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월 풍수기행 원주를 찾아서
삼새
자연은 바람, 물의 조화다. 바람이 일면 물은 요동쳐 만물을 소생시킨다. 물이 존재하지 않으면 생명도 존재할 수 없다. 물이 고여 있으면 썩는다. 물은 어딘가로 흘러가야 한다. 물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람이다. 바람의 원동력은 해와 달 기운에 있다.
생명의 근원은 물이라 했다. 누구는 풍수하면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라 한다. 그러나 인간의 지능은 탁월하나 어딘가 나약한 존재다. 어딘가 모르게 기대고 살아가고 싶은 생명체다. 소도 등이 가려울 때는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산을 등지고 개천을 생활용수로 사용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요, 살아서 숨 쉬는 만물의 생명체가 바람과 물에 의존하면서 살아간다. 신 구석기 시대부터 내려오는 생활사를 보면 헤아릴 수 있다. 물가주의로 형성되는 마을과 도시들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
원주시청이 조성된 연유도 그런 연유가 있을 것이다. 원주시청을 봉화산을 주산으로 하고 안산 격인 백운산에서 흘러들어오는 천매봉과 옥녀봉 줄기의 기운을 품고 있다.
이 기운은 서원주초등학교 뒷산을 걸쳐 무실동 성당으로 향한다. 여기서 삼육교를 걸쳐 대성고등학교를 향하는데 결국 대성고등학에서 인재가 등극한 것이다. 여기 서 기운은 멈추지 않고 배부른 산에 올라 배를 부르고 감박산에 다다른다. 최종 종착지 봉화산에 봉화를 피운다. 훗날 원주시청이 들어서는데........오른 손하는 일이 왼손 모르게 하라. 박건호 선생님은 유년시절 정면돌파의 정신으로 문학세계의 칼을 갈았던 것이다.
물세는 대성고등학교 부근에서 지하로 물이 흘러 단계동 사거리로 흘러간다.
1970년만 해도 물길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었다. 아는 분은 다 알고 있다. 소인배도 부모님과 8km를 걸어서 원주읍내 간적이 있다.
작은 되니 재를 넘고 질러가는 논두렁길을 걸어 함포 물레방앗간에서 쉬었다가 무실함포다리를 건너 행가리에 도착한다. 거기서 서서히 과수원 동네가 나타나고 낮은 고개마루를 오르면지 단계동이 펼쳐지는데, 그때는 구불구불 냇물 따라 내려가는 계곡길이 형성되어있었다. 동산을 돌고 돌아가면 과수원밭들이 나타나고 소나무가 삼거리에서 나타난다. 여기서 곧 장가면 지금의 단계 사거리요, 우측으로 획 돌아 고개를 넘으면 방앗간과 원주읍내가 나타나는 것이다.
아이스케키 소리에 어머니 가슴 울리고, 국밥소리에 아버지 가슴 울린다.
보릿고개 시절 왜 그리도 배가 고픈지 뱃속에 거지가 만석지기 거지가 들어앉아 위를 움켜잡는 것 같았다.
문학의 도시선정 배경은 당연 옥녀봉 아래 단구 박경리 소설가님이 한 몫을 했다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어딜 가나 봉화산이란 산세 지명은 존재하나 봉화산은 그 옛날 통산수단의 하나로 봉화를 올려 긴급한 사건들의 소식을 전한 곳으로 알고 있으나 예사롭지 않은 지명이다.
풍수하면 도선국사다. 비보사찰 탄생도 도선국사의 행보다. 신라 말 도선 국사가 다녀갔던 원주, 풍수의 고장하면 전례로 보아서도 삼성동 마을을 대표로 할 수 있다. 세 번 살펴본 동네 명봉산 서북향 기슭에 자리 잡은 동화사 이야기다. 봉황은 오동나무와 대나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즉, 현대판 먹거리와 보금자리다. 사찰 건물 주의에 오동나무가 무성하여 오동나무를 베어내니 봉황이 살던 보금자리를 잃어서 서글퍼 울었다. 그래서 오동나무를 기원하기 위해 꽃을 피워라 동화사라 지역을 품은 원주로 동쪽방향에 치악산 시루봉이 남쪽에는 백운산이 남서쪽에는 명봉산이 휘감아 돌고 있는 지역이다. 풍수하면 간산간산 하는데 간산은 겨울에 산을 관찰하는 것이 제격이다. 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 시야가 넓어져 산골짜기 깊이깊이 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태백산맥이 좌우한다. 주산이 백두산이지만 남한은 거의 태백산맥 기운이 지배하고 있다. 원주의 기운은 적멸보궁이 존재하는 오대산 우백호줄기부터 시작이 된다.
