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물영아리오름(2020. 2.28)

[파르라니]

죄송합니다.

원문 글과 사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십시요.ㅠㅠ

https://blog.naver.com/ktusjye/221987479622

길을 나서려는데 비가 내린다.

들이칠 정도로 거세지 않아

바닷가나 평지가 아닌 숲이라면 다닐만 하겠다는 판단에 길을 나선다.

제주도 오름 중,

물을 품고있는 산정이 몇 곳 있는데

그 중 물영아리오름을 찾아 남원읍 수망리로 간다.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水望里)의 '수망'은

물영아리오름 옛 이름인 '물보라오름'의 한자차용표기다.

'보라'는 제주도 옛글 'ᄇᆞ라다'를 뜻한다.

옛한글은 아래아(ᅟᆞ)가 '바라다'라고 발음하지만

제주 옛글은 '보라다'라고 발음하여 차이가 있는 것 같다.

* 노트북에서 옛한글 온라인 입력기를 이용해 붙여넣기를 했는데

스마트폰에서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인근 도로와 생태공원 주차창 외 몇 곳 주차부지가 있고

탐방안내소, 화장실, 특산물판매점, 생태공원이 있어

편의시설은 다른 곳에 비해 좋은 편이다.

생태공원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름 탐방로 입구를 찾아간다.

경계와 방풍을 위해 길게 심어진 삼나무 사이,

목초지 끄트머리로 울타리를 치고 탐방로를 조성해 놓았다.

입구에서 왼쪽으로 '물영아리오름'과 '물보라길',

오른쪽으로는 2.11킬로미터 '중잣성생태탐방로'로 향한다.

왼쪽으로 접어들어 돌아서면

목초지 너머 물영아리오름이

완만한 산세를 보이며 누워있다.

탐방로를 따라

길게 방목 목장 목초지를 지난다.

대지를 초록으로 물들이며

풀이 자라기 시작한 목초지가 휑하다.

4월 13일 다시 찾았을 때는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가 떼를 이루고 있었다.

4월 13일, 다시 찾아 담은 사진이다.

말이 아닌 소가 초원으로 변한 목장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목장을 낀 오른쪽으로 돌기 전 갈림길이다.

이정표가 가르키는 좌측,

'소몰이길'로 표시하고 있다.

물영아리오름 둘레를 도는 총길이 4.8킬로미터,

물보라길(물ᄇᆞ라길)로 들어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를 따라

삼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낮게 쌓은 잣성 안과 밖으로 삼나무가 넘나든다.

산담이 보인다.

산담에 닿으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왼쪽은 산정, 습지로 올라가는 긴 계단이다.

가급적 길게 걸을 목적으로

옆지기를 꼬여 앞쪽 둘레길, 물보라길로 향한다.

산나무 사이, 길이 좁다랗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던 잣성이

모르는 새 왼쪽으로 넘어갔다.

목장이 끝나는 곳,

골짜기를 타고 내려온 빗물이 흐르는

마른 물길을 지난다.

복수초가 샛노란 꽃을 화려하게 피웠다.

비탈 경사를 따라

얼기설기 잦담이 힘겹게 오른다.

다시 완만한 길일 시작된다.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기도 하지만

다시 삼나무가

빽빽한 군락을 이룬다.

오른쪽으로 잣성이 보인다.

'중잣성생태탐방로'가 잣성을 따라간다.

잣성은 위치에 따라 하, 중, 상잣성으로 나눈다.

하잣성은 말이 농경지로 들어가

농작물을 망치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쌓았다.

상잣성은 말이 한라산 산록 삼림지대로 들어가

길을 잃어 조난당하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쌓았다.

18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만든 중잣성은

하잣성과 상잣성 사이에 쌓아 목장으로 경계 기능을 하였다.

『제주어사전』에 의하면,

'잣'이라는 어휘는 '널따랗게 돌들로 쌓아올린 기다란 담'을 의미하며,

제주도에만 남아있는 용어로 볼 수 있다.

제주도민들은 이것을 흔히 '잣' 또는 '잣담'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알잣', '웃잣', '하잣담', '상잣담'이라는 용어가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잣성은 대체로 해발 150m~250m 일대에 하잣성,

해발 450m~600m 일대에 상잣성,

그리고 해발 350m~400m 일대에 중잣성이 위치하여

중산간 지역을 3分하는 역할을 하였다.

<출처 : 다음 카페, 숲 해설가 협회>

한동안 중잣성생태탐방로와 어깨를 겯던 물보라길이

다시 산 중, 숲으로 들어간다.

물보라길 4.8킬로미터는

소를 몰던 길, 목장길, 오솔길, 삼나무와 숲길 등,

제주 목축과 원시 자연을 아우른 길이다.

오솔길이 편안하다.

동, 북 방면으로 넓게 트인 전망대에 오른다.

