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0일(토)..
거제 <매미성>과 <맹종죽테마파크>, 그리고 <바람의 언덕>까지 들렀다.
그리고 이제 16시를 넘겨 거제 공곶이 인근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곳은 작고 아늑한 해안마을인 예구마을이다.
이제 예구마을에서 언덕을 오른다.
생각 이상 꽤 가파르고 많이 오르막을 오르고 있다.
언덕 주변으로 전원주택과 농가 및 밭이 있고 울창한 나무와 숲도 함께한다.
따라서 다소 지루함을 덜 수 있으되 역시 많은 시간 걷고 있다! ㅋㅋ
20분 정도 지나 언덕을 올랐다.
바닷바람이 스쳐지나 울창한 숲에 조망은 아직이다.
그리고 드디어 공곶이 방향 탐방로 안내표지판이 나타난다.
반갑고 다행스럽다!
ㅎㅎ
이제부터 내리막길에다 오솔길 산책로가 너무 아름답고 이정표까지 만나니 한결 여유롭다!
수선화 자라는 곳으로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동백꽃 터널을 지난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터널이 아닌, 자연미 물씬 터널인듯 돌계단 역시 울퉁불퉁 정감있다.
그러나 내려서는 발걸음은 꽤 조심스레 천천히 움직여 안전하게 나아가야 할 것 같다.
즉 쬐께 불편할 수도 있다는 얘기! ㅎㅎ
자연스런 동백터널을 내려가는 돌계단은 제멋대로이다.
좁은 오솔길에 내딛는 발도 거리 측정이 어려울 정도로 힘이 들어간다.
그러나 양 옆 햇살 내리쬐는 수선화밭과 바다 풍경이 눈에 들어오면서 힘듦과 피곤은 없다.
동백터널을 지나자마자 갈림길이 나타난다.
좌측 공곶이 수선화밭으로 가는 길과, 우측 해변 오솔길을 통해 예구마을로 가는 길이다.
좌측 공곶이 수선화밭으로 향한다.
거제 8경의 마지막 비경이자 남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비탈진 경사면을 일구어 층층이 만든 수선화밭으로 유명한 공곶이(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87번지. 055-681-1520)
바다 가까워지고 조망이 드러날수록 공곶이 비경은 놀랍고 신비로울 지경이다. ㅎㅎ
강명식 할아버지 내외분인 한 노부부가 평생 오직 호미와 삽, 곡괭이로만 피땀으로 일궈낸 자연경관지 공곶이!
수선화밭에서 그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수선화밭 주변으로 돌과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특히 종려나무와 동백나무 뿐만 아니라 조팝나무와 팔손이나무 등과 많고 다양한 꽃들도 풍부하다.
4만여 평(坪)이 족히 넘는 공곶이는 두 부부의 손길이 모두 묻어있는 삶 자체인 곳이다.
공곶이는 그렇게 이루어진 자연농원이고 생명의 숲으로 보존되고 있는 공간이다.
공곶이 바다 쪽으로 좀 더 내려서면 멋진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수선화 자라는 밭과 푸른 바다 사이 종려나무가 특히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한편 푸른 바다 건너 편에 섬마을 내도가 가깝게 눈에 들어온다.
공곶이에 너무 가까워 마치 섬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풀쩍 뛰어 건너가고 싶을 만큼!
그리고 섬마을 내도 좌측에 있는 지심도와 뒷쪽에 있는 외도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
공곶이 마을의 터줏대감 강명식 할아버지는 진주 문산이 고향이다.
1957년 1월 살을 에는 어느날, 하루 종일 완행버스와 배를 갈아타고 밤늦게 예구마을에 첫발을 대딛는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할머니와 맞선을 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색시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양가의 승낙으로 한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오전에 식을 마치고, 오후에 산보를 나간 곳이 지금 할아버지의 보금자리가 되어버린 공곶이.
그러니까 그때로서는 신혼여행이었던 셈이다.
그로부터 12년 후, 1969년 4월 다시 거제도를 찾게 되고 공곶이에 정착하게 된다.
결혼 후 힘들게 번 돈으로 전답 7천여㎡와 임야 3만여㎡를 사게 된다.
당시 지주는 도시로 이사갈 계획을 세울 터였는지라 할아버지한테는 기회였던 셈이다.
젊은 나이, 새벽별 보기와 달맞이는 일상사가 되어버렸다.
