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1940년
이번에 읽은 <시티 오브 걸스>라는 책은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알게 된 책인데,
평점이 좋고 책 소개를 읽어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별 생각 없이 읽은 책이란다.
지은이는 엘리자베스 길버트라는 분인데
이 분은 이름도 처음 들어보고 이번에 읽은 책이 처음인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익숙한 제목의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쓰신 분이라고 하는구나.
지은이 이력도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알게 되었지,
그 이전에는 지은이가 누구인지도 몰랐단다.
가끔 별 생각 없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게 되는 소설이 있는데
이 소설이 그런 소설이었단다.
시대적 배경은 1940년부터 시작되고,
뉴욕이 주무대란다.
1940년이면 유럽은 2차 세계대전으로 혼란의 시기를 겪던 시절이고,
미국은 아직 전쟁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곧 전쟁에 참여하게 되는 그런 시기였단다.
이 시기 미국에 관련된 책들을 최근에 몇 권 읽었는데
각각 다른 분위기 책들인데,
그 시절을 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기도 했어.
책이 두꺼웠지만,
재미 있어서 책이 금방금방 넘어갔단다.
밀린 독서편지를 따라잡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만 짧게 써버련다.
1. 뉴욕
2010년대 주인공 비비안이 친구의 딸 안젤라에게
자신의 지난 일들을 알려주려고 글을 쓰는 형식이란다.
친구의 딸이라고 해서 어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데 안젤라는 1942년생으로 2010년대면
안젤라도 이미 할머니가 되었겠구나.
안젤라도 지난 비비안의 이야기를 다 이해할 만큼의 나이가 되었겠구나.
….
주인공 비비안은 보수적인 시골에서 살다가 대학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사고치고 성적이 좋지 않았어.
십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다 그렇지 뭐.
그렇게 말썽 피우자 비비안의 부모님은 비비안을
뉴욕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고모 페그에게 보냈단다.
당시는 1940년이었고, 비비안은 19살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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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4)
1940년의 뉴욕이란!
그런 뉴욕은 다시 없을 것이다. 그 이전이나 이후의 뉴욕을 폄하할 생각은 물론 없다. 언제라고 뉴욕이 중요하지 않았겠니. 하지만 그때의 뉴욕은 그 도시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그 도시, 오직 내 눈에만 새롭게 창조된 뉴욕은 다시 존재하지 못하겠지. 그 뉴욕은 책 사이에 끼워 말린 나뭇잎 책갈피처럼, 나만의 완벽한 뉴욕으로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있단다. 너에게 너만의 완벽한 뉴욕이 있겠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때의 뉴욕은 언제나 나만의 뉴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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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그 고모가 운영하는 극단의 이름은 릴리 플레이하우스라는 극단인데,
최근에는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
극단의 경영 등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이는
페그 고모의 친구인 올리브라는 분이었어.
올리브는 엄격하면서도 꼼꼼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극단이 쓰러지지 않게
잘 운영해 나가고 있단다.
비비안은 할머니로부터 어렸을 때 배운 바느질 솜씨가 좋아서
극단에서 공연 의상을 만드는 일을 도왔단다.
비비안은 셀리아 레이라는 쇼걸과 함께 방을 썼는데,
셀리아와 친해진 이후 둘은 뉴욕 시내를 돌아다니며
젊음으로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욕구를 누렸단다.
술, 사랑, 그 어떤 것도 그들의 젊음을 막을 수 없었어.
…
1940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혼동의 시절이었어.
영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배우 부부인
에드나 파커 왓슨과 아서 왓슨도 전쟁을 피해갈 수 없었단다.
적의 폭격으로 그들의 집이 불타 버렸어.
배우의 활동도 할 수 없고 말이야.
에드나의 친구였던 페그 고모는 왓슨 부부를 뉴욕에 초대했단다.
에드나와 아서는 뉴욕에 와서 고모의 극단에서 지내게 되었어.
에드나는 우연히 알게 된 비비안의 바느질 솜씨에 놀라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지게 되었단다.