왼쪽 길게 늘어진 여문영아리오름을 위시하여

부대오름, 부소오름, 작은사슴이오름,

큰사슴이오름, 개오름, 좌보미오름, 새끼오름, 따라비오름 등

오름군이 길게 펼쳐진다.

오른쪽 작은사슴이오름 앞으로

정석비행장이 자리잡고있다.

다시 걷는 길,

촘촘한 삼나무 숲 그늘이 어둡다.

완만한 길을 걷는 옆지기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곧 시작될 긴 오르내림 계단만 없었다면

내내 걷고 싶은 좋은 길이다.

불보랏길을 돌던 둘레길이 갈라진다.

계단을 올라가면 산정분화구 능선에 닿는다.

욕심은 분화구 능선에 올라가 습지를 보고

다시 이 길로 내려와 둘레길을 마져 걷고 싶은데

동행한 옆지기는 반대다.

아쉬운 마음으로

둘레길 진행하는 곳을 사진에 담는다.

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하지만 반대쪽,

입구 가까운 곳에서 오르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하고 짧다.

나무 사이로 습지가 보인다.

약 450미터 계단을 올라

능선갈림길에 도착한다.

왼쪽은 바로 입구로 내려가는 긴 계단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이 습지로 내려가는 방향이다.

해발 508미터 물영아리오름은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능선을 도는 탐방로가 없다.

'물'이 있는 '영아리'라는 의미로

'영아리'의 의미는 확실치 않으나 수령악(水靈岳) 한자표기로 미루어

'신령(靈)'과 관계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북쪽에 '여문영아리오름'이 있는데

표선면에 소재하고 있으며 산정호는 없다.

습지를 찾아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약 1백미터를 내려가

물영아리오름 산정 호수에 도착한다.

세계적인 환경 협약, 람사르협약에서 지정한 습지다.

정식명칭은

'물새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특이한 생물지리학적 특성을 가졌거나

희귀동식물 종, 특히 물새서식지로 중요성을 지닌 곳으로

2007년 지정되었다.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종 2급인 물장군과 맹꽁이,

그 밖에 물여귀 등 습지 식물 210종, 47종의 곤충과

8종의 양서·파충류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출처 : http://seogwipo.grandculture.net/>

근무자가 보이지 않는 초소다.

깊이 40미터, 아주 깊은 수렁이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호수가 되었다가

건기에 습지로 변한다.

수망리에 사람이 들어와 살기 시작하던 때,

들판에 소를 놓아 먹이는 청년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방목해 놓았던 소가 사라져버렸다.

잃어버린 소를 찾아 일대 들과 오름을 헤매다

물영아리 오름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산 정상에서 배고프고 목이 말라 기진하여 쓰러져 버렸다.

그때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 소 값으로 이 산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을 테니,

아무리 가물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

너는 가서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눈을 떠보니 하늘이 갑자기 어둑해지더니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삽시간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청년이 놀라 허둥대는데

이상하게 자기 옷은 하나도 젖지 않고 있는 걸 깨닫고,

꿈에 본 노인의 말이 생각났다.

그 때 "우르릉 쾅쾅 땅!", 하늘이 두 조각으로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불이 번쩍 눈을 스치는 순간 청년은 그냥 쓰러져 혼절했다.

다음 날 아침 정신을 차려보니

언제 번개치고 비가 내렸었냐는 듯이 날이 개여있었다.

그가 쓰러졌던 산꼭대기가 너르게 패어져 있는데,

거기에 물이 가득 차서 출렁거리고 있었다.

아무리 가물어도 그 오름 꼭대기에는 마르지 않는 물이 고여 있어,

소들이 목장에 물이 말라 없으면 그 오름 위로 올라간다고 한다.

<출처 : https://www.visitjeju.net>

다시 계단을 올라 돌아가

능선 갈림길에 당도한다.

반대편으로 넘어가니

끝 없을 듯 이어지는 긴 계단이 시작된다.

삼나무 숲이 울창한,

그 속은 사철 녹음이다.

한 여름에 찾아도 이 곳 숲그늘은 시원하겠다.

출발하면서 올려보았던 완만한 산세 속에

어찌 이런 긴 계단을 만들어 놓았을까?

초입을 출발하여 방금 스쳐간 이들은

이 계단에 대하여 알고있을까?

긴 계단길을 내려 목초지 울타리가 둘러쳐진,

산담이 있는 계단 입구에 선다.

4월 13일 동행이 있어 다시 한 번 같은 코스를 걸으며

확인한 계단 수가 812계단이다.

목장 끄트머리를 두른 탐방로를 되돌아 나온다.

물명아리생태공원,

물영아리 탐방애내소와 특산물판매장 등이 있다.

공원을 지나 다시 주차장에 도착하여

여정을 마무리한다.

[우보]

특집으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합니다
장관이쥬.......^^

[어울림]

글씨가 읽기좋게 큼직해서 좋습니다
풍광이 아름다운 제주를 편안하게 앉아서 구경 잘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