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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32세 때 상상촌에서 소설이란 글을 처음 써봄.
한국단편소설을 윤고은(일인용 식탁 책) 빼고 거의 처음 읽어 봄.
한국 소설 잘 안 읽음. (어쩌다보니)
대부분 외국 고전소설과 판타지, 일본소설,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읽어옴.
문학적 소양과 감성 부족. 많이 부족. 감정표현 부족. 문장력 부족.
뇌가 오랜 사회생활로 인해 굳어짐. 상상력부족. 발상력 부족.
재능 운운하지 않음. 아니 못함. 노력만이 오직 길이다, 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음.
지금이 글을 배우기에 제일 적합한 때라고 생각하고 있음. 아마 60대 때라도 그렇게 생각할 것임.
이렇게 부족한 제가 해냈습니다!!!! @.@ v
수시 1차 필기 (전문대졸전형)
필기시험 1시간 전 중앙역에 도착해서 롯데리아에서 햄버거와 커피로 아침식사를 하며 긴장을 풀었습니다.
함께 간 동생과 수다도 떨면서 커피로 정신을 차리고 경안고로 갔습니다.
작년에 가본 적이 있어서 낯설지가 안았어요.
하지만 제가 간곳은 일반전형 고사장만 있는 건물이어서 제가 들어가야 할 교실이 없는 거예요.
그 곳 안내하시는 분께 물어보니 전문대졸 전형은 다른 건물에서 본다고 하기에 뱅뱅 돌아 어렵게 찾아갔죠.
작년에 극작과 실기 볼 때 전문대졸전형이 있는 줄 모르고 일반전형으로 실기를 봤어요.
그땐 띠로 치면 한 바퀴도 넘는 어린 친구들 틈에서 실기 보느라 좀 머쓱했는데 역시 전문대졸전형에는 평균나이대가 저랑 비
슷하더라고요.(육안으로ㅋ) 편한 마음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감독관이 들어오고 원고지를 나눠주었습니다. 원고지를 보자 이상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상하다.....
이상하다.....
뭔가 이상하다 ......
한 주전에 숭실대 실기에서 원고지 옮겨 쓰다 시간이 부족해서 미완성으로 제출한 전적이 있어서 시간 분배를 잘해야겠다는 깨달음. 2000자 정도 원고지.
서울예대 전날 단국대 원고지 앞면만으로 된 원고지 6~7장 분량. 2000~2400자 였음.
이상한데.... 서울예대 원고지 휑. 하. 다.
원고지 받고 멍하니 있었어요.
그리고 잠시 후 시제답안지를 나눠주는데 사진이 있어요.
헉!
헉!!
헉!!! @.@ ?
시골 배경에 손목시계를 찬 팔이 나온 사진 과
한적한 도시 배경에 손목시계를 찬 팔이 나온 사진
두 장의 사진을 이용해서 수미쌍관으로 글을 쓰세요.
실기가 시작되었지만 저는
왼쪽에는 사진이 나온 답안지를 오른쪽에는 원고지를 놓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했습니다.
교실에는 벌써 글 적는 소리가 나더군요. 신경 안 썼습니다. 어차피 이건 제 패턴으로 가는 거니깐...
원고지를 세어봤습니다. 800자가 나오더군요. 세 번 계산했습니다.
보통 2000자인데 이번에 원고지로 바뀌고 800자로 바뀐 거는 공지에서 보지 못했거든요.
원고지를 보는 순간 기존에 습작 쓴 대로 쓰면 망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에서 감독하시는 분께서 그러시더라고요. 되도록 한 장으로 쓰라고.
그 순간 확신이 왔습니다.
800자는 의도 한 것이다. 여러 가지 가정이 떠오르더군요.
종이에 여백이 많이 남았다. 굳이 800자원고지를 만든 이유가 있을 것이다.
800자 원고지를 쓰게 한다는 것은 완고를 쳐낼 의도이며 학교에서 제시한 규칙에 얼마나
순종하는지 보고 싶을 거라는 것부터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에서 타다다닥 지나가더라구요.
(역시 제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800자 이상은 대부분 1차에서 탈락 되었더라고요.)
