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버니까 2배 더 저축해야 마땅할 것 같은 맞벌이. 그러나 실제로는 육아비용이나 여가생활비, 각자의 용돈 등 씀씀이가 커서 별로 남는 게 없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경제규모를 줄이고 낭비 없는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실속 있는 맞벌이 주부 4인의 체험담을 들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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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1 남편 수입 직접 관리하며 씀씀이를 하나하나 체크해요! 박현정(30세·연구원·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같은 대학, 같은 과 커플인 우리 부부는 6년 연애 끝에 작년에 결혼했다.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되었지만, 결혼 전부터 워낙 함께했던 시간이 많아 신혼이라기보다는 오래 함께 살아온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 부부는 결혼 전에도 항상 어떻게 하면 알뜰하게 데이트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둘이서 데이트 비용을 한데 모아 함께 관리하며 사용한 경험이 있다. 남편이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와서 용돈 사정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나니 아이가 없는 신혼 때 돈을 모아두지 않으면 나중에는 돈 모으기가 힘들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듣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결혼과 동시에 긴축재정에 나섰다. 각자 회사일이 바빠 돈 쓸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게 다행이기도 했다. 일단 우리 부부의 통장과 모든 금전 관리는 내가 맡았다. 남편이 친구와 술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내가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편 월급은 들어오자마자 내 통장으로 자동 이체되도록 해놓았고, 남편의 카드와 휴대폰 등 모든 고지서는 내 메일로 발송된다. 남편의 씀씀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감시(!)도 할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남편도 내가 본다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돈을 아껴 쓰는 것 같다. 남편 용돈은 한 달에 15만원. 하루에 5000원인 셈이다. 좀 너무하다 싶은 생각이 들어 신용카드는 2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투덜거리던 남편도 이제는 적응이 되었는지 별 불만이 없다.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출근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 여행을 가거나 급한 일이 아니면 차는 가급적 집에 세워둔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도 있고, 이동하는 동안 책도 읽을 수 있어 운전하는 것보다 좋은 점이 많다. 우리 둘의 월급을 합쳐 생활비와 각자 용돈을 떼고, 양가 부모님께 일정액의 생활비를 보내드린다. 아마 우리 부부의 가장 큰 지출이 양가 부모님의 용돈일 것이다. 이 돈을 제외하고 난 나머지 금액은 모두 저축한다. 대부분의 금액은 금융사의 펀드에 투자하고, 80만원 정도는 적금을 들고 있다.
친구와의 모임이 많은 남편을 위해서 생각해낸 또 하나의 절약방법은 바로 친구 모임을 집에서 하는 것이다. 남편 친구들은 대부분 나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집에서 모여 술을 마셔도 별로 불편하지 않다. 밖에서 마시는 술값의 ⅓ 정도면 집에서 훨씬 훌륭한 안주를 곁들여 즐길 수 있다. 과음도 막을 수 있고, 혹시 음주운전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 좋다. 물론 우리집에서 모인다고 그 비용을 우리가 다 부담하지는 않는다. 밖에서 만났을 때와 똑같이 더치페이이다.
우리 부부의 경우 집에서 밥 먹는 날이 많지 않고, 둘만 살다 보니 오히려 외식하는 것이 비용이 더 절약된다. 한 끼 먹자고 이것저것 재료를 사다 보면 대부분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외식을 할 때는 인터넷 쿠폰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저렴한 맛집을 많이 공략하는 편. 주말에는 친정에 자주 가서 효도도 하고 밥도 얻어먹으면서 식비를 절약한다.
박현정 주부의 절약 노하우 1 남편의 씀씀이를 한눈에 파악해 통장을 관리한다. 2 남편의 술 모임은 집에서 한다. 3 이것저것 만들어 먹기보다는 오히려 외식을 선택한다.
Case2 각자 목표액을 정해놓고 서로 경쟁하며 저축해요 황선진(36세·기자·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올해로 결혼한 지 4년 된 맞벌이 부부다. 우리 부부는 둘 다 직업이 기자라서 서로 얼굴 보기 힘들 정도로 바쁜 날이 많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각자 용돈을 많이 쓰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다 보면 제대로 돈 모으기 힘들다는 판단에 생각해낸 방법이 각자 재테크를 하는 것. 주변 사람들은 통장을 한 사람이 관리해야 돈을 모으기 쉽다고 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 부부도 처음에는 한 사람이 통장을 관리하며 저축을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내 대신 상대방이 더 아끼겠지 하며, 서로 상대방에게 더 많이 저축할 것을 요구하게 되는 것.
