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철학에 매달리던 성리학자들은 고전 해석에 매달리는 훈고학(訓詁學)이나 글짓기에 매달리는 사장학(詞章學)을 글재주나 자랑하고 과거 시험 준비에만 매달리는 것으로 올바른 선비의 자세가 아니라 생각했고, 시험 치는 기계를 관리로 등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했었다.
실제 훗날 김굉필의 수제자 조광조(趙光祖, 1482~1519)가 현량과(賢良科)를 만들어 추천으로 인재를 뽑는 인사 개혁을 단행한 것도 시험만 잘 치르는 사람이 아니고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등용하자는 취지이다.
과거에서는 제술업 즉 글짓기 실력을 중요 평가요소로 취급하였지만, 도학파 사림들은 사장학을 문장 실력이나 뽐내는 것으로, 훈고학을 아는 체나 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산당공은 몸이 허약하여 젊었을 때부터 고생을 많이 했는데, 초시에서 낙방한 원인도 건강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산당공은 자신이 개발한 한증막을 과중하게 이용하다 결국은 병을 악화시킨 실수를 저지른 것을 <증실기>라는 기록으로 남겨서 후세 사람이 자신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경계하였다.
증실기(蒸室記) 최충성(崔忠成)
병이 들면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요, 치료를 하면 나아야 하는 것은 세상 이치이다.
병이 들었는데도 치료하지 않거나 치료는 하지만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몸을 아무렇게나 길거리에 내던져버리는 것과 같다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치료를 열심히는 하지만 방법이 잘못되어 오히려 덧나게 된다면 그것 또한 불행한 일인데 그 책임을 누가 질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