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가 오의도를 지나 신길온천으로 달릴 쯤에는 서있지 못할 정도로 차량이 흔들린다
지상으로 달리는 열차는 엄청 속도를 내며 달려 초지에 닿는다
수인선이 다니던 옛길이 사라지고 지금의 4호선이 생겼다
통창의 직사광선을 피해 건너편 좌석에 앉는다
밖으로는 들판과 아파트가 번갈아 지나간다
고잔을 지나 중앙역으로 간다
정왕에는 유명한 콩나물국 밥집이 있는데 안 간지 꽤 오래됐다
더 좋은 것 먹으러 다니다 보니 콩나물 국밥은 뒷전으로 밀렸다
코다리 찜이 좋아졌고
곰탕, 육개장, 길비탕이 좋아졌다
교대역 14번 출구 쩜사 소갈비 구이는 더 좋다
어느새 상록수 역을 지나 수리산으로 간다
쭈욱 가면 서울역, 시청을 지나 동대문이다
8번 출구로 나가면 계림 닭도리 집이다
주인이 중국 계림 출신인 모양이다
통마늘 까며 저희끼리 나누는 대화는 중국 말이다
이열치열 뚝배기로 나오는 만 원짜리 닭볶음탕이 얼큰하고 푸짐하다
복중에 한 그릇 해야겠다
쭈욱 가면 창동 지나 당고개다
지금은 대야미를 지나는 중이다
차량도 늙고 지치면 중심을 못 잡고 이리 흔들리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이미 늙고 지쳐서 흔들거리는 것일까
사호선은 소음이 심하고 늘 덜커덩거린다
사적인 대화를 나누기 힘든 구간이 많다
이 모두가 늙고 지친 세포들의 흔들림이다
냉방 하나는 좋다
반바지를 입었더니 무릎이 시리다
이것도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다
서서히 추분이 다가오지만
폭염은 쉬이 수구러들질 않는다
농작물과 가축농장 피해가 컸다
오늘도 4호선을 타고 동대문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