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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고딕체가 되었지. 당황하지 말라. 무슨 이유에서인지 웹브라우저에서 글 저장이 되지 않아 거의 다 쓰고도 두 번 날려 한글에서 작성중이어서 그렇다. 맑은 고딕체는 여러분의 눈알을 해치지 않아요.
근데 한글에서 작성하니 자꾸 맞춤법 틀렸다고 빨간 줄이 우수수 그어짐. 알파고가 ‘열등한 닝겐시키 이것도 틀렸잖아’ 그러면서 유리용 색연필로 죽죽 그어대는 느낌. 당황해서 사이시옷 넣어보고 그래도 틀려서 띄워 쓰기 고치고 이렇게 프로그램 비위 맞춰주고 있다 보니 AI가 인류를 멸망시키리란 확신이 든다. 난 반황심에 sAra corner가 되어 마춤뻡을 훼방시킬거다? 동전을 며깨 던져바라?
탐방기. 까지는 아니고 걍 대구 내려가서 친구 만나고 어쩌고 한, 약간의 맛집을 알려주는 이야기.
[주의] 성(性)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섹드립이거나 한 것은 아니고 수위도 거의 없다시피하다. 하지만 엄근진 성 베드로성당의 스위스 근위병이 있을까봐 미리 귀띔.
아침 9시까지 대구에 가야했는데, 전날 미리 가서 하룻밤을 자는 방법과 당일 새벽 서울에서 SRT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었다. 난 하루라도 더 두릅방송 볼꺼야! SRT도 타볼꺼야! 하는 심산으로 당일새벽출발을 선택.
난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데, 머리를 쥐어짜내 파훼법을 개발했다. 출발전날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면 타지로 간 첫날에 곯아떨어지고, 그러면 조건화가 되는지 둘째 날부터는 잘 잔다. 해서 출발 전날 밤에 두릅방송 봤다능! 그러고도 밤이 남아서 두릅이 영상 캡쳐 한 글도 카페에 올렸다능!
지금 이렇게 입고 글을 쓰고 있는 거죠
SRT를 타며 나는 기차낭만에 빠져 ‘승무원이 간식카트를 돌돌돌밀며 오겠지!’ 했으나 그 딴거 없음. KTX에는 있는 것 같았는데ㅠ 이러려고 SRT역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의 유혹을 견뎌냈는데! 는 실은 롯데리아여서 쉽게 견뎌 낸 거.
그러나 대구에 도착해서 점심이 되었는데 넘 졸리고 배고프고 맛 집 따위 모르는데다 짐까지 있어서 걍 가까이에 있는 롯데리아로... 베르테르 개객끼. 내가 점심에 롯데리아 먹은 건 다 괴테 때문이다.
먹고 나서 잠시 쉬는 시간에는 4중고 중에서 1이 해결되어서 삼중고를 안은 채로 잠시 주변을 걸으며 둘러보았다. 삼덕동 쪽이었는데 여긴 젊음의 거리구나! 태국, 스페인음식점도 있고 뭐 없는 게 없다. 나중에 친구얘기 들어보니 거기가 중심가 근처라고. 내가 본 가게 이름 중에서 웃겼던 것은 커피 테이크아웃점 ‘가가라’. 내가 커피를 마시지 않아서 맛은 못 봄. 근데 좀 더 가니까 맥도날드니 버거킹이니 다 있구나ㅠ
무엇을 먹을까 하는 것은 매우 실존적 고민으로... 몇 시간 후에 다시 하게 됨. 육회 매우 땡겼으나 혼자 먹기에는 그거 다 먹다간 내가 소가 될 거 같아... 숙소 근처로 옮겨 돌아보기로 했다. 숙소는 시민운동장 근처로 잡았는데 아직 체크인하기에는 시간이 남아서 주변 구경도 할 겸 뭐 먹을 데 없나 찾아봄.