그래서 2년 전부터는 1년 치 목표액을 세워놓고 각자 재테크를 하고 있다. 각자 1년에 1000만원이나 2000만원 등 목표액을 정하고 나면 그동안은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남편은 대부분 주식으로, 나는 펀드를 이용해 1년 치 목표액을 채운다. 이렇게 돈을 모으다 보니 나도 모르게 책임감이 생기고, 남편에게 뒤져서는 안 된다는 이상한 경쟁심도 생긴다. 그러다 보니 재테크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되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우리 부부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기 때문에 주택에 관련된 지출은 거의 없다. 생활비도 우리 부부가 얼마를 드리면 시어머니께서 다 알아서 생활을 하신다. 그러니 생활비는 다른 맞벌이 부부에 비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생활비를 절약하는 또 하나의 노하우는 친정을 적극 활용하는 것. 김치나 건어물 구입 등 목돈이 들어가는 것은 대부분 친정에서 공수해온다. 아직까지는 친정어머니가 시집간 딸에게 퍼주는 것을 즐거움으로 생각하시는 편이다.
올해부터 우리 부부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8월이 되면 2세가 태어나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은 후에도 직장생활은 계속할 생각이다. 육아는 친정어머니가 맡아 해주시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안심이 되고 부담도 덜하다.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가 함께 아이를 봐주신다니 나로서는 정말 큰 행운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좀더 넓은 집으로 옮길 계획이기 때문에 올해는 더더욱 재테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황선진 주부의 절약 노하우 1 부부가 각자 목표액을 정한 후 재테크하기. 2 친정에서 김치 등 목돈 드는 반찬 가져다 먹기. 3 시댁에 살면서 돈 아끼기.
Case3 덜 먹고 덜 쓰고 덜 버리는 생활, 돈도 아끼고 환경도 지키죠 김혜경(35세·프리랜서 작가·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방송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결혼 후에도 프리랜서로 계속 일을 하고 있다. 방송 일을 하다 남편을 만나 현재 6살 된 아들과 3살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우리 부부의 절약방법은 물건을 사기 전에 10번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결혼 전부터 이런 생활습관이 있던 것은 아니다. 우리 부부의 생각이 바뀐 것은 환경 관련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고 자주 접하면서이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땅인데 좀더 환경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편은 녹색연합 회원이고, 나도 여성민우회 생협 회원이다.
이렇게 생각을 조금 바꾸고 나니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참 많았다. 덜 먹고 덜 쓰고 덜 버리는 생활은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가계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먼저 외식은 거의 안 하는 편이다. 외식 메뉴는 아이들 건강에도 좋지 않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는 대신 내가 시간 날 때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파는 메뉴를 직접 만들어준다. 일반적으로 맞벌이 부부의 경우 불필요한 외식비 지출이 매우 큰 편이다.
아이들 장난감도 예전에 비하면 거의 안 사는 편이다. 첫아이 때는 경험이 없어 이것저것 많이 사줬는데 장난감이 많은 게 아이에게 좋은 일만은 아니다. 둘째 아이는 장난감 대신 재밌는 놀이를 만들어내서 함께 놀아주는 편이다. 또 아파트 이웃 주부들과 아이들 장난감을 한 달씩 돌려가며 사용한다. 한 달 정도 가지고 놀다 싫증날 때쯤이면 서로서로 바꿔서 사용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은 값비싼 놀이공원에 데려가거나 화려한 장난감을 사주는 것보다는 엄마, 아빠가 함께 땀 흘리며 몸으로 놀아주고 자연 속으로 데려가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은 ‘부모의 몸’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 가족은 주말이면 도시락과 과일 등 먹을 것을 챙겨서 등산을 자주 하는 편이다. 공원에 가서 함께 자전거를 타며 즐기기도 한다. 비용도 저렴하고 공기가 좋아 아이들 건강에 그만이다.
친정에 가면 엄마가 안 쓰는 그릇들을 가져오기에 바쁘다. 예전에는 예쁜 그릇들을 사서 모으기도 했지만,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그릇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새 물건을 사는 것보다 안 쓰는 것을 서로 나누면서 사용하면 그만큼 버리는 것도 줄어들고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생활패턴을 바꾸고 나니 결혼 초보다 생활비가 많이 절약되었다. 내가 버는 돈으로 살림을 하고, 남편이 버는 돈은 대부분 저축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이들은 맞벌이를 해봤자 남는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씀씀이만 줄이면 혼자 버는 경우보다 저축액이 훨씬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의 경우만 봐도 부모님의 도움 없이 전셋집으로 출발해 내 집을 장만했고, 몇 달 후면 평수를 넓혀 이사를 가게 된다. 또 남편이 벌어다 주는 1000만원보다도 내가 스스로 버는 100만원이 더 소중한 것 같다. 버는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김혜경 주부의 절약 노하우 1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 2 비싼 놀이공원에 가는 대신 등산하기. 3 장난감은 한 달에 한 번 이웃집과 교환해서 사용하기. | | |
첫댓글 감사합니다.^^*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