주산인 백두산 기운은 흘러 흘러서 남북이 가로놓인 38선 철조망을 건너 오대산으로 오는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에 머무는 것이다. 국내 최대의 명당자리라 하는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 그 기운을 직접 가서 받아보길 기원해본다. 물론 원주 배부른 산과 봉화산에 올라 원주를 잘 관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더 나가 명봉산도 일품이다. 문막과 원주가 한 눈에 다 들어온다.
허구한 날 오대산에서 오대게 놀았으니 얼마나 노곤노곤 잠을 잤을까! 홀딱 벗고 새와 산천이 울리도록 드르렁드렁 낮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데.....백두산 백호가 느닷없이 나타나 호령을 치는 것이 아닌가!
“어흥, 기상, 기상!”
왠 천둥소리 잠을 자던 눈이 번득 트이고, 백년 만에 이산가족인 듯 서로 가슴을 얼싸 않고 방가봉가 방가봉가 하는데 유람가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럼, 원주로 향하는 풍수기행 떠나볼까요!
가는 곳마다 산지명과 이름을 널리 알렸던 분들의 발자취도 더듬어가면서 출발합니다. 존칭어는 생략하면서 출발합니다. 이해바랍니다.
아홉 마리가 있는 구룡사 문화의 도시 원주로.... 봉황이 허구한 날 울어댄다는데 무엇이 한이 맺혀 있을까! 거기 가면 봉황도 만나고 봉황고개에서 박도 타고 봉화도 올리고....
어케바리 바리바리 을쑤.
올커니 계기가 왔구나 왔어, 방구타령 하지 말고 계방산으로 가세. 금방울인가 은방울인가 회 한 사라 하세 회령산이라, 흥정이라도 할까 흥정산, 아따 흥정계곡이 으뜸 일세. 봉황이 복을 준다네 봉복산. 몸에 태기가 도나 태기산 태기산에 오르세. 별 이야기 다 하는군!
잠시 쉬었다가세. 가만가만 저기 저 자라목인지 목을 길게 내놓고 기다리네. 목 떨어지라 얼른 가세. 무엇이 그렇게 바쁘단가요. 전쟁도 없는데. 자라목이인지 다라목이산
을쑤
봉황이 좋아한다지, 대나무 숲 죽림산, 신고산이 우르르르 함흥 차 떠나가는 소리에 아니 덕분에 만고강산 덕고산일세, 으미 풍경에 놀라 빙장님의 코가 취하는구나 풍취산, 으매 월매가 좋아한다요, 사군자의 꽃이로구나 매화산, 저기는 무엇이여 한석봉이가 왔다갔나 단박에 오르니 하늘 천 땅지 천지산이라, 꿩이야 놀래키지 간 떨어진다. 프드덕 프드덕 악 악 치악산일세. 덕이를 불러 떡을 만들까 시루봉 하늘이 으뜸일까! 석이는 뭐하는 고. 세월타령 하지 마라라 만석지기는 못 되어도 으뜸인 원천석, 꿩이야 방가봉가 상원사, 종을 울려라, 구렁이가 또아리를 틀고 널브러져 길목을 잡는구나. 금대리 또아리굴 잠시 쉬었다가 구룡을 부를까!
어디선가 구룡을 다가와 흰 구름을 만드는데 백운산이라!
이야 좋구나냐 구룡이 덕분에 구름도 타보고 아무튼 잘 타고날 볼일이여. 썩은 동아 밧줄이라도 잡는 날에는 붉은 수수껑에 찔려 저승 갈거야. 그징, 암 그렇고말고.
근데 만고강산 유랑하니 배가 솔솔 고파오네!