시민운동장 야구장 쪽은 소규모 부품, 기계 공장지대가 있었나보다. 낡은 간판, 드문드문한 인적은 공사 중인 야구장에 더해 더욱 쇠락한 느낌을 주었다. 어떤 집들은 거의 90년대 느낌이기도 했는데, 나는 좋았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지긋한 일상이겠지. 맘에 들었던 가게는 아무 간판도 없이 간유리로 문을 만들어서 안을 볼 수도 없는 가게. 문의 손잡이에는 빨간 고무코팅목장갑이 한 켤레 끼워져 있을 뿐이었다. ‘뭐하는 집인지 모르겠으면 갈길 가소’ 하는 느낌.
야구장에 붙어있는 다른 시민운동장(축구장) 쪽으로만 돌아가도 큰길에 번화한 곳인데 그에 인접하여 이렇게 쇠락한 곳이 있다는 것은? 이곳도 조금씩 수제맥주 가게나 이쁜 카페들이 들어서려 하고 있었다. 여기도 좀 있음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생기겠구나. 그런데 지금 있는 가게들은 야구장 공사 끝나고 상권 활성화 될 때까지 버티는 게 관건일 듯. 내가 왔다갔다 하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서 텅 빈 카페에 주인내외가 앉아서 나를 바라보는데 초큼 민망했다. 주변에는 까맣고 윤기가 자르르 나는 이쁜 고양이 두 마리 밖에 없어... 너네 커피 마실래?
근데 뭐 먹을 곳이 왜 이리 없어. 몇 집을 밖에서 살짝씩 간보다가 모식당에 들어감. 몇 분 오셨어요라는 말에 나는 박지성 셀레브레이션을.
내 옆옆 테이블에는 10명가량의 단체손님도 있었다
추어탕 먹으러 들어왔는데 재료가 없다고! ...갈비탕 주세요. 벽에 온갖 삼성 프로스포츠팀 선수들의 사진이. 갈비탕 나왔는데 크흠 계란국에 좀 더 가까운 듯. 반찬은 큰 쟁반위에 올려서 한큐에 나왔는데 종류 겁내 많았다. 이것이 프로스포츠팀을 홀↘군↗ 비결인가! 하지만 난 주면 주는대로 먹는 남자. 맛나게 거의 다 먹었다. 인자해 보이는 주인 할매가 ‘밥 더 달라카지. 더 주까요?’ 하시면서
어어 근데 왜 자꾸 쟁반을 가져가려 하세욧! 언행일치가...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는데, 그것 땜에 ‘여기어때’에 가입도 하고... 그런데 여기어때에서 예약할 때에 표시된 요금에는 봉사료와 부가가치세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했는데, 가서 왔다고 하니 아저씨는 ‘연박할 때에는 추가 요금을 내야한다’고. 이 글을 읽는 모텔 연박 유경험자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모텔 연박시에 이런 게 실제로 있는지? 연박을 해봤어야 알지... 나는 앱으로 예약했을 때에는 모든 비용이 다 처리된 것으로 봤다고 하자 아저씨는 ‘여기어때에서도 연박시에는 더 받을 수 있다고 나와 있다’고 맞서서 실랑이. 아저씨가 보여준 화면에는 실제로 그런 문구가 있었는데, 그건 모텔 주인용 화면인 것 같았는데... 나는 ㅅㅂ 눈탱이 느낌을 받으면서도 바로 하루 전에 여기어때에 가입한 전차로 여기어때의 이 화면 저 화면 보지는 못해서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아저씨가 1인용 방이니 싼 값에 해주겠다고. 걍 내고 아저씨랑 얘기나 좀 했다. 아저씨가 나름 모텔 재벌인 듯. 여기 말고 전주에도 모텔이 있고, 대구어디에도 또 있고 모텔이 몇 개 있다고 했다. 뭔가 실랑이한게 걸렸는지 아저씨는 모텔의 청결함을 자랑하면서 칫솔과 면도기 등이 담긴 일회용세면백을 줬다.
