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군 화본역
레일카페와 급수탑(증기기관차 물을 공급하는 곳)
급수탑 안에서 바라본 풍경
급수탑 안쪽 벽면의 낙서/'석탄정리', 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정겨운 문구...
추억의 시간여행/1954년 개교 2009년 폐교된 산성중학교를 리모델링
70년대 교육풍토를 알려주는 급훈
끌필로 긁어서 출제한 시험지/초임시절 경판에 끌필 긁어서 시험 출제 하던 일은 고되었다.
그시절 꿈의 만화방... 한참 만화에 빠져있는데 누가 뒤통수를 때렸다. 울 엄마..ㅋ 엄마에게 맞았던 유일한 기억.
만화가는 고바우 아이콘이 대세였습니다.^^
음악 다방 풍경
'request'라고 적힌 갱지 쪽지에 신청곡을 적으면 다방 '레지'가 창구에 가져다
줍니다. 매력적인 저음의 디제이가 분위가 잡아 신청곡에 대한 해설과 함께
엘피 판을 올려주었지요.
1921년 개교, 2011년에 폐교되었다는 산청초등학교
간이역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렘과 기다림이 출렁입니다.
얼마전 은벼림이 올렸던 글을 보고 네티즌이 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이라는 화본역에 다녀왔습니다.
조그만 역사는 1936년 준공 후 증개축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는데 조금 어설픈
驛舍였습니다.
1938년 개통 후 하루 스무 번의 왕래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행선 세 번, 하행선 세 번
여섯 번이더군요. 옛날에는 인근 영천의 장꾼들로 북적댔다고 합니다.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 시비가 대학교 시절 붓글씨 스승이었던 혜정 류영희 선생님의
글씨로 새겨져 있어 반가웠습니다.
화본이라는 이름은 조림산의 형상이 꽃모양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구요.
대합실에서 화본역의 역사를 알려주는 몇 장의 오래된 사진을 보았습니다.
단발머리 여자애가 개찰구 한 켠에서 목을 놓아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어린 시절 엄마를 몹시 기다리며 경주역 개찰구에 서성이던 외로운 나가 오버랩 되더군요.
코끝이 시큰했습니다.
증기기관차의 흔적인 '급수탑'은 동화 라푼젤의 탑 같았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느림'의 푸근함이 좋았습니다.
급수탑 안에 새겨진 여러 가지 낙서도 참 재미있었어요.
'역전상회'는 아주 오래된 '점방'이던데 상회 앞의 두 안노인의 시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로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기다리지 않는 것도 같았어요.
폐교된 학교를 개조하여 '엄마아빠 어렸을 적'을 전시하고 있는 옛 산성중학교는
인근에 있었습니다.
70년대 생활을 재현해놓은 모습, 학교 풍경을 보며 추억을 더듬었습니다.
함께 갔던 딸은 얼마나 공감했을까만은...
운동장의 웃자란 풀이 하릴없이 흔들거리는 텅 빈 운동장, 한 켠에 개를 몰고 다니는
남자를 내려다보는 2층 교사의 산성초등학교는 작년에 폐교되었다네요.
아직 '교무실', '보건실', '특별실' 표지판이 선명한데....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일연 스님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인각사는 들리지 못했습니다.
볕 좋은 날 꼭 한 번 더 가고 싶습니다.
심플리선데이/사랑해요(미국민요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
첫댓글 학교들이 폐교가 되어 아쉽긴 하지만 간이역이나 시골학교들의 정취를 이렇게 그림으로 사진으로 박물관으로 또 글로 담아 두는 것이 무척 정겹습니다. 나중에 문학기행 한 번 가볼만한 곳입니다. 삼산이수의 내 고향 영천....
그쵸, 가을 문학 기행 강추입니다. 역사의 샛노란 은행잎이 장관이더군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이라고 하나 봐요.^^
저는 오는 길에 '시안미술관' 을 꼭 들리고 싶었는데 그만 지나쳐 버렸습니다.
언제 꼭 한 번 가봐야겠어요. '옆반 정복' 이란 급훈이 참 잼있습니다.ㅎㅎ
은벼리님 덕분에 정말 아름다운 간이역에 다녀왔습니다. 정보 공유의 소중함을 새삼 느낍니다.
고맙습니다.^6^ 다음엔 어느 곳을 갈켜 줄래요? ㅎㅎ
시안미술관은 가까우니 마음 내키면 언제든지 가보세요. 우린 가을에 갔는데 참 좋더라구요.
어머니와 딸 맞아요? 자매지간이구먼... ㅋㅋ
그 옛날 통학하던 자전거(자용구?), 책글상...
돌아가고픈 시절입니다. ^^*
ㅎㅎ 이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빛바랜 사진첩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군위 여정이 참 좋았습니다.^6^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쵸? 가까이 살면서도 군위는 처음 가본 곳인데 참 아름다운 고장이었어요.
한 번 여유를 잡아보세욤.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