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나만의 감성을 살릴
雪景이 아름다운 풍광 찾아 떠나보자!
겨울만 되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있다. 추위 때문이 아니라 ,하얀 눈이 만들어내는 설경(雪景)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조급을 떠는 사진 애호가들은 매년 겨울철만 되면 ‘어디로 갈 것인가?’를 놓고 고민한다. 하지만 올 겨울에는 18년 만에 가장 강력한 ‘슈퍼 엘리뇨’가 한반도를 찾아와 오는 12월부터 눈 폭탄이 예고되고 있고, 또한 잦은 폭설이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그런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을 것 같다.
이에 본보에서 산이든, 사찰이든, 장거리든, 가까운 거리든, 혹은 고향 같은 농촌마을에 이르기까지 취향에 따라 골라갈 수 있는 대표적인 설경지를 소개하니, 올 겨울 나만의 감성을 살린 雪景 사진 한 점 만들어보자. – 편집자 주 –
설경이 아름다운 농촌마을
도아름고 농촌의 전통문화와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는 농촌체험마을은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차항 2리 ‘대관령 눈꽃 마을’ ▲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 ‘섶다리 마을’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남사 예담촌’ ▲제주 한경면 낙천리 ‘아홉굿 마을’ ▲군산 나포면 주곡리 ‘뜰아름 마을’ 등이다.
● 대관령 눈꽃마을
대관령 눈꽃 마을은 대관령 높은 산에 위치해 하늘이 내려주는 하얀 눈을 처음으로 맞이하는 마을이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산벚나무와 고로쇠나무 가로수가 차항천을 따라 십리 길이 뻗어 있는데 아찔한 눈꽃의 향연 때문에 국내에서도 설경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눈꽃마을은 사계절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데 겨울에는 봅슬레이 체험, 설피를 신고 멧돼지를 잡는 황병산사냥놀이, 눈꽃 트레킹, 눈썰매장, 눈꽃 속에서 보물찾기, 감자 구워먹기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 평창 대관령 눈꽃마을 사이트 (http://www.snowtown.co.kr)
● 영월 주천면 섶다리 마을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는 여름철 맑은 물과 강변 풍경으로도 유명하지만 겨울 무렵이면 섶다리가 놓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섶다리는 통나무, 소나무가지, 진흙으로 만든 임시다리를 말하는데 강을 사이에 둔 마을주민들의 왕래를 위해 매년 물이 줄어든 겨울 초입에 놓았다가 여름철 불어난 물에 의해 떠내려갈 때까지 사용된다. 예전에는 영월과 정선 일대에서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현대적인 교량이 들어서 대부분 사라져버려 이색풍물이 되어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 영월관광 사이트 (http://www.ywtour.com)
● 산청 남사 예담촌
경북하면 안동하회 마을이요, 경남하면 산청남사 마을이라고 할 정도로 옛날부터 명성이 자자한 양반마을이자 전통 한옥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농촌 전통 테마 마을로 지정된 ‘남사 예담촌’은 고즈넉한 담장 너머 우리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설경 속 한옥의 모습을 마음껏 담을 수 있다.
※ 산청 남사 예담촌 사이트 (http://yedam.go2vil.org)
● 제주 아홉굿 마을
아홉 개의 샘이 있고 그 샘에서 ‘아홉 가지 즐거움이 샘솟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원시림과 마을 인근에 크고 작은 오름들이 많아 고즈넉한 설경을 만날 수 있다. 이 마을에는 천개의 의자가 있어 유명한데 눈에 덮인 천개의 의자를 카메라에 담는다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겨울 사진을 남길 수 있다.
※ 제주 아홉굿마을 (http://ninegood.go2vil.org/)
● 군산 뜰아름 마을
왕골과 철새의 행로지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겨울이면 저 멀리 보금자리를 찾아 여행을 하는 겨울철새들을 프레임에 담을 수 있다. 또 마을 입구에 있는 2백년 넘은 커다란 팽나무도 촬영 포인트가 될 수 있다.
※ 군산 뜰아름 마을 사이트 (http://arum.go2vil.org)
▲ 설경이 아름다운 농촌마을 (사진 제공 : 농촌진흥청)
국립공원 대표 설경 탐방지 40선
국립공원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겨울탐방은 특히 눈이 왔을 때가 제격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겨울을 즐기려는 탐방객들을 위해 설악산, 지리산 등 전국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 탐방지 40곳을 추천하고 있다. 공단이 추천하는 설경 탐방지는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어 상황에 맞게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사찰중심의 문화재와 주변 자연을 함께 둘러 볼 수 있는 유형으로 경사가 평지에 가까워 남녀노소가 함께 하는 가족단위 출사를 계획하고 있는 사진인들에게 적합하다. 대표적인 사찰 설경지로는 오대산 월정사, 가야산 해인사, 속리산 법주사, 지리산 화엄사, 변산반도 내소사, 내장산 백양사 등 6개 지역이 있다. 이들 사찰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풍부하고 역사가 오래돼 사찰풍경이 주변 자연경관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데 눈이 쌓이면 고즈넉한 겨울풍경을 만들어 낸다.
두 번째 유형으로 탐방로 등급이 ‘매우 쉬움’ 또는 ‘쉬움’ 등급의 탐방로로 3~4시간 내외의 트레킹에 적합 코스 14개소이다. 설경트레킹 코스는 ▲설악산 백담사∼수렴동대피소(4.7㎞, 왕복 3시간40분) ▲치악산 구룡탐방지원센터∼세렴폭포(3.1㎞, 왕복 3시간30분) ▲덕유산 구천동탐방지원센터∼백련사(5.3㎞, 왕복3시간) ▲주왕산 상의탐방지원센터∼용추폭포(2.2㎞, 왕복 2시간) 등이 대표적인 코스이다.
