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진안, 장수의 '무진장'
‘무진장 많다, 무진장 크다, 무진장 깊다’ 등 ‘무진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함이 없이 많음, 한없이 많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떻게 생겨난 말일까요? ‘무진장’이라는 말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전라도 지역에 있는 세 개의 고장인 무주와 진안, 장수의 머리 글자를 따서 지었다는 말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지역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낱말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무주, 진안 무주와 진안, 장수 이 세 지역을 일러 ‘전라북도의 지붕’이라고 합니다. 이 세 지역은 주변 지역에 비해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공통점이 있고 생활 문화가 비슷하기 때문에 하나로 묶어 표현한 것입니다. 이 지역은 소백산맥의 줄기에 둘러싸인 고원지대입니다. 이를테면 장수군은 땅의 평균 높이가 430m에 이르고, 진안군의 경우 전체 면적의 80% 쯤이 산지이며, 무주는 전라북도에서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 가장 적을 정도로 높은 지역이니 지붕이라는 말이 이해가 가고도 남습니다. 또한 이 세 지역은 전라북도의 내륙지방으로 겨울에 눈이 무척 많이 내린다는 공통점도 있고 이 지역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정리해 보면 무주, 진안, 장수 지역이 ‘무진장 산골이다, 무진장 눈이 많이 내린다, 무진장 아름답다’ 등의 의미로 ‘무진장’은 ‘한없이 많다’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이지요.
안성의 '안성맞춤'
안성맞춤이란 말의 뜻은 ‘요구하거나 생각한 대로 잘된 물건을 이르는 말, 조건이나 상황이 어떤 경우나 상황에 잘 어울림’입니다. 여기서 ‘안성’은 경기도 안성을 말합니다.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보죠. 안성장에서 팔리는 질이 좋은 물건 중에 이 지역에서 직접 제작한 품질 좋은 ‘유기(놋그릇)’가 있었다고 합니다. ‘유기’를 만들던 곳이 안성만은 아니었지만 안성의 ‘유기’는 튼튼하고 질이 좋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래서 ‘안성’ 하면 ‘유기’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문에 의해 만든 ‘맞춤 유기’가 있었는데, ‘안성맞춤’은 바로 ‘맞춤 유기’와 관련해서 생긴 말입니다. 안성에 직접 주문해서 만든 유기가 바로 ‘안성 맞춤 유기’인 것입니다. 따라서 ‘안성맞춤’이라는 말은 ‘안성 맞춤 유기’에서 ‘유기’가 생략된 표현입니다. 안성에 직접 주문하여 만든 유기가 주문자의 마음에 꼭 들 정도로 아주 훌륭했기 때문에 ‘안성 맞춤 유기’라고 하면 ‘아주 품질이 좋은 유기’라는 의미를 갖게 된 것이지요. 그 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안성에 주문하여 만든 유기처럼 아주 잘 만든 ‘고품질의 물건’이라는 뜻이 되었습니다. “그 옷은 나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이 장난감은 생일선물로 안성맞춤이다”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쓰이게 된 것이지요.
함흥의 '함흥차사'
‘심부름꾼이 가서 소식이 없거나, 또는 회답이 더딜 때를 나타내는 말로 한번 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거나 소식이 없음’이라는 뜻으로,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와 그의 아들 태종 이방원 사이에서 있었던 일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일으켜 왕이 된 후 아버지인 이성계는 함경도 함흥으로 떠나버립니다. 그러자 이방원이 아버지를 다시 모셔 오기 위해 여러 명의 차사를 함흥으로 보내게 됩니다. 이 사람들이 바로 ‘함흥차사’이지요. 그러나 이성계는 이방원이 보낸 차사들을 죽였고 결국 이들은 다시 한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차사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세간에 퍼지면서 사람들은 한 번 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거나 소식이 없다는 뜻으로 함흥차사라는 말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왕자의 난을 저지른 태종 이방원과 그것을 오랫동안 용서하지 않았던 태조 이성계를 바라보던 백성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다는 것도 알아두어야겠습니다.
[출처] '무진장 많다'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작성자 교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