시제에 글을 써야하는데 사진을 이용해서 수미쌍관으로 글을 쓰라했는데.
수미쌍관에서 멘붕이 ~^^;;
시에서는 들어봤는데 소설에서도 수미쌍관을 사용한 글을 본적이 있나? 하고 생각해보았지만 기억이 안 나더군요.
앞뒤 문장을 쓰면 되는 건지 사진으로 내용을 수미쌍관으로 맞추라는 말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일단 시처럼 문장으로 수미쌍관으로 이루는 것은 패스.
시골 = 동물 -> 수치화되어 거래
도시 = 사람 -> 수치화되어 거래
이것으로 말도 안 되는 제 나름의 수미쌍관으로 정했습니다. ^^;;;
그리고 시골풍경과 도시는 장소로만 시계는 시간으로만 내용에 넣기로 했습니다.
(분명 시간에 의미 두는 사람 시골과 도시로 의미 두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것도 패스)
저는 박제하는 사람 인물로 정했습니다.
(원래 소총포에서 박제 하는 인물을 써본 적이 있어서 그 인물로 )
사진을 시골에서 도시로 진행했습니다. (모티프 중심으로 나누었습니다.)
1. 오전 서울외곽 산에서 토끼를 잡아서 용달차 뒤에 던져놓고 출발합니다. (시간과 시골풍경사용)
2. 서울로 들어오자 일요일이라 도로가 한산합니다. 배가고파 잠시 기사식당으로 들어갑니다. (도시와 시간 사용)
3. 된장찌개와 계란후라이가 식탁에 차려지면서 아내를 생각합니다.
아내는 베트남처녀로 1500만원을 주고 데려와 결혼했습니다.
그 아내가 지금 집을 나가 매일 햇반과 라면으로 밥을 먹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도망간 아내생각에 화가 납니다. 그때 ‘나’는 생각합니다.
도망간 아내가 그리워 화가 나는 건지 1500만원이 아까워 화가 나는 건지 모릅니다. (사람을 돈 주고 삼-거래)
4. 밥을 먹고 자신의 가게 소총포로 갑니다.
종로에는 오래전부터 8군데가 소총포로 밀집되어있었는데 지금은 6곳이 모두 문을 닫아 대형 체인망으로 된 상가로
모두 바 뀌고 단 두 곳만 남았는데 ‘나’의 소총포도 적자 때문에 이제 문을 닫아야 합니다.
(자영업의 어려움 대형체인망이 자리차지)
5. 소총포에 들어가면 박제된 동물이 있습니다. 모두 가격이 붙어있어요. (죽음의 수치화)
6. 박제하기 전에 동물의 내장을 사가는 건강원 사람이 찾아옵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말합니다.
“더 귀하고 비싼 동물을 잡아야지 토끼 같은 걸로 언제 돈을 버는가?“ 그 말에 ‘나’는 고민합니다.
아내를 찾으려면 또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나’는 씁쓸합니다.
(죽음을 값으로 매겨 거래하는 사람, 아내를 찾기 위해 또 돈이 필요함)
뭘 전달하고자 해도 표현하기 어려운 분량이었어요.
그래서 많은 것을 넣기보다 한 가지를 여러 번 말 하자에 중심을 두었습니다.
쌤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한 가지를 집요하게 말하는 게 중요하다해서 집요하게 한 가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많이 부족해요. 더 디테일하게 써서 내용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지만 정말 기억력이 안 좋아서 그게 안 되네요.
2차 면접
엄청 긴장되는 1차 발표가 나고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제가 제일 못하는 게 이름과 제목외우기... 아무리 노력해도 까먹어요.
그래서 일주일 내내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알고 있는 것 암기하기. 새로운 걸 집어넣을 그런 여건이 아니었어요. 아는 것도 잊는 터라.
한국작가 한국작품, 외국작가 외국작품 5개씩 작가와 제목외우기 ^^:;;
남들은 웃을지 모르지만 물어볼 때 막히는 건 정말 심각한 오점이기에 달달 외우기로 했습니다.
역시 물어보더군요.
2시30분 전문대졸전형이라 14명이 한 교실에 면접보기 위해 앉아있었습니다.
