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흐르는 성곽길 돌며 가을정취 만끽
테마별 가을명소 8곳 소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픈 요즘, 쉽게 찾아 나설 수 있는 도심속 가을 명소가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종로구 곳곳에 숨어있다.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5일 도심 속에서 만추의 정서를 느끼게 해줄 ‘종로구 테마별 가을명소 8곳’을 추천했다.
청와대 가는길(효자로), 사직동 황학정에서 오솔길 가는 길, 부암동 능금나무길에서 백성동천, 부암동 무계정사길, 동대문에서 낙산공원 성곽길 거리 5곳과 황학정, 인왕산(교남동), 창의문 고택·성곽 등 문화재 3곳이 구가 적극 추천한 가을명소인 것.
종로구의 가을명소 8곳의 매력을 살펴보자.
▲길-낙엽과 돌담길을 한 눈에 담자.
◇청와대 가는 길 ‘효자로’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나와 호젓한 효자로를 따라 청운공원 가는 길은 도로 양가에 은행나무와 경복궁 영추문 돌담길 그리고 갤러리 카페가 줄지어 있어 늦가을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가을이면 낙엽이 쌓여 걸을 때 나는 아삭아삭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가을산책의 묘미.
주변에는 대림미술관, 청와대 옛 보완여관 등 볼거리와 이야기 거리가 많다. 또한 박정희 대통령의 일화가 남아 있는 무궁화동산, 대고각, 육상궁, 최규식 경무관동산, 창의문 등 무수히 많은 유적이 남아 있다.
◇사직동 황학정에서 오솔길 가는 길
도심속 오아시스라 부를 수 있는 황학정 가는 길은 사직동 주민센터에서 출발해 사직터널 쪽인 오솔길과 연결된다.
무엇보다 이 길은 도심이지만 좁고 한적하며 조용한 산책로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좁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자연의 한 가운데 있는 듯한 느낄 수 있다.
가는 길에는 단군성전과 사직단, 성곽 등 유적지를 만날 수 있고 인접동인 교남동의 딜쿠샤, 홍난파 가옥과도 연결돼 있어 근현대사를 경험할 수도 있다.
특히 사직터널 바로 위로 나있는 연결로는 굉장한 매력을 표출한다.
붉은 단풍이 바위 틈으로 살짝 보이면서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장관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
또한 이곳 오솔길에는 옛날에 일본인이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적상가옥이 일부 남아 있어 한옥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인 곳이다.
◇부암동 능금나무길에서 백석동천
이 길은 곳곳이 드라마 촬영지와 도롱뇽 보러가는 생태탐방길이라는 것이 특징.
MBC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네 집과 MBC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주인공 한성이네 집으로 유명한 이곳은 TV 속에서 보던 곳을 둘러보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걷다 보면 하얀 바위가 선명한 북악산과 북한산의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서울성곽도 매력적인 곳으로 꼽을 수 있다.
◇부암동 무계정사길
이 길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별장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부암동은 예로부터 경치와 바위가 많아서 ‘동천’이 많은 것이 특징.
동천은 지금으로 따지자면 풍치가 좋은 곳을 말한다. 이곳에는 동천이라 부를 수 있는 석파정, 안평대구 이용 집터(무계정사지), 윤응렬 별장 등 왕실과 사대부들의 별장이 특히 많다는 것.
별장에 들러 조용히 앉아 옛 사람들의 풍류를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동대문에서 낙산공원 성곽길
이 길의 매력은 7,80년대의 향수를 느끼면서 하늘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이곳은 이른바 달동네라 불리기도 한다.
동대문 이대병원에서 출발해 성곽을 따라 걷다가 통문을 통해 이화동 달동네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집들의 낡은 지붕과 담벼락에 늘어선 넝쿨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서울시 전경이 한 눈에 다 들어옴에 따라 ‘하늘길’이라고 호칭하고 있는 것.
▲고택 등 문화재
◇황학정
황학정은 국궁의 장소다.
조선시대 서울에는 궁술 연습을 위한 사정(射亭)이 다섯 군데 있었는데, 필운동(弼雲洞)의 등과정(登科亭), 옥동(玉洞)의 등룡정(登龍亭), 삼청동(三淸洞)의 운룡정(雲龍亭), 사직동(社稷洞)의 대송정(大松亭), 누상동(樓上洞)의 풍소정(風嘯亭) 등으로 이를 서촌오사정(西村五射亭)이라고 했다.
오사정은 조선 전기부터 무인의 궁술연습지로 유명했는데, 갑신정변 이후 활쏘기 무예가 쇠퇴하자 많은 활터가 사라졌고 일제강점기에는 활쏘기를 금지했으나 황학정만 그 맥을 이어왔다.
지금 황학정이 세워져 있는 곳은 오사정의 하나인 등과정이 있던 자리다. 대한제국 때까지 남아 있던 유일한 궁술연마장으로 지금도 이곳에서는 궁술행사가 열린다.
이곳은 도심속 오아시스로서 복잡한 도심속에 이렇게 조용한 곳이 있을거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인왕산 밑자락으로 가을 단풍을 만끽하며 국궁의 참맛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서울성곽
◇인왕산(교남동)
교남동 바로 위쪽에 위치한 성곽으로 왕복 30분 정도의 시간으로 걸린다.
올라갈 때는 바깥쪽으로, 내려올 때는 안쪽으로 내려와야 한다.
생태학습장으로 좋고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으며 서울 전망도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시대별로 성곽 축조방식을 알 수 있어 태조 때, 세종 때, 숙종 때, 그리고 현재 복원된 모습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
◇창의문
서울성곽의 백미로 백악산 마루와 숙정문, 말바위, 와룡공원까지 2시간 정도 걸으면 된다.
시작점은 창의문 쪽으로, 신분증을 제시하고 들어가야 한다.
이곳은 성곽이 온전하게 남아있어 옛 모습 그대로를 경험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개방이 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서울의 자연과 북악산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한 눈에 담고 싶다면,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이번 가을을 조금이라도 붙잡고 싶다면, 종로구가 적극 추천한 가을 명소 8곳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
김유진 기자 ann@siminilbo.co.kr
사진설명=종로구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지역내 가을명소 8곳을 추천했다. 사진은 가을명소 8곳 중 창의문에서 북악산 서울성곽을 오르는 길.
기사 등록 일시 2009-11-05 15:02:01 siminilbo.co.kr All rights reserved.