방으로 올라왔는데 방이 깨끗하긴 했다. 사용 후기 보고 그것 땜에 여기를 예약하기도 했고. 더 싼 데로는 게스트하우스같은 곳도 있었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출발 전에 몸을 일부러 피곤하게 만들어서 잘 때 코를 골지도 모르고, 잠만큼은 혼자서 자고 싶었다... 언제나 그랬듯이...또르륵. 이 방을 고른 또 다른 이유는 다른 방 보다 싸게 나와서인데, 소방대피도를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다른 방들 공간을 먼저 쪼개고 쪼개다가 애매하게 작은 공간 남은 것을 방으로 만들어서 1인용 방으로 쓰는 것. 그렇구나 하면서 세면백을 뜯었는데
ㅋㄷ을 왜 줘! ㅋㄷ을! 뻐젓이 1인용방 예약했고 실제로도 혼자 들어와서 연박으로 실갱이까지 한 거 봤으면서! 혹시 실갱이에 대한 복수로 멕이는건가? 어랍쇼 여성용세정제도 있어! 어! 이걸로 머리함 감아볼까! 어! 분노하여 ㅋㄷ확 뜯어버리니 으음~ 싸구려 인공 딸기향~
방에 인터넷 연결된 컴퓨터 있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두릅이 방송보거나 할 생각 못하고 샤워 후 급 취침.
다음날 일정을 마치고 드디어 친구를 만나기로.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어보려고 전화를 했는데 친구가 살짝 긴장하는 목소리로 왜 대구까지 왔냐고 물어보았다.
“...다단계니?”
껄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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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옥장판을 좀 봐줘. 어떻게 생각해?
지산역쪽으로 오라 했는데 와 모노레일 직이네. 미래도시 인줄. 전화로 거기서 요래요래 오라해서 그대로 가서는 좀 기다리니 친구가 일하다가 뛰쳐나왔다. 이 친구는 군대있을 때 사수였던 녀석. 그때부터 하던 사업을 아직까지 하고 있으니 그 바닥에서 잔뼈가 굵었구나.
먹으러가야지! 맛집으로 인도하라! 평소에 이 친구와 통화할 때 이 친구가 서울의 곱창가격에 대해서 분노하면서 대구에선 그것보다 더 싸게 배터지게 먹을 수 있다고 해왔기 때문에 내 딴엔 뭔가 자부심이 있나보다 해서,
“뭔가 대구 와서 이것을 먹어보고 갔다! 라는 걸 먹고 싶은데... 곱창?”
하고 물어보니 단1초의 망설임도 없이.
“곱창은 사람이 먹을게 아니야!”
??
알고 보니 더 맛있는 게 있다는 뜻. 하여 간 곳은 수성구의 수성못 근처의 ‘포크래인’. 돼지(pork)먹으러 오는 사람(來人)들이란 뜻. 가서 목살을 시켰다.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신다. 구우시는 동안 친구 녀석 사업 얘기 등을 듣고, 칼집 낸 두툼한 목살이 다 구워져서 소스에 찍어서 한입.
존맛
넘쳐흐르는 육즙과 소스를 손으로 막는 모습
소스는 크림소스, 간장양배추소스, 간장마늘소스, 그리고 매콤한 소스가 있는데 크림소스는 매콤한 소스와 같이 찍어먹어도 맛있다. 다 먹고 목살을 추가로 시켰는데, 사장님이 오겹살 주심. 그런데 목살이 더 맛있다...
다 먹고 2차로는 친구가 며칠 전에 개척한 곳으로 갔다. 수성구 두산동에 있는 ‘짱!산오징어회’ 집. 친구는 이집이 웃기다면서 이곳의 메인메뉴는 그냥 주는 오징어 국물이라고. 그래도 뭔가를 시켜야하니 오징어튀김을 시켰는데, 오징어튀김의 오징어도 두툼하고 신선하니 맛있었다. 마침내 나온 오징어 국물... 전에 포크래인에서부터 소맥을 말아마셨는데, 오징어국물은 시원하면서 속을 싹~ 가라앉혀주는 신기한 녀석. 한 그릇씩 더 먹었다. 가게 이름에 무려 ‘짱!’이 붙은 데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20년 전쯤부터 있던 집이라고. 가게의 분위기는 약간 등산 동호회 연령대의 사람들이 오는 분위기.
