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가 속해 있는 '평화의 섬 연대' 위원 에밀리가 서승 교수에게 보내는 평화의 편지
서승 교수님, 안녕하셨어요? 에밀리 입니다. 홍성담 화백님의 대만 전시회 소식을 이멜로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국경을 너머 평화나 인권을 위해 활동 하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저는 작년에 입국거부 풀려서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올해 초 결혼을 했고 다시 제주 강정에 와서 살며 평화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면서 제주 전체를 비무장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운동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비무장평화의 섬을 만들기 위해서 물론 제주도 안에서 운동을 해야 하지만, 국경을 너머 오키나와와 대만과 함께 평화의 섬 연대를 모색해나갈 길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은 강정에서 하루하루의 삶이 바쁘고 힘든 상황으로 인해 비무장평화의 섬과 평화의 섬 연대 운동을 매우 열정 있게 해나가자는 사람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걸려 여기 계신 분들이 오키나와의 역사와 지금 동북아시아 상황 배우게 되었고 연대의 우정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8월3일-6일에 강정마을에서는 제주, 오키나와, 대만 3섬이 함께 하는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열었습니다. 그 캠프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대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번 캠프에 이어 2차 국제 평화캠프를 오키나와 헤노코에서 진행하기로 했는데 오키나와 캠프를 하기 전에 모두들 대만에 방문하고 싶어해서 제주(평화의 섬 연대 한국위원회) 와 오키나와(오키나와-한국 민중연대) 친구들이 내년 1월말에서 2월초에 대만을 방문 할 예정이에요. 아마도 이번 대만 방문 일정에서 오키나와 영상이나 강정 '구럼비 바람이 분다'라는 다큐를 상영할 것이고, 심포지엄 같은 것도 준비 하려고 합니다.
이런 상황들을 평화에 관심 갖고 계시는 교수님에게 나누고 싶고 가능하면 도움도 요청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 저는 중국 난징에서 진행하는 국제 평화교육에 참여했었습니다. 대만의 평화를 위해서 언젠가는 중국에 가서 교류해야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고, 이번에는 제주 비무장평화의 섬 운동을 알리기 위해서 난징에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1937년에 일본군들이 난징을 공격했던 전투기가 그 당시 일본 식민지였던 제주의 알뜨르 비행기장에서 많이 이륙했기 때문입니다. 1937년 난징대학살이란 슬픈역사가 제주와 관련 되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주사람들은 이런 내용의 역사를 많이 모릅니다.
농민들의 땅이었던 그 알뜨르 비행기장은 아직도 한국정부가 일본으로부터 넘겨받아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어요. 1980년도에는 필리핀에 있는 클라크 공군기지를 제주도로 옮기려고도 했습니다. 그 지역 마을주민들이 반대 운동을 해서 알뜨르 비행기장에 공군기지를 세우지 못했지만 제주도가 군사화되면서 알뜨르 비행기장이 다시 공군기지가 될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평화의 섬 연대를 왜 해야 하는지 섬주민들 뿐만아니라 그 바다를 너머 중국, 한국, 일본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어요. 이 어려운 한 걸음 한 걸음 모색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중국정부가 12월13일 난징대학살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제를 지방 위령제 아닌 전국 위령제로 승격시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문을 읽어보니까 승격되는 과정에서는 국가주의의 분위기가 아주 높았습니다. 이번 난징 방문 때 난징 대학살 기념관에 가봤습니다. 역사를 가르쳐주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기념관은 난징대학살의 역사를 통해서 평화를 키우는 것보다 애국주의를 키우려는 노력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난징대학살의 슬픈 역사를 통해서 우리 인간들이 함께 배워야 하는 교훈을 밝히지 못한 채 우리가 계속 전쟁의 선택을 버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또한 제주도는 진정한 비무장 평화의 섬이 되려면 한중일미 각 나라 정부에 미치게 된 영향을 받아 군사화 되고 있는 제주도가 그 나라들에게 평화의 길을 보여주고 소개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아시아회귀 정책을 향해 동북아 각 나라의 애국주의와 전쟁준비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비무장 평화의 섬을 선택하고 싶은 제주에 있는 우리들이 12월13일 난징대학살 기념일에 맞추어 제주도에서 작은 행사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섬들이 군사주의의 피해자 되면서 가해자도 될 수 있다는 관점으로 난징대학살의 역사 통해서 가해자인 제주와 피해자인 난징과의 과거와 현재의 대화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이 행사는, 제주도에서 많은 비행기를 이륙시켜 중국 난징을 폭격했던 지난 비극적인 과거들을 기억하고 배워가는 내용으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장소로 알뜨르 비행장에 있는 비행기 격납고 안에서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작은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하려 합니다. 지난 8월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고마운 평화의 연대 받았지만 중국과의 연대 기회가 없었던 제주도는 다가올 12월 13일 행사를 통해 중국과 연대의 길도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서승 교수님, 오랫동안 한중일에서 평화기행 하시는 교수님에게 이번 행사와 관련하여 도움을 요청 하고 싶습니다. 한중일, 오키나와, 제주, 대만에서 평화를 위해서 불어올 수 있는 사람들 많이 소개해주시고 연결해주세요. 이번 12월 13일에 제주 알뜨르 비행장에서 열릴 난징 역사 관련 작은 세미나에 함께 할 수 있는 중국(난징) 사람들을 소개/추천 해주시거나, 이곳 제주에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난징의 비극적인 역사에 대해 나누어 주실만한 중국사람이 방문해주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서승 교수님께서도 12월 13일에 제주도를 방문해주시면 좋겠어요. 오셔서 교수님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쓴 편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의견 있으시면 꼭 나눠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