역시 노장들이라 그런지 문창과 학생들과 농담도 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지각도 많이 하시고~ ^^;
작년 극작과 면접에서 떨어진 이력 때문에 정말 긴장되었습니다.
보통 긴장 안하는데 정말 긴장이 많이 되었어요.
회사 면접에서도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작년에 보기 좋게 떨어져서,
그 전날 쌤에게 중요한 조언을 들었습니다.
면접 전날 제가 깍쟁이(?)처럼 생겨서 교수들이 불편해 할 수 있다는 인상이 들 수 있다, 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 깍쟁이는 무슨... 알고 보면 허당 인데... 그래서 작년에 떨어졌나...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생각해낸 방법!
엄청 얌전하고 착하고 말 잘 듣는 학생 스타일로 컨셉을 잡고 코디를 했지요.
머리는 밑으로 묶고 화장도 거의 안하고 얌전한 니트에 운동화까지 신고 교수님들이 물어보면 순진하게 ~ 하자라는 마음으로 ^^:;;
들어가니 여섯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가운데는 한강 교수님 그 외는 아무도 몰라요.
Q : 무슨 학과를 전공했나요?
A : 경영학과를 전공했습니다. 원래는 음악전공을 하려다 사정상 경영학과를 전공하게 되었고 회사생활을 오래 하다. 블라블라`~~ 그래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긴장을 하면 말이 빠른데다 말이 많아져요. 물어본 것만 대답해야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금세 다른 질문, 한강 교수님은 계속 보고만계셨어요. 누가 처음에 질문했는지 못 봤는데 이제 다음질문부터 어느 분이 질문하는지 보이더라구요. 제가 잘하는 아이컨택 들어갑니다. 질문하는 분의 눈을 보고 질문을 듣기 시작했어요.)
Q : 한국 작품 3가지, 외국작품 3가지 말해봐요.
A : 윤고은 – 일인용식탁과 무중력중후군, 하성란- 오후, 가로지르다. 구효서- 소금가마니
샤롯 브론테 – 제인에어,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입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는 작가 이름을 까먹어서 말을 못했어요. 고질병... 앞에 교수님 중 한분이 옆에 분 보고 묻더라구요. 나쓰메 소세키 인가? 옆에 교수님이 고개를 끄덕이시고... )
Q : 위대한 개츠비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뭔가요?
A : 네 저는 위대한 개츠비에서 두 곳을 좋아합니다. 처음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문장을 정확하게 기억을 할 수 없지만 모든 사람들은 유리한 입장에 서있지 않다는 내용과 마지막 개츠비가 결국 사랑하는 여자와 그의 남자에게 수영장에서 총에 맞아 죽는 장면입니다.
( 앞에 문장 말할 때 생각나더라구요 교수님이 나에게 장면을 물어봤는데 문장을 말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마지막 장면으로 말하고 넘어갔어요. 자꾸 긴장해서 동문서답하는데 스스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침착하게 질문의 답은 말했습니다. 역시 한강교수님은 계속 쳐다보기만 하셨어요.)
Q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왜 고양이를 화자로 사용했다고 생각하는가?
A : 사람들을 말할 때 객관적인 시선으로 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Q : 그럼 왜 개가 아닌 고양이를 사용했을까요?
A : 일본에서는 개보다는 고양이를 더 좋아하며 친근한 동물로 생각한다고 책에서 읽었습니다.
(계속 외국소설을 물어보시더라구요. 왜 개가 아닌 고양이를 사용했을까? 에 대한 답변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 질문의 답이 아쉬웠어요. 이제 와서 다시 대답하라면 개는 사람에게 순종적인 동물이며 사람을 까기에는 부적절 했을 거란 말을 하고 싶어요. 담을 타 넘는 것도 고양이가 더 좋고... ^^:;; 역시 면접 때는 머릿속에 있는 정보의 50%도 안 나와요.)
Q : 소설 쓰기위해 어떻게 준비했죠?
A : 수필이나 소설을 연습장에 옮겨 썼습니다.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필사 이런 단어 사용 안했습니다. 배운 티 안내기 위해 단어선택이 탁월했다고 스스로 생각했어요. ㅋ 교수님들은 어디서 배운 거 안 좋아하신다고 해서)
저에게 던진 질문들은 단순했습니다.