단짠단짠마냥 술과 오징어를 번갈아가며 위장에 쌓고, 얘기를 하는데 하다 보니 결국 군대얘기로 흐른다. 이건 병이여 병. 옛날 간부들 페이스북으로 찾아보는데 노총각으로 늙어죽을 것 같던 탄약반장형이 여자와 사진이 떠억! 그것도 한 3일전쯤의 사진! 친구추가할까 킥킥대며 옛날이야기를 한다. 하다보면 이거 분명히 전에도 했던 얘긴데... 했던 얘기인줄 나도 아니까 얘도 알 텐데... 새로운 레파토리 좀 개발해야겠다 싶으면서도 가끔은 고장 난 축음기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숙소로 돌아와서 보니...
누군가 방에 침입했어! 방이 어지러워 보여도 나는 그 속에 나만의 코스모스가 있음을 알고 있지!
알고 보니 모텔에서 방 정리하러 한번 들어왔던 것. 수건하고 가운 등이 다시 새 걸로 갈아져있었다. 잠깐... 그렇다면!
....?? 없어? ㅋㄷ이 없다!! 내가 분노로 뜯어버린 겉포장도 없어! 크윽... 아저씨는 뭐라고 생각했을까. 아몰랑! 다음날도 일정이 있는데다 술도 마셔서 곯아떨어짐.
다음날 점심은 전날 술도 마셨겠다, 친구가 말해준 콩나물해장국집으로 갔다. 남부시장식의 해장국을 시켰는데 계란파동으로 수란을 못 먹었어 으헝. 토렴이 잘 되어서 먹기에 알맞으면서 밥알이 살아있다. 근데 수란! 내 수란! 으허헝.
일정을 마치고 돌아올 때에는 버스를 타고 왔다. 휴게소 군것질 거리들을 먹고 싶어서. 저녁 먹기에는 시간이 애매했고. 서울로 돌아 왔을 때는 거의 밤이었는데, 터미널의 롯데리아를 쌩까고 집 근처 분노의 맥도날드로 달려간다. ㅅㅂ이게 뭐라고 빵고기 따위에...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조카들이 뚜학!
와 있다는 것에 대해서 이미 집에서 연락을 받긴 하는데 삼촌~삼촌~하면서 그 밤중에 놀자~놀자~ 하면서 씻지도 못하게 함ㅋㅋㅋ 그리고 얘네들이 있으면 다른 불만은 없는데... 두릅이 방송을 못 봐! 잠에서 깨었을 때부터 잠들 때까지 ‘이젠 **놀이 해야지’하면서 자기들이 만들어낸 놀이들을 강요하는데... 자자고 재우고 나는 몰래 내 방으로 들어오면 꼭 한번 씩 안자고 나와서는 삼촌 모해~하면서 방에 불쑥불쑥 들어옴. 엄크도 아니고 조크냐. 그런데 컴퓨터라도 켜져 있으면 꼭 자기들도 해보겠다고 키보드에 샷건을... 크흠.
주말은 거의 조카들한테 바쳤고, 그래서 두릅이 방송을 대구에서 온 이후로도 한동안 못봤다. 그래서 그 동안은 우울했다는 것이 오늘 글의 끝. 글의 구조가 수미쌍두, 두승전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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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어릴 때 이규영의 영화음악 블로그라고 비급정서의 쫀득한 글을 매일 드나들며 본 때가 있었는데 그 분 생각나요ㅍㅎㅎ 잘 읽었슴미당. 저는 그러나 수욜이인줄 알았던 이사가 내일이라 ㅠ ㅠ 수욜에 뵐 수 있을거 같아요!! 힣
이규영의 영화음악 블로그는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것네여. 내가 어렸을때 즐겨 갔던 블로그들은 그 바닥에서도 아싸인 것들이 많어서 ㅋㅋ 이긍 이사가 댕겨져서 허겁지겁 일처리를 해야할때의 스트레스란! 짐정리 잘하고 부디 인터넷 연결도 무난히 성공하길! 짐정리다하고 테라스에서 볕쬐면서 푹 쉬면 좋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