마디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내 귀에 쟁쟁하게 둘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격려 한마디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대한민국 교육의 최종판은 국회다.
창피하게도 세계 5대 최악의 국회로 손꼽힌다.
서로 싸우느라 1년 예산안을 제날에 처리하는 경우가 없다.
제날에 처리해도 날치기 통과 반쪽 국회라는 비난을 받는다.
국회의원들이 싸우는 이유는
협력하고 양보하는 교육보다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시험에 나오는 문제만 외우라고 가르친 대한민국 엄마에게 책임이 있다.
1등을 만들어내는 것이 훌륭한 교육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나누고 싶은 가치 실현을 위해 고뇌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 부모가 진정한 교육자다.
미국은 1%도 안 되는 인재들이 나라를 움직인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엘리트 계층이 되려한다.
상위 1% 만 들어갈 수 있는 서울대학을 졸업하지 못하면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사법고시에 지원하는 사람은 1년에 무려 2만 명이고
합격하는 인원은 2천명 밖에 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 판사와 검사로 발령받는 젊은이는 10%에 해당하는 2백 명이다.
법대생 뿐 만 아니라 일반학과 학생들도 사법고시 준비한다고 청춘을 다 보낸다.
우리 사회는 중간층이 없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학 진학률은 65퍼센트 정도이고
그나마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면 중간에 퇴학을 시켜 35퍼센트 정도가 졸업한다.
대학 1,2학년 때 퇴학당하는 학생들은 다시 기술학교에 재입학해서 몸을 써서 사는 쪽으로
인생의 진로를 바꾼다.
일본에서는 놀랍게도 50퍼센트의 고덩학교 졸업 학생만 대학에 들어간다.
일본은 머리로 살 사람은 50퍼센트, 몸으로 살 사람 50퍼센트 이다.
경제협력기구 30개 나라으 평균 대학 입학률이 50퍼센트를 넘지 않고
그 가운데 35퍼센트 쯤의 학생들이 졸업장을 딴다.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하여
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80퍼센트가 대학에 진학한다.
특별한 이유가 아닌 한 입학생 전원이 졸업하는데
그중 50퍼센트만 직장에 취직한다.
2011년 중등 임용고시 기준으로 임용고시생은 5만 명인데
교단에 설 수 있는 사람은 5퍼센트도 안된다.
등골 휘어가면서 모은 돈을 자녀의 학비로 다 쓰고
지금 농사짓는 평균 연령은 70살 정도이다.
고령세대를 대신할 젊은 피가 우리 농촌에 필요하다.
사람은 두 종류가 있다.
몸을 움직여 살 팔자가 있고 머리를 써서 벌어먹고 살 팔자가 있다.
독일은 초등학교 졸업할 때 몸으로 살 학생이라고 판명나면 기술학교로
머리를 써서 살 아이로 보이면 대학진학을 위한 인문학교로 보낸다.
독일 부모들은 자녀의 진로 문제에 대해 선생님 결정에 따른다.
급여도 대학 나온 사람이나 고등학교 나온 기술자나 큰 차이가 없다.
독일인은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을 행복이 척도로 생각하지 않고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여행을 통해 기쁨을 얻는 것을
진정한 행복으로 여긴다.
유행하는 농담
한두 살 때 아인슈타인 우유를 먹여 천재로 자라 예일대 가라는 염원
초등학교에 가면 서울우유로 바뀐다. 서울대 가라고
연세우유로 바뀐다. 연세대라도 가라고
건국우유로 바뀐다. 서울에 있는 대학이라도 가라고
저지방 우유로 바뀐다.
마지막 선택, 지방대학만은 피하고 싶어서.
한마디로 초등학교 대 반에서 10등 안에 들지 못하면
일단 머리로 살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대학졸업자에 비해 일자리가 없는 한국에는
사회와 국가제도만 원망하면서 폐인이 되어간다.
실력이 있든 없든 아무대학이나 가겠다는 것은 무슨 배짱.
어느 사회든 생산직 8명에 관리직 2명이 정상
관리직 8명에 생산직 2명이라면 그 조직은 망할 수밖에 없다.
공부 잘하기로는 1등인 2011년 사법연수원 수료생 가운데 43.9퍼센트가
미취업 상태로 있다. 공부를 잘해도 백수가 되는 세상이다.
대기업 입사 경쟁률은 가장 낮은 곳이 20:1 은 된다.
지방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지원서를 100통을 넣는다 해도 합격통지서를 받기는 힘들다.
우리나라 대학생들 4년 동안 평균 1천만 원 가량 은행에서 대출받아 졸업한다.
취직하지 못하면 이자 갚는 노예로 전락하는데 현재 그 숫자가 무려 3백만 명이 넘는다.
공장에 취직해서 손에 기름을 묻히는 일만 해도 한 달에 2백만 원의 수입은 되지만
대학 졸업했다는 자존심 때문에 신성한 노동을 꺼린다.
조선시대를 말아먹은 부류가 있다면
일도 안하고 글 타령 만 해 댄 한량들이다.
지금 대한민국 거리에 나가보면 한량들이 넘쳐난다.
2009년 24만 7천명이 죽었는데
사망원인을 보면 1위가 암, 2위가 뇌혈관 질환 3위가 심장질환, 4위가 자살이다.
2009년 자살한 숫자는 15,413명인데 시도는 4만 명이 넘는다.
특히 10대부터 30대의 사망원인 1위가질병이 아니라 자살로써 하루에 열 명씩 죽는다.
대한민국이 공부에 너나 할 것 없이 목을 매는 또 다른 이유는
양반에게 받은 설움 때문이다.
경상도에는 양반이 4퍼센트 밖에 안 되었고
양반이 많다는 충청도에는 10퍼센트 정도 였다.
몇 백 년 동안 양반 축에 끼지 못했던 90퍼센트의 사람들은 가슴에 한이 맺혀있다.
이제는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1등보다 행복이 더 중요한 시대다.
더 많이 가지려는 시대는 가고 더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대가 왔다.
대장금, 겨울연가에서 연기자는 문화의 힘으로 일본을 점령했다.
걸 그룹이 일본시장을 장악하고 원더걸스는 미국까지 넘보고 있다.
영어 수학만 잘한다고 능력 있는 인재가 아니다.
피겨스케이트 불모지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
이치로 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추신수 선수
자랑 스런 박지성 축구선수.
탈무드에 형제의 개성을 비교하면 모두를 살리지만
형제의 머리를 비교하면 둘 다 죽인다.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우리 신체의 호르몬 분비에 대한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80살된 할머니에게 자녀가 몇이냐고 물으면
일고여덟은 기본이고 열다섯 명까지 낳았다는 할머니도 있다.
먹는 피임약이 등장하면서 요즘은 둘도 아닌 1.2명 밖 에 낳지 않는다.
아기 낳는 기간이 25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었다.
여성들에게 24년이란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요즘은 아들보다 훨씬 더 딸들을 선호하고
디지털 시대에는 곳곳에서 섬세한 여성이 필요로 한다.
여자는 체질적으로 하루 6천마디 말을 해야 한다.
아내 말을 많이 들어주어라.
60넘은 부모가 다 큰 자녀를 먹여 살리는 비율이 일본은 9 퍼센트 이고
홍콩이 11 퍼센트 인데 우리나라 부모들은 83퍼센트나 된다.
70살이 되어서도 64퍼센트가 자녀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
나이가 들어서는 돈이 효자다.
늙어서 재물을 잘 관리하는 노인이 자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본인의 삶도 초라하지 않고 풍요롭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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