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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요리는 수분 조절이 관건
주꾸미는 수분 함량이 20% 정도로 높은 편이다. 수분기가 많으면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고, 수분기가 없으면 식감이 뻣뻣해진다.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주꾸미 본연의 식감을 살리는 것이 맛의 관건이다.
대부분 냉동 상태로 유통되므로 해동 단계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뻣뻣해지거나 질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조리하기 전에 건조 과정을 거치거나 탈수기를 사용해 수분을 적절히 빼내야 한다.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을 내기 위해서는 수분율을 조절하는 것이 필수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주꾸미는 열을 가하면 물기가 배어 나오고 수축하게 된다.
양념은 골고루 배어 있어야 한다. 수분이 많으면 주꾸미에 양념이 잘 배지 않고 맛이 묽어지게 된다. 채소에서도 수분이 나오므로 양념이 질척질척해지기 쉽다. 그래서 전분이나 빵가루 등을 첨가해 양념을 되직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주꾸미는 장시간 익히면 마르고 질겨지기 쉽다. 주꾸미는 해동 후 데치기만 해도 수율이 70%대로 떨어지는데, 데치는 시간이 1분을 넘기면 수율이 60% 미만으로 떨어져 금세 빳빳해진다. 볶거나 굽는 경우에도 단시간 센 불에 조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숯불에 구워 향기를 입히기도 하며, 냄비 안으로 불꽃을 직접 쏘아 조리하는 직화 버너를 사용하면 불맛을 더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황재벌>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는 주꾸미 직화구이
서울 양재역 인근에 위치한 <황재벌>은 매콤한 주꾸미 직화구이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처음에는 경기도 용인에서 문을 열었고, 2011년에 지금의 서초동 자리로 이전해왔다.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손님 많은 집’으로 유명하다. 이집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평일에는 직장인 술자리가 많지만 주말에는 가족단위 손님도 많이 찾는다.
이집의 인기메뉴는 야들야들한 식감이 살아있는 주꾸미 구이다. 주꾸미는 씨알이 굵고 탄력이 좋은 태국산을 쓴다. 주인장은 “같은 주꾸미라도 어떤 것은 물컹해 식감이 좋지 않고, 굽고 나면 수분이 다 빠져버리기도 한다”며, “탱탱한 식감을 위해 주꾸미 선별부터 해동, 양념까지 신경 쓰고있다”고 말했다.
주꾸미는 미리 양념에 재워두지 않고 주문 시 즉석에서 양념에 무쳐 굽는다. 양념장은 캡사이신을 사용하지 않아 뒷맛이 깔끔하며 주꾸미의 부드러운 식감을 극대화한다. 이집은 주방에서 주꾸미를 100% 익혀서 제공한다. 테이블에서 너무 오래 구워 주꾸미가 질겨지거나 양념이 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강한 화력에서 단시간에 구워 주꾸미의 탱글탱글한 식감을 살린 뒤, 테이블에서 은근한 불로 데워가며 먹을 수 있다.
초벌구이한 주꾸미는 양념을 덧발라 테이블에설치된 석쇠 위에 올려준다. 매콤한 양념이 졸아붙고 불향이 입혀지는 때가 가장 맛있는 타이밍이다. 뚝배기 위로 봉긋하게솟은 계란찜과 날치알이 톡톡 씹히는 알주먹밥 등 매운맛을 완화해줄 수 있는 사이드 메뉴도 마련돼 있다.
방문한 손님들의 맛 평가
“토실토실한 주꾸미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양념 맛이 일품입니다. 심하게 매워서 고문하는 듯한 매운맛은 질색인데, 이집은 많이 맵지 않으면서 불향이 주꾸미에 골고루 배어 맛을 향상시켜주는 듯합니다. 초벌구이한 주꾸미를 약한 불 위에 올려주기 때문에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저녁시간마다 항상 북적거려서 궁금함을 안겨줬던 집입니다.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주꾸미 식감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독특한 맛의 고추장 양념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하지만 배고픈 상태에서 오면 계산 시에 꽤나 부담스러울 것 같아 2차나 3차에 오게 될 것 같네요.”
“이집에서는 손님 대부분이 주먹밥과 계란찜을 함께 주문해 먹습니다. 날치알, 김가루, 깻잎이 들어간 주먹밥은 적당한 참기름향이 나서 고소합니다. 주먹밥을 석쇠 위에 올려 누룽지처럼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는 것이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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