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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 사랑에 한몫한 오징어먹물 리조또, 정말 맛있어~!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여행기를 서서히 접을 때가 된 것 같다. 다음 여행지인 보스니아를 시작하기 전, 두브로브니크에서 맛본 먹물 리조또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달마시안 개를 만났던 스플릿에서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점심 시간이 됐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일단 식사를 먼저 하고 둘러보기로 했다. 두브로브니크 올드 타운에 들어서자마자 가이드를 따라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정신줄 놓았다간 좁은 골목길 구경에 길을 잃기 십상이어서 앞만 보고 열심히 따라간다. 점심 메뉴인 '먹물 리조또'에 대해선 전혀 기대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여기까지 왔는데 먹을 게 없어서 겨우 먹물 리조또야?' 하고 실망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좁은 골목 몇 개를 지나 역시 좁은 계단을 올라 2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그곳에서 잠시 후에 나온 오징어 먹물 리조토를 한숟가락 먹어본 나는... 그 맛에 완전 놀라고 말았다는~~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의 백미인 '골목 구경하기'는 아쉬운 대로, 점심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아가던 그 순간 뿐이었다.
건물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이 도시를 찾는 사람들에게 안겨주는 감흥 때문에 해마다 천 만 명 이상의 여행객이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육중한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에도 밖으로 나온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우리의 목적지인 '오징어먹물 리조또' 레스토랑↓의 입구 역시 좁고 가파른 계단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막상 올라가보니... 꽤 넓고 쾌적한 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새하얀 식탁보 위에 태양을 닮은 강렬한 붉은 색과 바다를 연상케 하는 검푸른 천이 정갈하게 씌어져 있는 식탁. 우린 '바다 식탁'에 앉기로 했다^^*
메인인 오징어먹물 리조또가 나오기 전에 홍합요리(?)가 먼저 등장. 에게~~ 요게 뭐야?? 껍질 크기의 1/10도 안 되는 홍합속살이 안쪽에 겨우 달라붙어 있는 것 몇 개가 다였다. 그것도 어떤 건 꽝이었다는~^^
드뎌~~~ 주인공이 등장하셨다~!! 작은 오징어 살이 드문드문 보이는 먹물로 볶아낸 먹물 리조또가 이렇게 생겼구나~! 외형상 시커먼스라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고 오물오물... 꿀꺽... 옴호낫~! 왜 일케 맛있는 거야~!! 갑자기 접시가 작아보였다. 아니, 먹물리조또 양이 턱없이(!) 적어 보였다. 게 눈 감추듯 순식간에 한 접시를 해치운 울 남푠, 키 크고 잘 생긴 종업원 옵빠야를 불렀다. "나, 지금 무쟈게 배고파요. 그런데 이 음식, 왜 일케 맛있어요?!" "리필해 줄 수 있어요?" . . . 그 옵빠야는 웃으며 두 번이나 리필을 해주었고, 우리에게 두브로브니크를 더 아름답고 근사한 곳으로 기억하게 해주었다.
오징어먹물 리조또를 너무 맛있게 먹는 바람에 디저트로 나온 수박을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깨끗이 먹어치워고 말았다.
점심을 먹고 나온 후 골목길에서 올려다 본 하늘. 내 기분 만큼이나 높고 푸르렀다.
두브로브니크(크로아티아)에서의 짧은 일정에 긴긴 아쉬움은 뒤로 하고...
다음은 아직도 전쟁의 흔적과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보스니아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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