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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은 순천만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칠순의 여인과 그의 남편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다큐멘터리로 독립PD 출신인 이홍기 감독이 연출과 제작을 맡아 순천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아름답게 그렸다.
이홍기 감독은 대상과의 적정한 거리두기를 통한 기다리기와 낮은 시선으로 바라보기.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통해 보다 내밀한 인물의 속내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게 연출했다. 대부분 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일상을 담았으며, 때때로 주인공 윤우숙 할머니의 풍자와 해학을 넘나드는 혼잣말이 적재적소에 포진 돼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순천>은 지난해 제 18회 부산 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됐으며,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4 포큐스꼬레영화제에서 그랑프리 수상을 했다. 또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 최초로 몬트리올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즈 오브 더 월드(Documentaries of the World) 부문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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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바웃 무비 1. 칠순의 여자 어부와 그녀의 무뚝뚝한 남편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삶과 죽음의 순환이 반복되는, 변화무쌍한 생명의 터전 순천. 이곳에 칠순의 여자 어부 ‘윤우숙’이 술 좋아하는 남편 ‘차일선’과 함께 산다. 그녀는 평생토록 남편이 술을 끊고 건강해지는 것과 그저 자식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 두 가지만 바라며 살아왔다.
이를 위해 50년 동안 거친 바다와 갯벌에 나가 홀로 고기를 잡고 꼬막을 캐며 가계를 꾸렸다. 밥벌이에 무심한 남편도 가난도, 모두 하늘의 뜻이라 여기며 억척스럽게 살아왔다. 다행히 그런 그녀를 이웃의 어촌계장 ‘김씨’ 김종선이 친누이처럼 따르며 어려울 때마다 돕고 살아간다. 그렇게 순천만에 겨울이 깊어가던 어느 날,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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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바웃 무비 2.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을 소개하는 로컬시네마
로컬시네마란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로, 영화라는 매체에 지역적인 소재와 이야기를 접목한 것을 일컫는다. 지역 영상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소외된 지역의 영상문화 환경을 바꾸고 작가와 관객이 만나 소통과 공유의 장으로 영화가 활용된다. 제주도에서 제작된 <지슬>, 경주에서 제작된 <경주> 등이 이 같은 영화로 불린다.
<순천>은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을 오롯이 스크린에 펼쳐냄과 동시에 억센 전라도 사투리를 무시로 내뱉으며, 옛날 방식 그대로 고기를 잡는 칠순 여자 어부의 희로애락을 농밀하게 담아냈다. 지역 자체가 갖고 있는 역사성과 장소성을 살려내는 것이 로컬시네마의 백미인 듯 <순천> 역시 ‘순천’이라는 지역, 공안 자체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만큼 영화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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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바웃 무비 3. ‘어머니’의 삶에 대한 찬란한 기록이자 깊은 헌사
오직 자식과 남편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거친 바다와 갯벌에서 어부로 살아온 칠순의 윤우숙은 스무 살에 시집와 뱃일을 시작해, 1남 5녀의 자식을 모두 제 힘으로 출가시킨 요즘 말로 슈퍼우먼, 자타공인 여장부다.
그녀의 유일한 친구이며 조력자인 마을이웃 어촌계장 김종선의 말처럼, 어쩌면 그녀 같은 현역의 늙은 여 자 어부는 이 땅에 없을 지도 모른다. ‘뱃일’은 동서고금을 망라해 ‘금녀의 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녀는 특별한 여자이자, 어머니다.
윤우숙은 스스로 ‘바다의 왕’이라고 자랑해도, 그녀가 생각했던 건 오직 ‘가족’이었다. 그녀는 뱃사람답게 거친 입담의 소유자지만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속정이 깊고 따뜻하다. 밥벌이에 무심한 남편을 매일 흉보면서도 지아비로서 지극정성 돌보고 위한다. 뱃일 때문에 온몸이 전국구로 쑤신다고 푸념을 늘어놓아도 가족의 밥상을 차리는 게 우선인 평범한 우리 어머니의 모습이다.
여자로 태어나 부모의 소중한 딸이기를 잠시, 남자의 아내로, 아이들의 어머니로 생의 7할을 헌신하는 시간으로 보내는 세상 모든 ‘어머니’라는 이름의 여자들. <순천>은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헌신과 사랑에 대한 헌사이자, 그 고단한 삶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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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순천>은 순천시민들에게 가장 먼저 영화를 선보이고 싶다는 제작진의 뜻에 따라 지난 9월 4일 순천지역 전 5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현재 천 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봤다. 서울 및 전국 개봉은 9월 25일 이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