에드나가 뉴욕에서 연극을 준비하게 되는데 의상은 비비안이 도맡아서 하게 되었어.
거물급 배우가 뉴욕에 왔으니 페그 고모에게도 찬스였어.
그래서 페그는 <시티 오브 걸스>라는 극(뮤지컬)을 준비하기로 했어.
멀리 서부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 빌리에게도 도움을 청했단다.
페그와 빌리는 부부이긴 했지만,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였단다.
빌리는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이었어.
에드나가 주인공으로 하는 대본을 며칠 만에 써냈어.
오랜만에 극단 릴리 플레이하우스는 활기가 돌았단다.
2. 성공과 나락
극단 릴리 플레이하우스는 <시티 오브 걸스> 준비로 정신이 없었어.
페그 고모아 빌리 삼촌은 부족한 배우들을 공개 오디션으로 뽑았단다.
비비안의 룸메이트 셀리나도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비비안은 무대 의상을 맡았단다.
뉴욕에 있는 중고시장에서 옷을 구해서 멋지게 리폼을 했단다.
새로 캐스팅된 배우 중에 안소니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비비안은 안소니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있던 시기에 주연배우와 스탭의 사랑이라서
그들의 사이를 비밀로 하려고 했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숨긴다고 숨겨지는 거겠니.
드디어 첫 공연….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단다.
대중들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호평이 이어졌어.
특히 주인공을 맡은 에드나에 대해서는 극찬이 이어지면서 세계적인 대스타 반열에 올랐어.
비비안은 의상도 좋았다는 평가에 기뻐했단다.
…
그렇게 극이 성공을 거둔 얼마 후 비비안의 오빠 월터가 프린스턴 대학교를 중퇴하고
해군 입대를 준비한다면서 뉴욕에 잠시 들렀어.
페그 고모와 비비안에게 인사를 나누려고 온 것이었는데,
비비안이 안소니와 사귀는 것을 알고 심하게 반대를 했단다.
안소니는 월터에게 잘 보이려고 하다가 오히려 갈등만 심해졌단다.
…
<시티 오브 걸스>의 성공으로 주연배우의 자격으로
에드나와 안소니가 자선행사에 초대되었는데,
에드나의 남편 아서가 심한 질투로 소동을 벌이기도 했단다.
에드나의 남편 아서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했는데,
아서는 얼굴 하나만으로 배우가 된 사람으로
성품도 안 좋고, 연기도 못하고 그랬단다.
아서가 그렇게 질투를 했지만
사실 아서는 셀리나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단다.
더 나쁜 놈이구나.
에드나와 안소니가 자선행사에 간 그 날,
셀리나가 비비안에게 만나자고 해서 나갔는데 그곳에 아서도 같이 있었어.
이제서야 비비안은 셀리나와 아서 사이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런데 그날 술도 먹고 그러다 보니 더블 데이트를 하게 되었단다.
그 장면이 사진에 찍히고 말았어.
밤 늦게 극단에 돌아오니, 극단은 초상집 분위기였어.
비비안, 셀리나, 아서가 셋이 껴안고 더블데이트를 찍은 사진이
비비안보다 극단에 먼저 도착해 있었어.
다음날 기사로 나갈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다들 고민에 빠져 있었어.
페그 고모는 비비안의 이름만은 기사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했어.
이 걱정에 술을 많이 먹어서인지 취해 있었어.
에드나는 비비안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았어.
이런 사고를 해결하는 것은 늘 그렇듯 올리브티였단다.
올리브는 비비안을 데리고 사진을 찍은 기자를 만나러 갔단다.
간신히 비비안의 이름을 넣지 않게 했단다.
사진까지 막을 방법은 없었어.
오랜만에 잘 나가는 극단의 치명타였던 스캔들이었지만,
에드나의 훌륭한 연기로 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단다.
셀리나는 해고되었고,
비비안도 안소니에게 버림 받고
극단에서도 더 이상 있을 수 없어서 집으로 오게 되었단다.
에드나가 비비안에게 크게 실망하고 질책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거든.
3. 진정한 사랑
집에 머물면서 아버지 회사의 일을 도와주었어.