으구 뱃속에 거지라도 든거야. 금강산도 개구경이라! 알런가 몰러 ㅎㅎg. 잠시 기다려.
알았당구리구리구리요.
저기 서, 오라오라 덕이가 부르는구나! 덕이산이요, 잔치를 벌리려나 국수를 내민다. 국수봉 봉황이 우네. 무엇이 서러울까!
이참에 옥황상제가 팔색 구름을 타고 스윽 내려와 한마디 하는데,
“죽어라 죽어라 황진이를 사모했던 벽계수도 울지 않는데, 허구한 날 우는가! 명봉산, 잠시 후면 오동나무가 꽃을 피운다네 동화사. 저기 저 봉황고개에서 풍악도 들려온다네!”
맞아요, 맞아 두 백호들은 울고 있는 봉황을 달래고 옥황상제와 구룡 구름을 타고 백운산으로 가 거센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바람아 일어나라 바람아 바람아 불어라 큰바람 골산, 아이쿠 문장가인가 문필가인가 옥녀가 나타나오. 으매 기죽어, 으매 기살아, 저기 저 옥녀봉, 여기는 어디메 인고! 하늘에 매화라 천매봉일세!
참나, 내가 온줄 어케 알았을까! 그징. 봉화를 올리는구나! 저곳에 둥지를 틀고 배를 부르고 봉황이 잠시 봉황고개 봉현에서 쉬었다가 가라하는구나!
풍악을 울리면 울던 봉황이 울음을 그치겠지비.
여봐라 풍악을 울려라! 매화산에 매화주 덕이산에 더덕주 벽계수도 한잔 진이 진이 황진이도 한잔, 하늘의 으뜸 천석지기 보다 더 부러워요 천석이도 한 잔. 복거리에 복이 굴러온다네. 행거리에서 행인이 들어닥칠 모양이로세.
흥부가 기가 막혀 놀부가 기가 막혀
봉황고개 봉현에서 두 발로 감박을 잡고 감박산이요. 한양 배도 불러야 배부른 산.
여기에 달구놀이하여 기념관도 조성하고 먼스먼스 시커먼스인지 퍼포먼스 문학의 길도 조성하세
커야 못인가! 아주 작은 연못이라도 만들어 뱃 놀이 하세
배도 부르자 배 부른산. 봉황아 꼬리 좀 빌려다오 봉미. 노 삼아 노를 저으세.
토지도 불러오고 토우도 불러오고 토박이도 불러오고 만석 지기는 못 되어도 천석이 벽계수 황진이 다 불러 모아 신명나는 마당놀이 하세.
을쑤.
삼생이는 어디 갔노. 삿갓을 만나러 갔나 허구한 날 사랑타령에 빠졌나! 아이고 아이고 기둥뿌리 무너지는구나! 으이으이 털그턱 탁.
야옹, 야옹, 서슥 밭에 새들었다.
으싸라 으싸 으싸라 으야
얼쑤
캇 캇 캇!
지각변동이 생기면 모를까! 세상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물세와 산세다. 물은 바람에 의해 방방곡곡 세계를 활보하면서 헤어졌다가도 다시 모이는 것이 물이다.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요 하는 것은 곧 물세는 산세다. 산세는 물세를 따라가고 물세는 산세를 따라간다. 개발로 인해 물줄기가 사라졌다하여 사라진 것이 아니다. 땅속에서 기운은 늘 활보한다.
인생살이도 목표는 존재하나 산과 물을 따라 정처 없이 가는 곳이 결국 마지막의 도착점은 물세와 산세로 향하고 있다.
어디를 가나 누가 물어보면 풍수쟁이라 하지마라. 바람이 곧 풍쟁이 풍수쟁이다. 아무리 골이 깊어도 바람이 가는 곳에는 생명의 근원인 물도 요동친다.
거센 바람은 파도를 만들고 살랑거리는 바람은 꽃을 피우고, 머물러 있는 따듯한 바람은 새싹을 틔운다. 제 아무리 단단한 철갑선이라도 바람 앞에서는 부식이 된다.
원주는 문화예술의 도시로 반드시 뜬다. 당대 최고의 작사가와 문학을 함께 품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감성 문화예술의 도시로서 세계만방에 울려 퍼지는 날이 오길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