수기들을 보고 또 제 생각이지만 교수님들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작가 언급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안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싫어하는 듯 한 느낌이예요.
그런 분을 언급하면 가끔 질문 공격을 당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가 중에서 조금 신인이지만 잘 쓰는, 잘 쓰지만 유명하지 않은, 유명하면서 대중적이지 않는 작가로 한명씩 정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국내작품은 질문을 하지 않더군요.
나는 고양이로소 이다 의 작품을 말했을 때 교수님들이 모두 쳐다보았습니다.
그만큼 잘 안 읽는 소설이지만 유명한 ~ 소설로 잘 골랐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책에 대한 질문을 하신 것 같고요. 대신 열심히 읽어야겠죠? 어떤 질문을 받을지 몰라요.
어설프게 유명한 것만 말하면 허세 같아 보일수도 있거든요.
진심으로 좋아하는 작품이 좋을 것 같아요. 교수님들은 다 아신다고 하네요. ^^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수기가 끝났습니다. 습작보다 어렵네요. ^^;;
통달 쌤 완전완전 감사해요~
제가 또 칭찬릴레이하면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싫어하실 테니 짧게 말할게요.
제가 묵묵히 걸어올 수 있었던 건 다 쌤 덕분 이예요. ^_______^
제일 좋은 건 학교 합격한 것보다 통달 쌤의 제자가 된 게 더 기뻐요.
좋은 스승을 만난다는 건 평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행운인데 그 행운을 얻고 또 원하는 학교까지 들어갔네요.
오늘 너무 기쁩니다. ㅠ ㅠ
폴팀장님~ 뒤에서 묵묵히 애써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상상촌 관계자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__)(^^)
우리 상상촌 문우들~
나이 많은 언니 혹은 누나를 옆에 두고 함께 공부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
God did it! Thank you ^^
반장언니 정말 축하드려요. 친해지고 싶다는 말만 했을뿐이지, 만날 시간도 없었고 기회도 없었는데 처음 봤을때 저한테 먼저 인사해주셔서 그때부터 참 느낌좋은 언니(?)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셤보기전에 천안에서 같이 노숙하러 갔을때도 일일이 챙겨주시는 거 보고 진짜 자상하다 생각했구요. 나중엔 꼭 선후배로 친해졌으면 해요ㅠㅠ 학교생활 재미지게 하세여~ 복받으실거예요! 짱짱
다들 천사구나~~~ 칭찬릴레이라니 몸둘바를 모르겠다~ 고마워 ^^ 천안에서 더 많이 얘기하고 놀았음 좋았을텐데 그게 정말 아쉬워 ㅠㅠ 꼭 동기로 만나서 재밌게 놀자~ ^^ 화이팅!!!!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2.12.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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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회사 보안문제로 쪽지전송이 안되네요 ㅠㅠ 잘봤어요` 그런데 제가 쓴 글이 위에 적은게 다예욤~ ㅠㅠ 미안해요~
쪽지 확인좀 해주세요..ㅠㅠ부탁드릴게요 ㅠㅠ
답장보내드렸습니다 ^^ 확인하세여
언니 댓글 이제야 남겨서 느므느므 죄송함다.. 사실 수시때 수기글이 올라온지도 몰라썽여... 알고나서도 딱히 볼 마음이 없었거든여 넘흐 마음이 아팠기 때문에ㅠ.ㅠ 그래도 제가 진심으로 축하한거 아시죠?? 언니가 잘돼서 너무 기뻐요 반장으로 너무 고생맣이 하셨으니까ㅠ.ㅠ 언니 정말 축하하고 언니의 성공을 바랄게요!!
ㅋㅋㅋ수박아~~ 고맙다~~ 늦게라도 댓글을 달아줘서~ 짧지만 같이 대화나누고 서로 알아갈 시간을 가졌던것 너무 감사해~ 롤링페이퍼에 너가 써준글 읽고 또 읽으면서 감동받고있어 ^^ 빈수박!!! 앞으로도 잘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