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타자기? 노트북 있는데.. 요즘도 타자기를 쓰나?"
"이거 레고인데.."
"이게 레고라고? 진짜 타자기인 줄 알았네."
얼마 주고 샀는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제법 많은 돈을 주고 산 것 같다.
"아들! 엄마는 그 돈으로 레고 만드는 회사 주식을 사겠다. 어디 둘 데도 없는데.. 뭐 하러 비싼 돈 주고
그걸 샀어?"
지난번에도 에펠탑인가? 제법 큰 레고를 만들어서 장식장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아들이 말이 없다. 핀잔(?)을 줬더니 살짝 삐친 듯하다. 내가 실수했나?
'지돈지산'인데.. 너무 간섭했나?
취미생활에 과하게(?) 돈을 쓰는 것이 아깝다는 것이고 보다 생산적인 일에 돈을 쓰라는 충고인데.
아들이 만든 레고 타자기
수집(蒐集)의 사전적 의미는
'취미나 연구를 위하여 여러 가지 물건이나 재료를 찾아 모으는 것, 또는 그 물건이나 재료'다.
수집하는 종류도 다양하다. 자동차, 피규어, 화폐, 카메라, 우표, 담배나 술병 등 오래된 물건의 케이스,
장식품, 식물(난, 다육이, 희귀 식물) 등
남편의 피규어 1
남편의 피규어 2
남편의 차에 생전 처음 보는 귀여운 캐릭터의 피규어가 있다.
"웬 피규어? 취미생활이 바뀌었어?"
"멋있잖아. 남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 피규어를 갖고 싶어 해."
"오십 넘어서 피규어에 빠졌나?"
생전 처음으로 피규어에 관심을 보이는 남편이
새롭고 멋있어 보인다.
그런 것에는 관심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젊었을 때 못해 본 것이라 새롭게 관심이 생긴 건가?
아니면 하고 싶었지만 못해본 것에 한(恨)이 맺힌 것일까?
남편의 소박한(?) 수집 취미를 응원한다.
얼마 전, 동창 모임을 했다. 여자중학교 동창 4인방인데 한 친구가 귀금속에 관심이 많다.
모아둔 계금으로 돈 될 만한(?) 귀금속을 하나씩 장만하자고 약속했는데.. 아직 실행을 못했다.
이번에는 의기투합(?)해서 친구의 단골 금은방을 전격(?) 방문했다.
금은방을 안 간 것이 십 수년은 된 것 같다. 딱히 금은방에 갈 일이 없었다.
아이들 돌 때 받은 반지는 'IMF 금 모으기 운동'을 할 때 애국자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는 직업군인)
몽땅 긁어모아 동참을 했다.
그 후로는 선물은 현금으로 주로 했으니 금은방을 갈 일이 없었다.
몸에 이것저것 걸치는 것이 거추장스럽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편이고.
귀걸이. 목걸이. 반지. 팔찌. 발찌.. 디자인도 다양하고 번쩍번쩍 휘황찬란하다.
금값도 많이 올랐고 수공료도 비싸서인지 금 몇 돈이면 금방 수십만 원에서 일, 이백만 원이다.
귀금속에 관심이 없어서 대충 눈요기만 하는데 무관심한 내 모습이 티가 났는지
한 친구 왈. "친구는 이런 거 관심 없지?"
"응, 별로... 그래도 눈요기 잘하고 있어."
이번에도 귀금속 장만은 포기다. 가격도 비싸고 적당한 것이 없어서.
다른 친구는 가방에 관심이 많다.
아들의 첫 월급과 자신의 돈을 보태서 명품가방을 하나 장만했다고 했다.
모임에 가방을 메고 왔는데.. 명품에 관심이 없고 잘 알아보지 못한 나는 평소 갖고 다니던 가방으로
생각했다. 다른 두 친구는 명품인 것을 알아봤는데..
친구가 가방을 장만한 사연을 듣고 나서야 명품가방인 것을 알았다.
오십 중반이 되었지만 지금까지 명품은 사 본 적도 없고 부러워한 적도 없다.
사람이 명품이면 되지 뭐! 이런 배짱(?)과 자신감으로 살고 있다. ㅋㅋ
나의 수집 취미는? 주식 모으기다.
우량한 기업의 주식을 한 주 두 주 모으는 것이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한 주씩 모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식을 모으는 날은 '부자엄니 투자노트'에 기록한다.
'나는 오늘도 자본가가 된다'
주가가 떨어지면 감사하다. 주식 수량을 더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에 필요할 때 주식을 매도할 생각이라서 그냥 사모으고 있다.
돈이 필요해서 주식을 매도해야 할 때가 오면 할 수 없지만. 그전에는 팔 이유도 생각이 없다.
물론 상장폐지 되거나 잘 모르는 주식. 테마성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는 등 원칙을 지킨다.
'워런버핏 따라 하기' 중이라 해야 하나?
"아들은 어떤 주식 갖고 싶어? 요즘 젊은이들이 관심 갖고 선호하는 제품은 뭐야?"
MZ세대인 아들에게 질문도 많이 한다. 미래의 주력 소비자층은 우리 아이들 세대다.
아들들은 신발에 관심이 많고 요즘은 신발로 재테크도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신기했다.
신발 정리를 하니 나이키 운동화가 열 켤레도 넘게 쏟아져 나온다.
한 켤레에 10만 원 이상은 주고 샀을 텐데 이게 전부 얼마야?
"아들, 나이키 신발 그만 사고. 나이키 주식을 사면 어때? 지금 나이키 주가 떨어졌던데..."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
그래도 지금은 돈을 쓸 때가 아니고 모아가야 할 때야. 아들아!
취미는 필요하고 삶의 활력소가 된다.
수집하는 취미도 자기만족이고 행복이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쳐서는 곤란하고 적정한 선에서 절제는 필요하다.
분수를 넘어서 고가의 물건을 과하게 수집하는 취미에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수집이 지나쳐 수집병으로 빠지지 않기를.
당신의 수집 취미는 무엇인가요?
무엇이 되었든 응원합니다. 과하지만 않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