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 몬세라트로 향하는 길...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 외곽 지역에 있는 기묘한 모양의 바위산입니다.
저 멀리 지평선에서 살짝 고개를 내민 아침해....
잠시후 온 대지에 따뜻함을 내려줍니다.
겨울이지만, 이상기후로 겨울답지 않은 날씨를 보여주는 스페인입니다.
약 세 시간 여 정도 달리다 보니 몬세라트의 웅장한모습이 보입니다.
몬세라트...
몬은 산이라는 뜻이고, 세라트는 톱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몬세라트는 톱니산이라는 뜻이 되겠죠?
원래 이곳은 바다속에 있었는데 융기가 되어 1236m 산이 되었습니다.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이 산에서
880년 경 성녀 몬세라트의 동굴을 발견하여 유명해진 곳입니다.
성지순례를 하는 사람들은 험한 산을 걸어서 올라가고
우리 같은 관광객들은 산악열차나 케이블카를 이용합니다.
원래는 오르내리는 것 모두 케이블카를 타려고 했으나 주말이어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아
올라갈 때는 산악열차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는 1930년대 독일회사에서 건설했답니다.
이 수도원이 유명한 이유는 검은 마리아 상 때문입니다.
스페인 곳곳에서 신앙심 깊은 순례자가 모여들고 있지요.
온 나라 국민이 하나의 종교를 갖고 있다는 건 축복받은 일인 듯합니다.
종교의 자유와 다양성은 좋지만,
국민이 단합하여 종교 생활을 하니, 대대로 내려오는 관습 등으로 기본생활 질서 같은 것이 잘 지켜지는 듯합니다.
(이건 제 생각)
스페인 사람들은 열정의 나라라고 알려져 있어 좀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또한 혼혈 인종이 많아 그런지 생각보다 키도 아담하고 보기 좋습니다.
수도원 앞에 심어져 있는 의미 있는 네 나무...
맨 오른쪽은 월계수 나무- 올림픽 때 승리의 화환으로 만드는
두 번째는 올리브 나무- 이곳 스페인 사람들은 특히나 올리브 유를 많이 먹습니다. 샐러드를 먹을 때 소스를 끼얹어 먹는 게 아니라
올리브 유를 뿌려 먹습니다.
세 번째 나무는 사이프러스 나무- 영혼의 나무로 알려져 있어 무덤 가에 빙 둘러쳐져 심어 있지요.
네 번째 나무는 종려나무- 이건 잘 모르겠네요.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주를 이룹니다.
산 정상에서는 시장도 열리는데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이 직접 재배한 꿀이나 치즈 같은 것을 갖고 나와 팝니다.
이곳은 산 중턱 정도....
산꼭대기에 올라가는 열차가 또 있더라구요.
꼭대기에 올라가면 피레네 산맥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페루 사람...이름은 안 물어봐서 몰라요.
이 사람들 영어를 잘 못해서 대화가 어렵습니다.
한쪽 다리밖에 없는데, 자전거로 이곳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자신만만, 쾌활한 사람들입니다.
박물관도 있고, 카페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있고....
박물관에는 이집트 미이라도 있다는데, 못 갔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가족끼리는 도시락을 싸갖고 와 먹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유럽에 올 때마다 유럽의 역사를 좀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의 역사도 잘 모르면서....ㅋ
봉우리가 6만 개라고 합니다.
스페인의 겨울 날씨는 이랬다 저랬다...
그런데 오늘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우산을 단단히 챙겼는데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았답니다.
구름만 이리 저리 몰려갔다 몰려올 뿐....
역시 사이프러스 나무가 눈에 많이 띕니다.
사이프러스 나무 뒤에는 무덤이 있습니다.
저는 베네딕트 수도원이 바위 끝에 달랑달랑 세워져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바위마다 골짜기마다 샅샅이 살폈지요.
아무리 봐도 없길래,
지나가는 사람, 똘똘한 한국 청년 둘에게 물었지요.
"베네딕트 수도원이 어딨어요?"
그 청년들 왈, 우리도 지금 막 도착해서 어딨는지 몰라요.
아이고, 아는 만큼 눈에 보인다더니, 바로 눈앞에 있는 수도원을 두고 어딨냐고 묻는 사람이나, 방금 도착해 모르겠다는 사람이나
도낀 개낀이네요.^^
조금 허술해 보이는 케이블카....
그래도 구경 한 번 잘 했습니다.
몬세라트에서 내려와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지중해변 음식점....
스페인의 대중 음식 빠에야를 먹으러 왔습니다.
말하자면 해물볶음밥이라고나 할까?
야채샐러드....올리브 오일과 식초를 넣어 먹습니다.
처음엔 이상했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담백하니 완전 자연음식입니다.
드디어 나온 빠에야....
오징어와 홍합 등이 들어간 볶음밥인데 쌀은 거의 안 익었고
생각보다 축축해서 맛이 있다기보다는 완전 어색했네요.
제가 생각한 빠에야는 훌훌 밥알은 날아갈 듯하고
약간 짭짤하니 고소한 올리브 기름 냄새도 적당히 나는 것이었는데....
맛은 좋습니다.
생각보다 덜 짜지만 쌀알이 안 익어 소화기능이 약한 저 같은 사람은 오래오래 씹어야했지요.
밥을 먹은 후,
지중해 구경을 나갔습니다.
요트 천지....
요트가 가득한 항구...
그런데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때, 이 요트가 골칫거리랍니다.
정박비, 운영비, 운항비가 엄청나게 들어 거저 준다고 해도 안 가져간다고 하니...
그래도 요트가 있는 항구 풍경은 풍요로워보여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