하루 종일 양 손에는 괭이와 삽이 떠날 수 없었고, 어깨에는 지게가 매달려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돈을 벌어 농장을 가꿔보겠다는 희망으로 소득이 될 수 있는 작물이 뭔지 고민했다.
따라서 종려나무와 수선화를 심기 시작했다.
종려나무는 꽃꽃이용으로, 수선화는 꽃시장 판매용으로, 지금의 농장을 있게 해준 밑거름이 되었다.
현재 농사짓고 있는 땅은 임야를 제외하고 3만 3천㎡, 이 땅은 새로운 꿈이요 희망이다.
강명식 할아버지는 2000년대 초부터 매년 수선화를 일운면에 기증해오고 있다.
여행마니아들로부터 인터넷 검색으로 봄의 여신 노란 꽃 수선화 피는 곳으로 알려진 공곶이.
노년의 할아버지는 이제 또 다른 꿈을 키워가고 있다.
전국에 공곶이를 널리 알리고 수선화 피는 아름다운 마을로 인식되기를...
자료 : 예구마을 언덕 이정표 참조
종려나무는 넋놓고 보아도 보아도 해변의 상징처럼 돋보이면서도 아름답고 이색적이다.
공곶이에서 몽돌해안의 파도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로 스트레스와 시름을 달랠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이곳에서 봄을 맞이하고 만끽할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도 느껴본다!
돌과 자갈이 충만한 해변의 경관도 시원스레 막힘이 없다.
좀 더 머물고픈 공간에 바닷물과 돌이 함께하면서 바람에 스쳐 묘한 멍때리기 상황도 만들어낸다.
노랗게 만개한 수선화밭을 볼 수 있다면 더욱 좋으련만!
그렇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언젠가 볼 것이고 볼 수 있으려니!
따라서 오늘 수선화 모종과 구근을 구입한다.
그리고 유하텃밭정원 입구 좌측 가장자리에 심을 것이다.
그렇게 수선화는 직접 꽃을 피우고 아름답게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위 할머님이 강명식 할아버지 부인^*^
직접 관광객들을 맞이하시면서, 오늘 수선화 모종과 구근을 판매하고 계신다.
그리고 예구마을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은 언덕길을 다시 오르지 않고 커피매점이 있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 해변 산책로로 내려간다.
100여m를 내려서니 곧장 바닷가에 도착한다.
17시 즈음이라 서서히 해질 무렵이다.
햇살에 비쳐 반짝이는 바닷물이 눈부신 남도의 풍경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해변에 접한 뒷편 공곶이 언덕 모습이다.
그리고 아래 보이는 데크 계단은 예구마을로 가는 해변 산책로이자 트레킹 코스이다.
공곶이 해변에는 자갈과 돌이 무수히 많아 놀랍다.
거의 몽돌이 많다.
따라서 몽돌해변이라 불려도 될 듯!
이곳을 그냥 스쳐지나가기 아쉬워 잠시 쉼을 가진다.
그러면서 할머니한테 구매한 수선화 모종과 구근도 휴대하기 쉽도록 다시 손질도 한다.
예구마을 방향 해변 언덕 데크 산책로에서 공곶이 수선화밭 쪽과 내도를 바라본다.
그 사이 시원스레 펼쳐진 푸른 바다와 몽돌해변 풍경도 좋다.
예구마을로 이어지는 해변 산책로이자 트레킹 코스는 아기자기하면서 해변을 보아 지루함이 없다.
이정표 아래에는 국토생태탐방로 천주교순례길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공곶이 할머니께서 수 개월 전 해외에서 천주교순례길을 다녀오셨다고 좀 전에 말씀하셨는데..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ㅎㅎ
예구마을 포구에 이제 도착한다.
잔잔한 바다에 작은 어선들이 있는 평온한 해안마을의 정취가 느껴진다.
아무쪼록 이 평온한 해안마을이 공곶이 자연수목원 수선화밭 등과 어우러지고 조화를 이루면서,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시름을 달래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길 바래본다!
공곶이가 알려지면서 예구마을 언덕에는 점점 펜션들이 건축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거제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아름다운 관광지이다.
바다와 자연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섬 여행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아무쪼록 나는 차후 다시금 거제를 여행할 것이다.
물론 새롭고 처음 가보고 싶은 곳을 우선 가겠지만, 분명 설렘과 즐거움이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