짐 라슨이라는 아버지 회사의 직원과 사귀어 결혼도 할 뻔했는데,
비비안이 처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멀리한 짐은,
전쟁에 참전한다는 핑계로 파혼하자고 했단다.
어느날 페그 고모가 비비안의 집에 와서
비비안의 아버지에게, 그러니까 자신의 오빠한테
비비안을 다시 뉴욕에 보내달라고 했어.
자신의 일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이야.
다시 돌아온 뉴욕은 많이 바뀌어 있었단다.
전쟁 때문에 페그 고모는 해군 상대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일을 비비안도 도와주었어.
그러다가 1945년 3월 일본의 가미카제 공격으로 인해
비비안의 오빠 월터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단다.
비비안을 비롯한 모든 식구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어.
1945년 3월이면 전쟁이 끝나기 몇 달 전인데,
몇 달만 더 버티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
1950년 뉴욕은 도시 계획에 따라서
릴리 플레이하우스는 철거되고 말았단다.
페그 고모는 고등학교에서 연극반을 가르치게 되었고,
올리브는 그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비서 일을 하게 되었어.
비비안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중고 옷가게를 하는 마조리와 함께
부티크 사업을 했단다.
수제 웨딩드레스 사업을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어느 정도 사업이 잘 되었단다.
비비안 마조리는 모두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어느날 마조리가 임신을 했단다.
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고 비비안에게 함께 키우자고 했어.
아들 네이슨을 낳고 이제는 세 식구가 되었단다.
….
1960년대에 우연히 월터 오빠의 군대 후임이었던 프랭크를 만났단다.
이 프랭크가 바로 안젤라의 아버지란다.
오늘 독서편지의 맨 앞부분에 보면 안젤라가 나온단다.
비비안이 지난 일을 안젤라에게 알려주려고 지난일을 글로 쓰고 있다고 했잖니.
안젤라는 1942년에 태어났는데,
프랭크는 그 이후에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단다.
월터가 죽은 일본의 가미카제의 공격에서 프랭크는 다행히 살아났지만,
온 몸의 60퍼센트를 화상을 입었단다.
그 일로 인해 극심한 트라우마로 앉지도 못하고,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것도 극도로 싫어했단다.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
그런 시점에 비비안과 알게 되었어.
프랭크는 힘들 때마다 비비안에게 전화를 했고,
비비안은 따뜻하게 대화를 나누었단다.
그렇게 둘은 사랑하게 되었어.
비록 만질 수 없지만 말이야.
육체적 쾌락을 즐겼던 비비안에게는
어쩌면 그런 육체적 쾌락 없이도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깨닫지 않았을까 싶구나.
1971년 프랭크는 자신의 딸, 그러니까 안젤라가 결혼한다고
비비안에게 웨딩드레스를 부탁했단다.
그렇게 비비안은 처음으로 안젤라를 만나게 되었어.
뭐, 그 이후에 또 만날 일은 없었지.
그리고 1977년 안젤라로부터 프랭크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었단다.
돌이켜 보면 키스 한번 안하고 포옹 한번 안 해던 프랭크인데,
비비안은 프랭크가 진정한 사랑이었다고 생각했단다.
….
비비안의 이 글을 통해
안젤라도 다시 한번 아버지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구나.
이미 안젤라도 산전수전 다 겪은 분이니
비비안의 글로 인해 삶이 바뀌거나 큰 가르침을 얻고 그러지는 않겠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생각 드는구나.
그것은 비단 안젤라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그러지 않았을까 싶구나.
아빠도 포함해서 말이야.
짧게 쓴다고 했는데, 이야기 하다 보니 길어졌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며칠 전, 그의 딸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책의 끝 문장: 비비안 모리스.
책제목 : 시트 오브 걸스
지은이 : 엘리자베스 길버트
옮긴이 : 임현경
펴낸곳 : RHK
페이지 : 576 page
책무게 : 785 g
펴낸날 : 2021년 01월 25일
책정가 : 16,500원
읽은날 : 2023.08.24~2023.08.27
글쓴날 : 202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