세 번째 유형은 케이블카를 이용해서 설경을 감상하는 코스이다. 케이블카는 ▲설악산 소공원∼권금성 ▲내장산 탐방 안내소∼전망대 ▲덕유산 리조트∼설천봉 구간을 운행하는데 쉽게 고지대에 오를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의 출사팀에게 적합하다.
네 번째 유형은 산 정상에서 탁 트인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 ▲덕유산 향적봉 ▲소백산 연화봉 ▲지리산 노고단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봉우리로 정상에서 탁 트인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덕유산 향적봉은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곤돌라를 이용하고 지리산 노고단은 성삼재 도로를 이용하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유형은 비교적 등산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적합한 코스인데 급경사를 오르내리거나 5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코스이다. ▲지리산 성삼재∼만복대∼정령치(7.3㎞, 4시간) ▲계룡산 갑사~연천봉∼동학사(10.2㎞, 6시간) ▲월출산 천황사∼천황봉∼도갑사(9.8㎞, 6시간) 등 16개 코스가 있다.
다음은 국립공원 대표 설경 탐방지 40선 중 대표적인 설경지를 소개한다.
● 호남사경으로 꼽히는 백양사 설경
호남 지역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난 곳을 ‘호남사경(湖南四景)’이라 부르는데 금산사 춘경(春景), 변산반도의 하경, 내장사의 단풍에 이어 백양사의 설경(雪景)이 그 중 하나다.
백양사는 조계종 5대 총림의 하나로 하늘높이 솟아있는 백암산 학봉의 기암괴석은 겨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절경이다.
5천 여 그루의 비자나무 숲(천연기념물 제153호)에 눈이 내리면 비자나무의 진녹색 푸른 빛과 눈의 흰 빛깔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여기에 아름드리 군락을 이룬 갈참나무 둥치의 검은 빛, 백학봉 위의 푸른 하늘까지 더해 설경의 절정을 보여 준다.
● 동양화 같은 설경을 만날 수 있는 내소사
전라북도 부안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지역이다. 부안의 겨울은 특히 눈이 많기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설경을 구경하려면 서해 제일의 관음기도 도량 능가산 내소사를 빼놓아서는 안 된다.
천왕문에 이르기까지 전나무 숲길이 길게 이어져 있는데 겨울이면 솜이불 같이 나뭇가지를 덮은 눈과 나무 숲 바닥의 잔설이 좋은 촬영 소재가 된다. 높은 산을 오르지 않고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설경을 찍고 싶다면 가볼만한 곳이다.
● 고사목에 만발한 설화를 볼 수 있는 덕유산 향적봉
덕유산은 국내 최고의 눈꽃 산행지로 꼽히는 곳이다. 향적봉의 높이는 1,614m로 남한에서는 네 번째로 높다. 덕유산 향적봉의 고사목에 만발한 설화와 끝도 없이 펼쳐진 산들의 파노라마는 말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 하다.
향적봉까지는 곤돌라가 운행되는데 곤돌라 안에서 찍는 사진도 독특한 재미를 준다. 하지만 등산 코스를 선택하면 나뭇가지 마다 만발한 눈꽃터널을 만날 수 있으니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촬영 포인트다.
▲ 덕유산 향적봉 가는 길 (사진 출처 :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 나뭇가지마다 만개한 상고대가 일품인 소백산 연화봉
소백산(해발 1,439m)은 태백산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소백산맥의 하나로 비로봉(1,439m), 국망봉(1,421m), 제2연화봉(1,357m) 등 많은 봉우리들이 어우러져 있다. 아름다운 골짜기와 완만한 산등성이, 울창한 숲 등이 뛰어나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산이다.
소백산은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지만 눈이 시릴 만큼 아름다운 설경과 나뭇가지마다 만개한 상고대(서리꽃)로 어우러진 겨울풍경은 그 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힌다. 바다의 산호초를 연상케 하는 순백의 상고대는 습도와 기온차이로 생기는데 전국의 명산 중에서도 소백산이 특히 아름답다.
누구나 쉽게 비로봉 정상까지 갈 수 있는 천동계곡 탐방로는 하얀 눈꽃 사이로 천동계곡의 맑은 물을 바라보며 올라 갈 수 있으며, 정상 부근에 다다르면 겨울 눈꽃 드레스를 입은 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5백년 수령의 주목을 능선 따라 좌우로 만나 볼 수 있다.
어의곡 탐방로를 선택하면 오르막이 다소 가팔라 숨이 차지만 유구한 사연을 간직한 수많은 나무들로 이뤄진 빽빽한 숲은 하얀 눈을 맞아 눈꽃 터널을 형성해 그 길을 걸으며 감미로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어 곧 만나는 신갈나무 군락의 눈꽃 향연은 최고 경지에 이른 아름다움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죽령 코스는 철쭉에 맺힌 아기자기한 눈꽃을 구경할 수 있어 가족동반 등산 코스로는 최적이다.
▲ 제2연화봉에서 바라본 연화봉 능선 (사진 출처 :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
● 눈으로 그린 수묵화 같은 월출산 설경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올라간다’는 뜻을 가진 백운동(白雲洞) 계곡은 아담한 숲과 숲을 가로지르는 계곡물이 일품이다. 계곡의 동백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려 간간이 쏟아지는 함박눈과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을 보면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눈이 쌓인 월남마을(전남 강진군 성전면)에서 바라본 월출산 남쪽자락은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 월출산 전경(사진 제공 : 강진군청)
설경으로 유명한 국립공원 및 사찰
취재.정리 / 김성종 기자 (대한사진영상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